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2015. 4. 13. 02:30 일기/꼬박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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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가 요즘 제일 자주 하는말. 


"엄마 뭐 먹을까?"













그 밖에 그동안 울림이가 해왔던 어여쁜 말들:-)


"울림이는 ~를 점말점말 좋아해"

"엄마가 제일 요리해 주니까 제일 맛있다!"

"울림이가 엄마 엄청엄청 많이 사랑해!"

"쫴에~ 꿈. 쫴~에~~꿈만 줘요"

"엄마 울림이 개구쟁이지"

초코떡 차가워, 냉장고에 오래 넣어놔서 차갑구나?

(울림아~ 잠깐 일루 와봐~)왜? 엄마가 울림이 사랑해?

(지나온 터널을 보면서)엄마 산 위에 구멍이 뚤렸어. 아플텐데...

꼬박이 엄마 뱃속에서 슝~ 나오지. 또 나올거야? 애기 또 있어?


아이들은 어쩜 이리 이쁜 말들만 하는 걸까.

세상 사람들이 아이들처럼 저리 이쁜 말들만 한다면 좀 더 아름다워 질 수 있지 않을까.




2


늘어난 언어 실력 만큼이나 늘어난 요구와 의사표현.

"뭐 먹을까?"다음으로 많이 하는 말이 "책 읽어줘"와 "울림이가 도와줄까?"

요즘 울림이가 제일 즐겨 하는 일은 책 읽기와 엄마 요리 돕기:-)


언제 부턴가 내가 요리 할 떄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울림이에게 작은 역할을 주었더니 곧잘 해서 자주 같이 한다.

특히 계란풀기 재료 씻기와 같은 걸 시키면 곧잘 해서 (뒷정리가 두배로 늘어난다는 것만 뺀다면)꽤나 도움이 된다는.


그리고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울림이.

이제는 아침에 엄마 아빠 깨우는데 에너지 쓰지 않고(미안하돠!) 일어나자 마자 마루로 나가 책부터 열어 본다. 

그리고는 외운 책은 외운데로 안 외운 책은 안 외운데로 그림 보며 쫑알쫑알 읽는다.

최근 다녀가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또 책을 잔뜩 가지고 오셔서 신나게 읽고 있는 중.







그밖에도 하루종일 이것 저것 하느라 집에서 가장 분주한 우리 황울림.

정말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 부럽다요...





















3


울림이 동생, 우리 막둥이 이음이 역시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순하고 착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요:-)


이제는 살도 포동포동 오르고 눈에 초점도 사물을 따라 움직인다.

가끔 모빌을 보고 웃기도 한다.


안 잘때는 젖을 자주 찾고 가끔 찡얼 대기도 하지만 안아주면 얌전해 지고 한번 잠들면 또 잘 자는. 나름 순딩이 황이음.

자주 놀러와서 보는 동네친구 다솜이가 매번 볼 때 마다 '이음이 같은 애를 낳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진지하게 묻어 보곤 한다ㅋㅋ


이제 고개도 꽤 잘 들고, 눕혀 두면 뭔가 뒤집기 비슷한 시도를 해보는 것 같기도.

(아빠는 동의 할 지 모르겠지만) 요 며칠은 전보다 똥 누는 횟수도 조금은 준거 같기도 하고.

이음이가 세상에 나온지도 이제 50일 하고도 일주일 지났다.

아직 울림이때와 비슷하게 건강히 잘 자라주어 참 다행. 









쓰고 보니 급변하는 울림이에 비해 정적인 이음이를 많이 지켜볼 시간이 없는 것 같아 미안하네...

울림이에 비해 사진도 별로 없고ㅠ

이음이도 울림이 형아만큼 크면 더 많이 기록 해줄게!

 



4. 


어제 저녘에는 고산에서 있었던 4.16 세월호 집회에 네식구 모두 다녀왔다.


추운 저녘 바람 만큼이나 시렸던 마음을

그래도 1년 동안 꾸준히 세월호 집회를 열어 주셨던 지역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그러나 1년 동안 변한게 없는 뻔뻔한 정부를 보며 분개의 마음을

미안한 마음을, 답답한 마음을, 아린 마음을 반짝반짝 빛나던 하늘에 별, 그 별이 된 아이들에게 보내었다.

울림, 이음, 바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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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가 책을 읽다(관찰하다). 


