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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부터 오늘까지. 가까운 곳에서 즐겁고 푸짐한 여행을 하고 왔다.
막네 고모네 식구들과 함께한 여행:)
막네고모네 식구들과 우리집 식구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질긴(?) 인연으로
같은 모임을 하며 자주 만나고, 심지어 같이 살기도 했었던- 그만큼 치고박고(?)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더 가깝고 애틋하고 소중한 또 하나의 가족이다.
고모네 식구들과 살던 시절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내 기억중 하나는 고모부가 내 생에 첫 자전거를 사주셨던 날이다.
옥원언니(친척언니)가 자전거를 사고 난 뒤
매번 그 뒤에만 타고 다니는 내가 안쓰러우셨는지(사실 나는 그때 뒤에 타는게 좋아서 탔던 거였는데ㅋㅋ 암튼)
고모부가 어느날 보조바퀴가 달린 작고 아담한 자전거를 나에게 사주셨다.
그때 사실 나는 딱히 자전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없었는데도
고모부한테 자전거를 받은 날 너무나 기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자전거 진짜 열심히 타고 다녔음ㅋㅋㅋ
이 외에도 여름이면 늘 직접 만들어 주었던 고모의 팥빙수,
(당시 팥을 싫어 하던 나는 고모가 만들어 주는 빙수에는 팥을 빼고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언니랑 맨날 싸우면서도 언니랑 오빠가 싸우면 늘 언니 편을 들었던 날들,
여원이가 태어 나던날, 열 식구 모여 앉아 함께 먹던 밥상 등등. 모이면 늘 이야기 할 것들이 많다.
암시롱 이번 여행의 지난주 월요일 고모의 카톡 한통으로 부터 시작됐다.
그리하야 고모, 고모부, 옥원언니, 조팽오빠, 여원이, 그리고 노해 노지 자매와 울림이까지.
무진장 대식구가 봉고봉고를 타고 완주 휴향림에서 하루, 한옥마을에서 하루.
이렇게 이박 삼일동안 먹고자고 자고먹는- 게으르면서도 급한, 우리 가족스타일의 여행 2박3일간의 여행시작. 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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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고모네 식구들은 가족여행이 이번이 처음이란다.
그것도 원래는 여자들 끼리만 오려다 운전기사가 필요해 졌고, 이러다 저러다 보니 가족여행이 된 샘.
그동안 고모, 고모부 두분 다 교직생활 하시느라 힘드셨던 것도 있으셨을 테고,
이집 남자들이 워낙 방콕 스타일이라 어딘가를 가기 싫어 했기 때문.
그래도 이번엔 명퇴 기념으로 두분 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셨는지 이 먼 곳까지 오게 되었고
그 첫번째 일정이 완주에서 시작 된 것이다! 따단~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세참수레에서 같이 점심을 먹고
갑자기 걸려든 지원이의 핸드폰을 사러 전주에 잠깐 나갔다가
우리 여행의 본격 시작지, 고산 휴양림으로 갔다.
안타깝게도 강력한 미세먼지로 인하여 바깥구경은 하지 못하고(ㅠ,ㅠ)
짐풀고 방에서 뒹굴뒹굴. (워낙 돌아다니기 싫어하는 가족들이라 오히려 더 즐거웠을지도ㅋ)
뜬금없이 오체투지를 배우기
(오빠는 오체투지 하는거 아님ㅋ)
고모할머니의 감동적인 선물 증정식!
고모가 직접 만들어준 포토북 '으랏차차 울림이'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내 블로그에 있던 사진 중 이쁜 것들만 골라 직접 자리 배치하여 만든, 구석구석 고모의 정성이 담겨 있어 너무 이뻤던 책.
울림이도 너무 조아라 한다. 고맙습니다 고모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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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에서 잠시 쉬고 오늘의 메인 이밴트 소고기 먹으러 고산미소로 출발~
바람오빠도 잠깐 함류하여 모두 함께 배터지게 소고기 포식!
원래 메인 매뉴였던 육사시미를 못 먹어서(점심에 오거나 예약을 해야 한단다고ㅠ) 아쉬웠지만
마침 가게에서 예승이 아부지를 만나 맛나고 푸짐한 고기를 골라 주셔서 맛나게 잘 먹고
상차림에 나온 투명한 선지국이 일품이라며 모두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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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다시 보고서 쓰러 돌아가고 우리는 다시 휴양림으로.
이때 부터는 집 모드ㅋㅋㅋ 마치 양양에 모임집에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티비도 보고, 수다도 떨고,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하고, 춤도 추고(?) 이것 저것 간식도 먹으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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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대충 일어나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산 맛난 빵과 과일을 먹고
씻고
적당히 휴양림을 둘러 보며 간만에 가족사진을 잔뜩 찍은 후
전주로 출발~
본격 '식객 가족 나들이(부제; 가족 음식 평가단)'가 시작 되었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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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의 하루는 정말이지 '먹기 위한' 여행이었다.
특히 평원 오빠의 음식에 대한 기대와 까다로운 입맛을 맞춰 주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고
그 선택의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나는 그 사이에 끼어서 맛있는 음식 배부르게 잘 먹었다:)
그리하야 전주에서의 식객 여행의 목적지들은 아래와 같았음.
쓴소리 잔뜩 받은 에루화(줄까지 서서 들어갔는데 너무 달다며 혹평)에서 점심,
줄 서서 기다리는중
창밖에 이모들사람들과 인사 하는 중
에루화에서 가져온 꽁짜 밤 까먹는 중
높은 가격만큼 식객 평원오빠의 크나큰 호평을 받은 수라온,
- 천연 조미료를 쓴다니 울림이 먹기에도 안심!
다음날 아침은 남부시장 현대옥.
생각보다 다들 입맛이 제각각이라 평가도 제각각이었지만... 어쨌든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사진 올리면서 든 생각인데... 나 먹느라 음식 사진을 너무 못 찍는 듯ㅠ,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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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두번째 감동 이벤트(첫번째는 울림이 포토북)는 마지막날 저녁 작은 생일파티!
풍년제과 초코파이빵 사와서 간만에 생일 노래도 부르고(정말 오랜만이었음ㅋ)
멋진 선물 증정식까지:)
특히 다들 한 마디 씩 쓴 요 작은 편지들이 눈물 찔끔 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이런거 결코 안 쓸 것 같은 평원오빠와 고모부의 편지를 받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고모, 언니, 여원이와 지원이가 쓴 글의 한마디 한마디가 참 따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깜짝 등장 희진이의 귀요미 편지도 고마웠고. 흐흐
모두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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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하고 정신없고 즐겁고 행복하고 신났던, 그러면서도 평범한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우선 우리가 이렇게 신나게 놀러 다닐 수 있도록 혼자 계신 할아버지를 돌봐드리러
저먼 양양까지 한 달음에 가주신 엄마 아버지께 무한 감사를 보내요:)
다행히 두분도 그곳에서 좋은 이웃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셨다니 우리모두 행복한 여행이었다 믿어도 되겠지요? 히히
대식구 이동과 뒷정리를 맡아 주었던 평원오빠,
아픈 몸 이끌고 열심히 따라 다녔던 옥원언니,
옆에서 울림이를 열심히 돌봐 주었던 여원이,
핸드폰 사서 신난 노지ㅋㅋㅋ
무엇보다 이 여행이 있을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도와주고 지원해 주신 고모와 고모부!
모두들 이렇게 먼고 먼 전라도 까지 와 주셔서 너모 감사해요. 덕분에 저와 울림이도 너모나 즐거웠답니다:)
조만간 저희도 강원도 고고싱 하겠습니닷!<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