*

아침에 동생이랑 남편, 그리고 어제 밤 남편을 모시고 와 준 현상오빠까지 각자 일터로 보내고 다시 꼬박이랑 둘이 집에 남았다. 간만에 갖는 꼬박이와의 오붓한 시간. 방에 아가 혼자 자는 걸 보니 어느 섬나라에 있는 요정 같다. 



꼬박이가 잠이 늘었나? 하고 기대 해 본다. 어제 오늘 잠을 꽤나 자네. 어제도 목욕하고 오후에 두어시간 자더니 지금도 아침에 잠깐 놀다 다시 두어시간 자는중. 쑥쑥 크려나보다. 아고 기특해. 덕분에 오전을 여유롭게 보낸다. 꼬박이랑 지내면 지낼수록 우리아가 참 순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울지도 않고 잠도 잘 자고. 가족들이 올 때마다 아기 있는 집 같지 않다고 했는데. 그러게 나도 지금 이러고 있으니 아가 있는집 같지가 않네ㅎㅎ


집안일도 해야만 된다는 각박에 치이지 않고 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쌓아만둬도 안 되겠지만 무슨 일이든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해야지. 


**

방에 드디어 멋진 커튼이 달렸다! 엊그제 지원이랑 옥원언니랑 후다닥 만들었다. 천이 얇아 볕이 가려질까 걱정 했는데 나름 기능을 잘 하고 있다. 분위기도 은은하니 아주 굿이다. 옥원언니의 굿 아이디어로 털실과 나무 집개를 연결해 걸었더니 훨씬 멋난다. 지원이가 처음엔 아주 귀찮아 했는데 막상 만들고는 무지 뿌듯해하고 좋아했다. 아침마다 강렬한 햇빛 때문에 아기 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 했는데 이제 좀 안심이다. 고마워요 이모들:-)





완성!





***

어제는 남편도 서울 출장가고 간만에 지원이랑(물론 꼬박이도!)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낮에는 지원이를 부려가며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오후에는 열심히 점심을 차려 먹고 꼬박이 목욕도 시키고. 낮에도 잘 자준 꼬박이 덕에 둘이 드라마 보면서 낄낄 대기도 하면서. 저녁에는 파스타도 해먹었다. 엄마가 담궈준 포도효소로 와인 흉내도 내 가면서. 재료부족과 요리의 급한 마무리로 2% 부족하긴 했지만(ㅋㅋ) 오랜만에 먹으니 참말로 맛났다! 


내가 생각보다 빨리 시집을 가게 되고 엄마 다음으로 서운해 했던 내동생. 이제 둘이 여행도 못하겠네 하면서 더 많은 추억을 쌓지 못 한 것을 아쉬워 했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전처럼 나 홀로 자유롭진 못 할테지만 이제는 꼬박이랑 같이 재밌는 추억 좋은 추억 만들면 된다. 보고싶을 때 마다 만나고, 일년에 한 두번 여행도 가고, 언젠가 유럽여행도 꼭 가자!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되면 오직 육아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가 오직 자기만 보고 지내는 것도 아기한테는 부담이지 않을까? 물론 아가와 떨어져서 해야 하는 일이라면 피해야 겠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꼬박이 하고 함께 하면서 지내고 싶다. 엄마가 하고 싶은 일들을 즐겁게 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육아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 꼬박이가 좀  더 크고 날 따뜻해 지면 많이 나갈거다. 집에서 둘이만 아웅다웅 하기 보다 나가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일, 즐거운 일을 하면서 어디든 많이 다니고 무엇이든 많이 해야지. 그러니 꼬박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

오늘은 왠일로 새벽에 잠깐 깨있었다. 원래 밤에는 먹고 자고를 반복 했는데. 이제 수유 하고 바로 눕히지 말고 좀 안아줬다 눕혀야겠다. 지금도 다 먹고도 안 자서 오빠랑 교대 했음. 근데도 계속 안자네... 흠. 어쩌면 요즘 엄마 아빠가 늦게 자서 그런 걸수도 있겠다. 꼬박이 낮잠 재울 때 느낀건데 밤에 푹 잘 때 말고는 엄마나 아빠가 같이 자고 있거나 곁에 있어야 더 잘 잠드는 것 같다.


그래도 새벽에 좀 깨있다 자서 그런지 기상시간이 늦었다. 10시 반쯤? 그러고는 아침부터 열심히 운동하는 우리 꼬박이. 어쩜 저리도 이불을 재빠르게 다 걷어 차는지...ㅋ 팔 다리를 위아래로 아주 열심히 움직이는게 아기 참새 같다. 그리고 이제 팔을 하늘 위로도 들 줄 안다!







**

아빠랑 꼬박이랑 점점 가까워 지고있다. 처음 완주에 와서는 아빠한테 안기면 울고 그랬는데, 이제 아빠 품에도 잘 안겨 있고 아빠가 이것저것 이야기 해 주면 조용히 듣기도 한다. 역시 시간이 약이라고 이제 꼬박이도 아빠의 목소리나 냄새가 익숙해 지나보다. 아빠도 이제 꼬박이를 안는 폼새가 제법 나온다. 아빠가 꼬박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꼬박아 그거 먹는거 아니야~"(자꾸 젖달라고 아빠 팔을 먹으려고 해서) 오늘 아빠랑 목가누기 연습도 했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이제 재법 목을 잘 든다. 장하다 우리 꼬박이! (근데 목을 휘청휘청 자꾸 움직여서 재우기가 힘들다T.T)







***

오늘의 꼬박이:)


Yo! 내가 바로 아기 랩허 꼬 to the 박 Yhea~






나는 이표정이 제일 좋아요. 오?



하품도 잘 하고요



소리도 잘 질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