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아버지 씁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괜히 카테고리 만들어 달라고해서 부담감만 늘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울림이 사진 다시보니 좋구만.


울림이 목욕 사진 스페셜. (연구실 컴퓨터에 뭉텅이로 있는 울림이 폴더에서 몇 개 뽑았다. 고로 겹치는 사진이 있어요~ 더 최근 목욕사진은 노트북에 있으니 다음에 다시 올려야지.)


많이 컸구나, 울림아. 


2012.11.23



2012.12.30



2013.01.27



2013.02.15



2013.02.19



2013.02.21


목욕 사진 더 보려면 -> http://ggobak.tistory.com/tag/%EB%AA%A9%EC%9A%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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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발

2013. 3. 20. 17:34 일기/꼬박일기


어제 처음으로 울림이 머리를 잘라줬다. 근 한달 간 울림이 머리가 엄청 빠졌는데(100일 이후 이렇게 머리가 빠지는 것을 배냇 머리가 빠진다고 한다), 희안하게 중간 쯤 머리는 빙 둘러 빠지고 구렛나루나 앞머리 뒷머리는 길게 자라 있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 정리좀 정리 해줘야지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제 마침 목욕 날이고 해서 실행 하게 된 것. 딱히 미용 도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움직이는 아가 머리카락을 자르려니 혹시라도 상처 내게 될까봐 어찌나 떨리던지. 그래도 엄마 아빠가 힘을 합쳐 큰 사고 없이 잘 마쳤다:)


엄마 아빠, 예쁘게 잘라 줘야 해요. 알겠죠?


어때요, 잘 자르고 있는 것 같아요?

요롷게 잡고

싹둑!

아빠도 시술(?) 중


문제는 이렇게 무사히 구렛나루를 (나름 잘)잘라 주고 난 후 엄마의 한 마디. 

"앞머리도 잘라 볼까?" 

그렇게 발동한 엄마와 아빠의 호기심 어린 실험정신. 결국 우리는 울림이를 이렇게 만들고 말았다.....


엄마, 나 괜찮은 거 맞죠?

괜찮아 울림아, 머리는 금방 자랄거야^*^

정말이죠? 헤헷.


(목욕 후)


흠... 정말 내 머린 어떻게 된걸까.

그래도 여전히 손가락은 맛있군.



자르고 난 후 오빠랑 나도 엄청 폭소 했다. 지로이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지로가 되어 버렸다능ㅜ,ㅠㅋㅋㅋ

머리가 사람의 이미지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 구나... 힛 그래도 역시 넌 내사랑 귀요미!>,<



요 녀석이 지로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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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월요일 지원이랑 옥원언니가 왔다. 지원이는 일주일만에 보고 옥원언니는 아기 낳고 처음 본다. 우짜든동 둘다 넘넘 반갑당!(하트) 언니는 꼬박이 보자마자 작다고 여원이도 이렇게 작았나 싶다고 한다. 만나자 마자 밥 먹고 꼬박이도 안아보고~



이 두사람이 오니까 확실히 일거리가 줄고 개인 시간이 는다. 이렇게 낮에 블로그 하는 것이 얼마 만이란 말인가. 평소에는 꼬박이 잠깐 잠들면 집안일 하고 밥먹고 아주 가끔 그래도 시간이 나서 몇 자 적다 보면 으앵- 꼬박이를 밤에 재우고 나서야 개인 시간을 갖곤 했는데. 오늘은 언니가 밥 해주고 설거지 해주고, 지원이가 아가까지 봐주니 완전 내 세상!


지원이 이모 품에도 안겨 보고





옥원이 이모 품에도 안겨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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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어제는 평일 낮에(!) 꼬박이를 씻겨줬다. 깨끗하게 방 치우고 따땃하고 밝은 오후에 꼬박이를 씻기니 참 좋았다. 방청소를 하고 세수하러 가려는 비몽사몽 이모들을 붙잡고 꼬박이 목욕을 시~작!