결국 주욱- 찢었다. 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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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발

2013. 3. 20. 17:34 일기/꼬박일기


어제 처음으로 울림이 머리를 잘라줬다. 근 한달 간 울림이 머리가 엄청 빠졌는데(100일 이후 이렇게 머리가 빠지는 것을 배냇 머리가 빠진다고 한다), 희안하게 중간 쯤 머리는 빙 둘러 빠지고 구렛나루나 앞머리 뒷머리는 길게 자라 있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 정리좀 정리 해줘야지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제 마침 목욕 날이고 해서 실행 하게 된 것. 딱히 미용 도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움직이는 아가 머리카락을 자르려니 혹시라도 상처 내게 될까봐 어찌나 떨리던지. 그래도 엄마 아빠가 힘을 합쳐 큰 사고 없이 잘 마쳤다:)


엄마 아빠, 예쁘게 잘라 줘야 해요. 알겠죠?


어때요, 잘 자르고 있는 것 같아요?

요롷게 잡고

싹둑!

아빠도 시술(?) 중


문제는 이렇게 무사히 구렛나루를 (나름 잘)잘라 주고 난 후 엄마의 한 마디. 

"앞머리도 잘라 볼까?" 

그렇게 발동한 엄마와 아빠의 호기심 어린 실험정신. 결국 우리는 울림이를 이렇게 만들고 말았다.....


엄마, 나 괜찮은 거 맞죠?

괜찮아 울림아, 머리는 금방 자랄거야^*^

정말이죠? 헤헷.


(목욕 후)


흠... 정말 내 머린 어떻게 된걸까.

그래도 여전히 손가락은 맛있군.



자르고 난 후 오빠랑 나도 엄청 폭소 했다. 지로이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지로가 되어 버렸다능ㅜ,ㅠㅋㅋㅋ

머리가 사람의 이미지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 구나... 힛 그래도 역시 넌 내사랑 귀요미!>,<



요 녀석이 지로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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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폭풍 집안일을 했다. 빨래 두탕에 마루 방청소 쌓인 설거지 점심 저녁까지. 아, 한살림 장도 봤구나. 여기에 울림이 젖주고 안아주고. 오늘 하루 많은 일을 해결한 나에게 수고했다고 기특하다고 상주고 싶은 날. 쌓아 두었던 것들을 좀 해결하니 맘이 가벼워 저녁에 울림이 재우고 남편이랑 광해를 봤다. 여기 와서 스크린 달고 둘이만 같이 영화 본 건 처음 인듯. 광해를 봤는데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웃긴 해피앤딩이라 좋았다. 오늘 같은 날 가볍게 보기에 좋은 영화 였음. 지난 주말 엄마가 공수해 준 고구마랑 먹었는데 정말이지 강화 고구마의 그 달콤함은 절대 헤어 나올 수 없는 맛이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엄마가 옆집 할머니네서 사 왔댔는데. 옆집 할머니네는 고구마가 계속계속 나오는 신기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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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니 오늘 새벽이구나. 암튼 큰 맘 먹고 밤중 수유를 끊어보려 시도해 봤다. '황금똥을누는아기' 책에서 밤중수유는 100일 전에 끊어야 끊을 수 있다, 밤중 수유를 계속 할 경우 나중에 충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기도 푹 자는게 좋다 등등 밤중수유에  관심을 조금 가지니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아 시도해 보게 된 것. 미리 보리차도 끓여 놓고 울림이가 잠들기 전에도 밤에는 계속 자는 거라고, 먹는거 아니라고 주입시키고 재웠다. 나도 남편도 잘 해보자 다짐하고 큰 일이라도 치루듯 잠들었다. 3시반. 울림이가 깼다. 칭얼대는 울림이에게 기저귀를 갈아 준 후 바로 젖을 주지 않고 안아주고 밤에는 먹는거 아니라고 얘기 해 주고 보리차도 한 두 스푼 먹여 주고 했는데 소용 없다. 어찌나 울어 대던지. 책이나 인터넷이나 밤중수유를 끊으려 마음 먹었으면 모질게 마음 먹고 아기가 울더라도 절대 주지 말라고 했는데 삼십분 쯤 지나니 역시 마음이 흔들린다. '허전하거나 목말라서가 아니라 진짜 배고파서 울면 줘야 되는거 아닌가?' 부터 '이거 꼭 해야 하나?'까지. 결국 30분 넘기지 못하고 젖을 물리고 재웠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 또 주변 선배 맘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고민 한 결과 우선 지금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일단 밤중수유의 강제 중단을 당분간 중지 하는 걸로. 울림이가 밤에 잘 안자는 것도 아니고 우선 4시간 간격으로는 자고 있으니까 앞으로 조금씩 더 늘리는 노력을 하되 너무 강제적으로 중단하지는 말자는 결론이다. 100일 이후로는 끊기가 어렵다니 고민이 됬었지만 문경이는 2돌까지 먹이고도 아무 이상 없었다니까. 흠. 요즘 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듣고 따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다. 문경이 말마따나 결국엔 엄마가 줏대를 가지고 키워야 하는건데. 난 참 줏대 없는 엄마다ㅜ.ㅠ 사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게 되면 다 괜찮아 질 일인데 내가 괜히 겁먹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자니 지난번 공동육아 모임을 할 때 숙희 쌤이 '나는 아이를 발로 키울 것이다'라고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난다. 이런거 저런거 불안해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아이가 스스로 자랄 수 있게 돕는다는 뜻이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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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일어나니 울림이가 이 상태로 꾸물거리면서 일어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정말 좀만 있음 뒤집기를 할 기세다!



