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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폭풍 집안일을 했다. 빨래 두탕에 마루 방청소 쌓인 설거지 점심 저녁까지. 아, 한살림 장도 봤구나. 여기에 울림이 젖주고 안아주고. 오늘 하루 많은 일을 해결한 나에게 수고했다고 기특하다고 상주고 싶은 날. 쌓아 두었던 것들을 좀 해결하니 맘이 가벼워 저녁에 울림이 재우고 남편이랑 광해를 봤다. 여기 와서 스크린 달고 둘이만 같이 영화 본 건 처음 인듯. 광해를 봤는데 적당히 진지하고 적당히 웃긴 해피앤딩이라 좋았다. 오늘 같은 날 가볍게 보기에 좋은 영화 였음. 지난 주말 엄마가 공수해 준 고구마랑 먹었는데 정말이지 강화 고구마의 그 달콤함은 절대 헤어 나올 수 없는 맛이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엄마가 옆집 할머니네서 사 왔댔는데. 옆집 할머니네는 고구마가 계속계속 나오는 신기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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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니 오늘 새벽이구나. 암튼 큰 맘 먹고 밤중 수유를 끊어보려 시도해 봤다. '황금똥을누는아기' 책에서 밤중수유는 100일 전에 끊어야 끊을 수 있다, 밤중 수유를 계속 할 경우 나중에 충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기도 푹 자는게 좋다 등등 밤중수유에 관심을 조금 가지니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아 시도해 보게 된 것. 미리 보리차도 끓여 놓고 울림이가 잠들기 전에도 밤에는 계속 자는 거라고, 먹는거 아니라고 주입시키고 재웠다. 나도 남편도 잘 해보자 다짐하고 큰 일이라도 치루듯 잠들었다. 3시반. 울림이가 깼다. 칭얼대는 울림이에게 기저귀를 갈아 준 후 바로 젖을 주지 않고 안아주고 밤에는 먹는거 아니라고 얘기 해 주고 보리차도 한 두 스푼 먹여 주고 했는데 소용 없다. 어찌나 울어 대던지. 책이나 인터넷이나 밤중수유를 끊으려 마음 먹었으면 모질게 마음 먹고 아기가 울더라도 절대 주지 말라고 했는데 삼십분 쯤 지나니 역시 마음이 흔들린다. '허전하거나 목말라서가 아니라 진짜 배고파서 울면 줘야 되는거 아닌가?' 부터 '이거 꼭 해야 하나?'까지. 결국 30분 넘기지 못하고 젖을 물리고 재웠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계속 고민. 또 주변 선배 맘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고민 한 결과 우선 지금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일단 밤중수유의 강제 중단을 당분간 중지 하는 걸로. 울림이가 밤에 잘 안자는 것도 아니고 우선 4시간 간격으로는 자고 있으니까 앞으로 조금씩 더 늘리는 노력을 하되 너무 강제적으로 중단하지는 말자는 결론이다. 100일 이후로는 끊기가 어렵다니 고민이 됬었지만 문경이는 2돌까지 먹이고도 아무 이상 없었다니까. 흠. 요즘 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듣고 따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 정말 쉽지 않다. 문경이 말마따나 결국엔 엄마가 줏대를 가지고 키워야 하는건데. 난 참 줏대 없는 엄마다ㅜ.ㅠ 사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게 되면 다 괜찮아 질 일인데 내가 괜히 겁먹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 고민을 하고 있자니 지난번 공동육아 모임을 할 때 숙희 쌤이 '나는 아이를 발로 키울 것이다'라고 했던 말이 자꾸 생각난다. 이런거 저런거 불안해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아이가 스스로 자랄 수 있게 돕는다는 뜻이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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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일어나니 울림이가 이 상태로 꾸물거리면서 일어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정말 좀만 있음 뒤집기를 할 기세다!
헐렁 헐렁 커 보이기만 했던 옷들이 이제 하나 둘 맞아 간다. 아, 많이 컸구나 우리 울림이:)
아빠 처럼 눈 뜨고 자는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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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갖고 싶고 필요한데...
칼라 초점 책(아가용), 온습도계, 체중계, 심플하고 깔끔한 혹은 귀여운 밥 국그릇 기타등등 그릇, 수저들(나무면 좋음), 채칼세트, 심플하고 이쁜 아기띠, 포대기, 무지(MUJI) 좌식의자, 어쿠스틱라이프1-4권, 오븐, 믹서기, 미싱기, 조용하고 잘 빨아 들이는 청소기, 신혼 분위기 나는 심플한 이불 ... (생협과자, 맛있는 차, 좋은 노래 CD혹은 파일은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