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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지원이랑 옥원언니가 왔다. 지원이는 일주일만에 보고 옥원언니는 아기 낳고 처음 본다. 우짜든동 둘다 넘넘 반갑당!(하트) 언니는 꼬박이 보자마자 작다고 여원이도 이렇게 작았나 싶다고 한다. 만나자 마자 밥 먹고 꼬박이도 안아보고~



이 두사람이 오니까 확실히 일거리가 줄고 개인 시간이 는다. 이렇게 낮에 블로그 하는 것이 얼마 만이란 말인가. 평소에는 꼬박이 잠깐 잠들면 집안일 하고 밥먹고 아주 가끔 그래도 시간이 나서 몇 자 적다 보면 으앵- 꼬박이를 밤에 재우고 나서야 개인 시간을 갖곤 했는데. 오늘은 언니가 밥 해주고 설거지 해주고, 지원이가 아가까지 봐주니 완전 내 세상!


지원이 이모 품에도 안겨 보고





옥원이 이모 품에도 안겨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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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어제는 평일 낮에(!) 꼬박이를 씻겨줬다. 깨끗하게 방 치우고 따땃하고 밝은 오후에 꼬박이를 씻기니 참 좋았다. 방청소를 하고 세수하러 가려는 비몽사몽 이모들을 붙잡고 꼬박이 목욕을 시~작!















이모들이랑 씻은 기념으로 이쁜 옷도 입혀봤다. 이모들이 꼬박이 옷장을 막 뒤져 보더니 요 빨간색 우주복을 꺼냈다. 꼬박이가 가지고 있는 옷 중에 이옷이 갑이라면서 나중에 자기들도 아기 나으면 꼭 빌려달란다. 이외에도 꼬박이 옷장에 이쁜 옷들을 보면서 자기들은 옷이나 아가 용품 같은거 안사도 되겠단다. 내가 나중에 둘째 때 써야 된다니까 쓰고 돌려 줄테니까 계속 같이 돌려쓰자고. 근데 언니나 지원이의 첫째가 먼저 태어날지 우리 둘째가 먼저 태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능거. 아기보다 남자를 먼저 찾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모들~ㅎㅎ 아무튼 요렇게 이쁜 빨간옷을 입고 있다 저녁에 또 똥을 뿌려 빨래통으로ㅜ,ㅠ




그 김에 씻은 엄마랑도 한컷!(하트)



히피 엄마랑 아방가르드 하게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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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만에 셋이 만나서 수다도 떨고 맛난 것도 해먹고 하니 참말로 좋다. 옥원언니랑은 어렸을 때 부터 친 형제와 다름없이 함께 커왔다. 어릴 때부터 자주 만나기도 했고 6개월? 1년? 정도 같이 살기도 했다. 지원이랑 나랑 4살차이 나랑 언니랑 4살차이로 뭔가 죽이 맞는다. 옥원언니는 지원이와 나의 어린시절 우상이자 스타였다. 언니가 우리집에 놀러 올때면 나와 동생은 늘 언니를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 잠 잘때도 차를 타고 갈 때도 서로 언니 옆에 있겠다고 다퉈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언니는 늘 가운데 있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싸우기도 참 많이 싸웠다. 특히 난 중간에서 지원이랑도 많이 싸우고 언니랑도 꽤나 싸웠던 것 같다. 언니랑 싸우면 서로 줬던거 다 뺐고 화해 하면 다시 주고 그랬는데ㅎㅎㅎ 아무튼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하하 호호 놀자. 그리고 언젠가 꼭 같은 마을에서 살자아~(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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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간다. 이번 주말은 뭐 한 것도 없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 것도 안 한 것 같은 시간에도 우리 꼬박이는 쑥쑥 자라고 있겠지. 꼬박이 덕분이 아무 일 안한 것 같은 시간에도 의미가 생기는구나. 아무튼 주말엔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 버리고 어제는 옥원언니랑 지원이랑 와서 놀다보니 블로그에 올 시간이 없었네.


주말 사진1, 아빠랑 친해지기







주말 사진2, 꼬박이 따라하는 엄마 




주말에 씨비센터에서 남편과 함께 일하는 석진씨 부부가 왔었다. 커텐을 만든다고 석진씨네 미싱기를 빌려 놓고는 아직 손도 못 대 반납도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석진씨 부인도 취미나 상황이 비슷해 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초대하게 됐다. 손님이 온다는 말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남편은 총알 집 청소를 시작했다. 마루도 치우고 화장실도 치우고 갑자기 순식간에 집이 깨끗해 지니 뭔가 횡한 기분(?). 그래도 이렇게 집이 깨끗해 지니 참 좋네. 손님들이 오니 여러 모로 참 좋구나. 