헐렁 헐렁 커 보이기만 했던 옷들이 이제 하나 둘 맞아 간다. 아, 많이 컸구나 우리 울림이:)





아빠 처럼 눈 뜨고 자는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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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갖고 싶고 필요한데...


칼라 초점 책(아가용), 온습도계, 체중계, 심플하고 깔끔한 혹은 귀여운 밥 국그릇 기타등등 그릇, 수저들(나무면 좋음), 채칼세트, 심플하고 이쁜 아기띠, 포대기, 무지(MUJI) 좌식의자, 어쿠스틱라이프1-4권, 오븐, 믹서기, 미싱기, 조용하고 잘 빨아 들이는 청소기, 신혼 분위기 나는 심플한 이불 ... (생협과자, 맛있는 차, 좋은 노래 CD혹은 파일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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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수유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잠이 깨버렸다. 계속 뒤척이다 에잇 블로그나 하자 하고 일어나 버렸다. 오늘 하루 좀 피곤하겠군. 요 몇일 꼬박이의 잠자는 시간이 늦어졌다. 9시에서 10시 사이에는 잘 자던 녀석이 12시가 넘어야 잠들었다. 저녁이 되면 계속 안아달라고 하고 아기띠도 안 하려고 하고 잠도 안 자니 좀 힘들었다. 음, 이것이 책에서 본 그 도약의 시기인가. 책에서 말하길 도약의 시기는 아이들이 급격하게 자라는 시기로 이 시기에는 아이들도 자신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낯설어서 힘들어 하는 시기다. 때문에 엄마한테 더 집착하고 잠도 자 못 자고 보채고 잘 울고 등등의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 50여명의 아기들과 엄마들을 조사한 결과 20개월 동안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10번의 도약의 시기가 찾아 왔단다. 모르면 불안하고 힘들기만 했던 일들을 미리 알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한 느낌. 물론 신체적으론 좀 힘들었지만. 아무튼 그래서 요즘 울림이의 늦은 취침으로 유일하게 여유로웠던 저녁시간이 사라져 블로그를 할 시간이 없었다ㅜ.ㅠ


요건 어제 울림이 씻기고 예쁜 옷 입은 사진


헤헹, 엄마 이쁘게 입혀줘영


엄마, 제대로 입혀주고 있는 거 맞죠?


정말로요?


오~ 괜춘 한데~?


어때요? 저 괜찮아요?


다 입혔으면 젖을 달라~! 으앙~!


하지만 예쁜 옷 입혀 놓은 것도 잠시. 저녁에 또 (빨아 놓은지 얼마 안 된)전용 의자 위에서 대량으로 끙아를 방출 하여 바로 다른 옷으로 갈아 입혔다는 슬픈 사실...ㅜ,ㅠ


그래도 어제 저녁엔 간만에 목욕을 좀 시켰더니 일찍 잠들었다. 오랜만에 울림이가 잠든 저녁 시간이 생기니 참 좋구나 싶었다. 그동안 울림이가 잘 잘때는 이 시간 귀한 줄 몰랐는데 참 귀한 시간이였구나. 


오늘은 혼자 꽤 노네. 모빌 보면서 이런저런 소리도 내고 돌아가는 모빌 따라 눈동자도 돌려가면서. 요즘 울림이 시야가 더 넓어 진 것 같다. 꽤 멀리 있는 것도 보이는 것 같고. 아고, 잘 논다 했더니 고새 다 놀았나 보내. 다시 옆에서 낑낑낑. 에구 얼른 가서 안아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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