이모들이랑 씻은 기념으로 이쁜 옷도 입혀봤다. 이모들이 꼬박이 옷장을 막 뒤져 보더니 요 빨간색 우주복을 꺼냈다. 꼬박이가 가지고 있는 옷 중에 이옷이 갑이라면서 나중에 자기들도 아기 나으면 꼭 빌려달란다. 이외에도 꼬박이 옷장에 이쁜 옷들을 보면서 자기들은 옷이나 아가 용품 같은거 안사도 되겠단다. 내가 나중에 둘째 때 써야 된다니까 쓰고 돌려 줄테니까 계속 같이 돌려쓰자고. 근데 언니나 지원이의 첫째가 먼저 태어날지 우리 둘째가 먼저 태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능거. 아기보다 남자를 먼저 찾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모들~ㅎㅎ 아무튼 요렇게 이쁜 빨간옷을 입고 있다 저녁에 또 똥을 뿌려 빨래통으로ㅜ,ㅠ




그 김에 씻은 엄마랑도 한컷!(하트)



히피 엄마랑 아방가르드 하게 한컷! 



***

이렇게 간만에 셋이 만나서 수다도 떨고 맛난 것도 해먹고 하니 참말로 좋다. 옥원언니랑은 어렸을 때 부터 친 형제와 다름없이 함께 커왔다. 어릴 때부터 자주 만나기도 했고 6개월? 1년? 정도 같이 살기도 했다. 지원이랑 나랑 4살차이 나랑 언니랑 4살차이로 뭔가 죽이 맞는다. 옥원언니는 지원이와 나의 어린시절 우상이자 스타였다.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 올때면 나와 동생은 늘 언니를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 잠 잘때도 차를 타고 갈 때도 서로 언니 옆에 있겠다고 다퉈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언니는 늘 가운데 있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싸우기도 참 많이 싸웠다. 특히 난 중간에서 지원이랑도 많이 싸우고 언니랑도 꽤나 싸웠던 것 같다. 언니랑 싸우면 서로 줬던거 다 뺐고 화해 하면 다시 주고 그랬는데ㅎㅎㅎ 아무튼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하하 호호 놀자. 그리고 언젠가 꼭 같은 마을에서 살자아~(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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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다..... 꼬박이가 낮잠을 잔다...!!! 밤에는 늘 잘 자는 효자이지만 낮에는 10분도 누워 있지 않으려는 우리 꼬박이가 낮잠을 잔다!!!! 꼬박이가 푹 잘 때는 꼭 저렇게 팔을 높이 들고 잔다. 언젠가 꼬박이 이름을 지어 주려고 우리말 사전을 보면서 아가들이 저렇게 양손 높이 들고 자는 걸 우리말로 '나비잠'이라고 하더라. 잠을 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 깨는 것을 '노루잠'이라고 하고. 잠에도 이름을 붙여 준 말들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했더랬지.

 

오늘은 어제에 비해 정말 무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잠깐이지만 혼자 놀기도 하고 이렇게 잠까지 자주니! 아기가 이렇게 안 자던 시간에 자주는 시간은 나에게 정말 꿀 같은 시간이다. 아기가 잠깐이라도 잘 때면 뭘 해야 할 지 마음만 분주하다. 부족한 잠도 보충 해야 할 것 같고, 못 다한 집안 일도 좀 해야 할 것 같고, 밥을 먹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못 다한 인터넷 서핑도 해야 할 것 같고 등등. 지금은 이 꿀 같은 시간을 만끽 하기 위해 시끄러운 집안일은 잠시 쉬고 밥 먹기는 애매한 시간이라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

오늘의 꼬박이.

 
 
 
 

우는거 아님 소리 지는거임 으갹!   

 

엄마, 나 이렇게 가만히만 있으면 좋겠죠?

 
 

꼬박이가 요즘 목을 가누려고 열심히 노력 중이다. 내 가슴팍에 폭 안겨주면 흐느적 거리면서 가누기 힘든 머리를 어떻게든 움직여 보겠다고 머리를 위로 획 들었다가 이내 다시 내 가슴으로 폭 떨어지고 또 획 들었다가 흐느적 흐느적 좌우로 흔들어 보기도 하다가 다시 쓰러지고를 반복한다. 미간에 주름이 생기도록 눈을 높이 올려다 보기도 한다. 위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 그렇게 애쓰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대견스럽고 사랑스럽다. 

얼마나 보이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 눈 앞에서 사물을 이리저리 옮기면 조금씩 따라 움직인다. 얼른 모빌을 달아 줘야 할 텐데...