꼬박이는 이날 따라 기분이 좋았다. 마루에 의자 놓고 앉았는데도 기분이 좋아 꽤 오래 잘 있었다. 자기도 한 마디 해보겠다고 소리도 지르고 웃기도 하면서. 원래가 착하고 순한 꼬박이지만 '햐-, 요녀석 벌써부터 인기관리 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올 때마다 착해지는 건지, 꼬박이가 착해 질 때마다 사람들이 오는건지.ㅎㅎㅎ


기분 좋을 땐 꼬박이 전용 의자에도 혼자 잘 있는다



기분도 좋은데 침으로 풍선도 불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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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꼬박이와 엄마 아빠의 하루 생활 패턴은 대충 이렇다.

- 아침 7-8시에 기상 꼬박이는 젖 한 번 먹고 엄마는 간단한 아침 준비 아빠 아침 먹고 출근

- 오전에는 책도 보고 모빌도 보고 혼자 꾸물거리기도 하면서 혼자 잘 노는. 요럴 때 엄마는 방청소도 하고 못 다한 집안 일이나 컴퓨터 등을 좀 하고 간단한 점식 식사.

- 오후에는 이제 놀 게 없는지 놀아달라고 찡찡대는 꼬박이랑 놀다가 가끔 엄마 배 위에서 낮잠을 자기도 함. 아빠가 올 때쯤 저녁 준비. 아빠가 오면 저녁을 먹고 이제 슬슬 졸려서 찡찡대는 꼬박이를 엄마랑 아빠랑 교대로 안아주다가 9-10시쯤 꼬박이 취침.(요즘은 좀 늦게 자서 11시 넘어 자기도 함ㅜ,ㅠ) 엄마 아빠는 꼬박이가 자는 사이 차 마시면서 이야기 하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있다가 11-1시쯤 취침. 중간에 한 두번 일어나 젖달라는 꼬박이는 젖을 자고(4시간 간격) 다시 7-8시 기상.


물론 이 외에도 꼬박이는 다양한 일을 한다.


- 똥

오늘은 간만에 아침부터 꼬박이의 똥폭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래도 오늘은 반사적으로 가슴으로 날아오는 똥을 손으로 막아냈다. 아기가 똥을 싼 소리를 듣고 신나서 곧장 기저귀를 갈아 주다 이런 똥 폭탄을 두어번 맞았더랬다. 그때는 미처 손 쓸 새 없이 내 가슴팍으로 고스란히 받았었다지. 어떤 때는 오줌을 뿌리기도 하고. 그때 알았다. 아가들의 똥은 이렇게 분수처럼 시원하게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그리고 한번에 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차 공격을 하면서 눈다는 것을, 또 똥을 눈 후에 오줌을 눈다는 것을. 그래서 그때 이후로 아기가 똥을 푸앙 하고 싼 후에 바로 갈아주지 않고 아가에게 '똥은 다 눈건지, 오줌도 다 싸는지' 물어 보면서 3-5분 정도 기다렸다 갈아준다. 



오늘 따라 엄마 아빠가 왜 그러지?



왜 그래요 엄마, 뭐가 문제죠? 나는 평소처럼 했을 뿐인데...


꼬박이가 똥을 눌 때면 생각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하나는 맨 처음 꼬박이가 태변(아기가 세상 밖에 나와 가장 처음 누는 똥)을 눌 때. 그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그때 엄마랑 아버지랑 지원이랑 막 도착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엄청난 아기 태변 소리에 무진장 웃었더랬다. 우리 가족은 방구쟁이 가족들이라 방구 소리에 익숙하지만 갓 태어난 이 작은 아가가 그렇게 큰 방구 소리를 내다니 하면서. 그리고 또 한 장면은 그 후 일주일간 똥을 누지 않다가 강화에서 처음 똥을 눴을 때다. 처음 태면을 누고 일주일 정도 똥을 누지 않아 걱정 하던 차에 어느 날 꼬박이의 외할머니, 이모, 엄마, 아빠 다 모여 있는 자리에서 푸앙 하고 똥을 눴다. 그때 다들 너무너무 기뻐서 박수치고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그러고는 기쁜 마음에 마루로 나갔는데 연기가 자욱 한 것이다. 아기가 똥 눈 것에 기뻐하다 부엌에 올려 둔 국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집에 연기가 자욱해 나랑 아기랑 갑자기 사랑방으로 대피. 아기도 아기지만 나도 산후조리를 막 하고 있던 때라 이불 두 세개 싸고 피난 가듯이 사랑방으로 피신 갔다 왔다는. 아무쪼록 그랬던 우리 꼬박이가 이제는 황금빛 묽은 똥을 부웅 푸웅 잘도 싼다.(모유를 먹기 때문에 설사 같은 묽은 똥을 눔)


똥에 대한 이야기를 한 가지 더 하자면 똥 누는 소리. 꼬박이한테 똥 누는 소리와 아주 비슷한 소리가 나는게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방구소리고 하나는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다. 처음에는 이 세 소리가 헷갈려서 기저귀를 자주 열어보곤 했는데  이제는 대충 구분이 간다. 쉽게 구분 하자면 '똥 소리 > 방구 소리 > 꼬르륵 소리' 라 할 수 있겠네. 근데 이것도 자주 들어봐야 안다.


