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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잠들기 전 남편과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 다음날 아침 까지 나는 뚱해 있었고 출근한 남편이 내가 여전히 뚱해 있을 것을 예감 했는지 기분 풀라는 문자와 함께 내 마음을 풀어 줄 수 있는 아주 정직한 제안을 하나 했다. '오늘 저녁 맛난거 먹을까??' 흥, 이런 여우 같은 남편 같으니라고. 그리하여 나는 못 이기는 척 냅다 그 제안을 받아 들였고 하루종일 어디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남편을 기다렸다. 


처음에는 화해의 음식이니 만큼 간만에 맛있는 음식을 나가서 먹자 생각 했는데, 막상 나가 먹으려니 이런 저런 것들이 고민된다. 다음날 결혼식과 친정집에 갈 예정이었던 지라 이래저래 맛난 음식들 많이 먹을 텐데 괜시리 나가 먹는 것이 아깝기도 하고, 다음날 일찍 나가야 하는데 나가서 먹고 들어오면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기도 하고. 간만에 외식 하는데 어중이 떠중이한 음식 먹기엔 더 아깝고. 아, 하지만 집에서 먹기엔 뭔가 억울하고. 그렇게 여러 고민 끝에 결국 이제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가족의 일원 으로서 여러가지 집안 경제 사정도 생각하여 아쉽지만 오늘은 집에서 먹기로ㅜ,ㅠ


그리하야 집에서 그나마 간단하면서도 생색 내며 먹을 수 있는 크림파스타를 해 먹기로 결심! 마침 집에 파스타에 넣으면 맛있으면서 얼른 처치해야 하면서도 야채들이 있어 간단히 장을 보고, 우리 부부의 화해와 앞으로 우리 가족의 화합을 기원하며 요리 시~작!


엄마 홧팅!

엄마, 다시 한 번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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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만들게 된 '화해와 화합의 크림파스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짝짝짝!


1) 우선, 냉장고에서 크림 파스타에 꼭 필요한 재료들(우유, 치즈, 스파게티면, 마늘, 양파)과, 이거 넣으면 더 맛있는 재료들(각종 야체, 버섯, 해산물)을 꺼낸다. 이번엔 더 맛난 크림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첨가 한 재료는 한살림 시금치와 붉은대게 다리살! 여기에 한살림 느타리버섯과 썩어가는 브로콜리도 함께.


2) 우선 면을 삶는다(약8분정도)


3) 면이 삶아지고 있는 사이 재료를 다듬는다.(게살-적당한 크기로 찢기/양파와 마늘-어서썰기+1t정도씩 다지기/브로콜리, 시금치, 버섯은 적당한 크기로 썰기)


4) 한살림 현미유로 기름을 살짝 두른 후 아주 약한 불(센불로 하면 탐)로 다진 마늘과 양파를 향이 나도록 볶은 후(토끼풀이 알려준 방법) 어서 썰어 놓은 양파와 마늘을 함께 볶는다.


5) 적당히 살짝 볶고 우유를 붓는다.


6) 우유가 바글바글 끓을 때 쯤 버섯, 브로콜리, 붉은대게 다리살을 알아서 적당히 순서대로 넣는다.


7) 그 다음 적당히 진근해 질 정도로 치즈를 넣고(나는 2인분 3개 정도 넣음)


8) 깜빡 할 뻔 한 소금과 후추를 한소끔씩


9) 마지막으로 면과 시금치를 넣으면


10) 미리 만들어 놓은 셀러드, 피클과 함께 먹으면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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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면을 넘 많이했다ㅜ,ㅠ 언제나 부족 한 것 같아 조금 더 넣으면 많은데 왜 자꾸 모자라 보이는지. 앞으로 (특히)면요리를 할 때는 욕심 부리지 말고 조금 부족한 듯이 해야겠다.


아무튼, 이번엔 처음으로 시금치와 붉은대게 다리살을 넣었는데 아주 좋았다. 특히 시금치! 역시 빨리 익는 시금치의 특성을 파악하여 맨 마지막에 넣길 잘했다. 나름의 아삭함과 상콤함이 더해져 아주 맛있었다. 앞으로도 종종 넣어 먹어야지:) 붉은대게 다리살은 이미 다른 음식들을 한 번 해먹고 남은거 조금 썼더니 맛이 별로 안 나서 아쉬웠다. 맛이 좀 나게 하려면 한 봉지를 다 넣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좀 아까움. 파스타 넣기 전에 그냥도 먹어보고 스프로도 만들어 먹어 봤는데, 그냥 먹기엔 좀 밍밍하고 스프 해서 먹으니 참 맛있었다. 역시 게살은 따땃하게 쪄서 먹는게 제맛 인 듯!


암튼, 나름 성공적인 맛이 났던 화해와 화합의 크림파스타. 하지만 앞으로 더 나은 화합을 위해서는 외식을 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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