딸꾹질을 이제 제법 사람(?)처럼 한다. 아주아주 신생아 였을 때는 지금보다 딸꾹질을 더 자주 했는데(지금은 하루 이틀에 한 번, 신생아 때는 하루에 한 번에서 세 번 씩은 한 것 같다) 그때는 아이들이 신는 뾱뾱이 신발에서 나는 듯한 소리가 났었다. 삐꼭! 삐꼭! 하고. 그리고 딸꾹질이 잘 멈추지 않으면 짜증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데 몇 번 그러면 멈추기도 한다. 정 안 멈출 때는 젖을 주면 멈춘다. 처음에는 아기가 딸꾹질 할 때마다 당황해서 젖을 주곤 했는데 그러면 딸꾹질을 멈출 때 까지만 먹는게 아니라 계속 먹여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멈출 때 까지 기다리다 주는게 좋다. 그러고 보니 이녀석 뱃속에서도 딸꾹질을 많이 했었다. 처음에 오빠가 뱃속에 있는 꼬박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뭔가 정기적으로 느껴지는 태동이 이상해서 얘가 어디 아픈 건 아닌지, 혹시 발작은 하는건 아닌지 걱정 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그게 딸꾹질 하는 거라는 걸 알고는 얼마나 귀엽던지. 


**

오늘은 어제 못 시킨 목욕을 시켜줬다. 겨울에는 건조해 매일 목욕 시키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 삐뽀삐뽀 119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이틀에 한 번씩 씻기고 있다. 오늘 생각 보다 일찍 잠들어 내일 씻겨야 하나 하고 있는데 마침 일어나 찡찡대길래 바로 씻겨줬다. 배를 좀 채워 주고 씻겨서인지 오늘은 별로 울지 않고 잘 씻어 주었다. 오빠랑 둘이 처음으로 아가를 씻겨 줄 때는 오빠도 나도 우왕좌왕 어찌 할 줄 몰라 구석구석 재대로 씻겨 주지도 못하고 꼬박이도 엄청 울어 재꼈더랬다. 게다가 목욕->젖->잠 의 코스를 밟게 해야 겠다는 일념으로 배고파서 우는 아기를 갑자기 씻기고 했으니 아기가 울만도 했지. 그러니 목욕하는 아가도 목욕시켜 주는 엄마 아빠도 기진맥진 할 수 밖에. 그래서 앞으로는 아기가 기분 좋을 때 해서 목욕이 즐거운 일 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로 했다. 오늘도 목욕을 시키기 전에 젖도 주고 둥기둥기 안아도 주고 기분 좋게 마주보고 이야기도 해준 후에 씻겼더니 그동안 씻겼던 날 중 가장 안 울고 잘 해줬다. 아직 익숙치 않은 일이기에 종종 울기도 하지만 확실히 덜 운다. 그런데 기분이 좋아 그랬는지 머리를 감기는데 꼬박이를 안고 있던 내 몸과 다리에 고맙게도 따땃한 오줌을 싸주었다ㅋ 처음 똥귀저기를 갈아 줄 땐 내 가슴에 똥 폭탄을 투척 해 주더니. 여러모로 엄마에게 다양항 것들을 선사 해 주는 우리 아들>,< 

아무쪼록 아가 목욕 시키는 순서는 이러하다! 

1. 옷을 벗기기 전 얼굴과 머리를 씻겨준다. (곤히 잠들어 잠시 하눈 판 사이 얼굴에 스크레치를ㅜㅠ)

 
 

2. 머리를 수건으로 잘 닦아준 후 옷 벗고 물 속으로 풍덩~

 
 
 
 
    
 
   

3. 물에서 나온 후 재빨리 몸을 닦고 로션을 바르고 옷 입히기. (아가 몸이 금세 차가워지기 때문에 재빠르게 움직여야함)

 
 

목욕을 하면서 꼬박이가 덜 울게 된 걸 보면 오빠도 나도 초짜 엄마 아빠에서 한결 여유로워 진 엄마 아빠로 한 단
계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꼬박아 다음엔 더 즐겁고 신나게 목욕하자! :) 


***

블로그를 시작하니 하루종일 꼬박이의 작은 움직임에도 더 집중하여 관찰하고 기억하려 애쓰게 된다. 이렇게 오늘 하루 꼬박이랑 무사히 하루를 보냈구나, 꼬박이가 이렇게 또 커가는구나 하고 행복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느라 요 며칠 맨날 늦게 자고 있지만 그덕에 또 오빠랑 단둘이 시시 콜콜한 이야기도 나누고 간식도 해 먹으면서 그동안 못 가졌던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이 
  그대로 행복인 줄 아는 것, 
  그것이 진리에 눈 뜨는 거예요. 

의도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 이 행복이 그대로 행복인 줄 아는 것, 그것이 진리라는 법륜스님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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