- 잠.

요 며칠 꼬박이가 젖 먹는 간격이 확실히 늘었다. 그만큼 혼자 노는 시간도 늘고 그렇게 안 자던 낮잠도 종종 잠깐씩 잔다.(근데 낮잠을 많이 자면 취침 시간이 늦어 지는 것 같음ㅜ,ㅠ) 그리고 뱃고래가 늘어서 그런지 지난 번엔 7시간을 연이어 잔 적도 있다! 딱 한 번이지만... 요 며칠 또 한 가지 놀라운 변화는 혼자서 잠들기도 한다는 것! 밤에 잘 때 즈음 해서 안아주다 내려 놓으면 혼자서 꼬물거리다 잠든다. 그 모습을 보면 어찌나 귀엽고 대견스러운지...!


나비잠 자는 꼬박이



자다가 갑자기 달리기 자세!







다시 자다가



윙크 한방 날리고~



- 꼬박이는 요즘 매우 다양한 소리를 내고 있다. 하우-, 으헝, 푸-, 으애으, 아윽, 으아으, 우에우아, 크에엥 등등. 하지만 여전히 으갹, 낑낑, 끙끙, 응애- 를 제일 많이 한다ㅎㅎㅎ


- 다양한 표정을 하면서 말 걸어 주는 걸 좋아한다. 요즘 아침마다 마주보고 놀기 하는데 다양한 표정과 소리를 내면서 놀기를 좋아한다.(오늘은 꺄르르 하고 웃었다!) 모빌도 그냥 혼자 보는 것 보다 내가 인형인 척 하고 말 걸어주니 더 흥미로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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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bs.daum.net/docuprime/episode/6553/inner


끝으로 얼마전 이것저것 검색 하다가 얻은 득탬 영상. 우리나라 전통 육아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특히 우리가 옛날부터 해왔던 도리도리 잼잼 같은 것들이 단동십훈 중 하나였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외에 여러 동작들도 흥미로웠음. 나중에 우리 꼬박이도 크면 단계별로 같이 해야지. 꼬박아 앞으로 엄마랑 할게 많으니 언능 커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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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세 여자와 키다리 윤복씨가 떠나간 후 꼬박이의 성탄 선물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을 때 문자 한 통이 날라왔다. 



바라와 파랑이었다. 지난 주말 만나기로 했다가 못 만났던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반가운 소식이었다. 부랴부랴 저녁 준비를 하던 중 두사람이 도착했다. 꼬박이를 위한 커다란 크리스마스 선물과 향기 나는 카드를 안고서. 선물은 꼬박이가 어린이가 될 때까지 앉을 수 있는 어린이용 흔들의자였다. 안 그래도 며칠 전 아는 사람 홈페이지에서 요거랑 비슷한 의자를 보고는 '와 요런거 있음 좋겠다!' 했는데 바로 그 의자였다T^T 이건 엄마를 위한 의자라며 감동감동.



집에 맛있는거 해 먹으려고 재료를 사뒀다는 바라와 파랑을 붙잡아 조촐하지만 있는 반찬 없는 반찬 꺼내어 같이 저녁을 먹었다. 같은 반찬에 같은 밥이라도 역시 여럿이 함께 먹는 밥이 더 맛있다. 거기에 손님들이 설거지 까지 다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저녁 먹고 삼삼한 입을 채우기 위한 티타임. 이렇게 밥 차려 먹고 차까지 대접하니 또다시 가정집 분위기가 물씬 물씬.





모쪼록 덕분에 요 몇일 우리집은 손님 부자였다. 거창한 음식을 준비 하지 않아도 불이나케 집정리를 해 놓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는 그런 소중한 손님들. 이런 손님들이 왔다가면 내가 정말 부자가 된 기분이다. 앞으로도 자주자주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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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오늘 꼬박이의 첫 흔들의자 탑승 인증 샷. 오늘 하도 찡찡대서 앉혀 봤는데 아직은 요런게 어색 한가보다. 울지는 않는데 표정이 넘 진지ㅋ 아 인상쓴 것도 귀여운 내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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