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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방청소를 하다 울림이가 너무 조용해서 나가보니...



전에 부모님이 애들이 조용하다 싶으면 뭔가 큰 일 하나씩 벌이고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참고로 나는 머리를 잘랐다 그랬고, 남편은 이불을 잘랐다 그랬음.

그랬던 우리에 비해 이정도는 약과지 하며 뽑힌 휴지를 꾸역꾸역 집어 넣었다.

그래도 울림이 어느새 저리 커서 휴지도 다 뽑을 줄 알고. 기특하다 기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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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한 것 또 하나.

이제 어디에도 기대지 않고 10초 이상 서 있는 것!

어딘가 손 대고 서 있다가 슬쩍 때고 서 있을 때 내가 아주아주 놀라운 표정으로 '우와~!' 하면 

자기도 대견한거 안다는 듯 씩 웃으면서 슬며시 앉는다. 크크 완죤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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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울림이가 즐겨 하는 놀이는 빨래 집게 꺼내기.





지난번 산너울에 놀러갔을 때 울림이가 빨래집게가 들어는 통을 재밌게 가지고 놀길래

나도 마침 빨래집게가 필요하고 해서 비슷하게 만들어 줬더니 잘 가지고 논다.

뚜껑을 통에 살짝 걸쳐 놓으면

스스로 뚜껑을 열고 안에 있는 빨래집게를 쏟는다! 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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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울림이가 즐겨 하는 포즈 파닥파닥.



주로 밥 먹으면서 즐겨 하는 동작인데 마치 날개 짓 같기도 하고, 지휘를 하는 것 같기도 한 동작.


이 동작의 응용 동작으로 엄마 아빠의 등 안마도 가능해 졌다.

생각보다 울림이가 힘이 세서 꽤 시원하다ㅋㅋㅋ

(절대 안마 받고 싶어서 일부러 시키고 그러는거 아님.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자원활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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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다양한 표정을 짓고, 감정 표현도 더 확실히 하고, 잘 웃고 잘 노는 울림이.

이제 밥도 세끼 다 먹고, 낮잠도 자고, 책도 잘 보고, 장난감도 혼자 가지고 노는 울림이를 보니 참 대견하다.


(순가포착이 저질인 내 카메라로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울림이를 찍으려니 재대로 찍힌 것이 거의 없네ㅠㅠ)









울림이랑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해줘야 할 것도 많아져서 그런지 요즘은 정말 하루가 후딱 가버린다.

아침 먹이고 낮잠 재우고, 점심 먹이고 낮잠 재우고, 저녁먹이고 재우고, 

중간중간 놀아 주면서 집안일 하면 하루 끝!


울림이가 잠든 시간들이 유일한 내 시간인데

그 시간에 드라마 보면서 쉬거나 이렇게 블로그를 하거나 할 때가 많다.

아, 뭔가 생산적인 일들을 하고 싶은데 늘 시도만 하다 말게 되는 것이 좀 아쉽다.

확보된 시간이 쭈욱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의지의 문제도 분명 있을테니 내가 더 힘을 내는 수 밖에 없겠지. 


뭔가 집안 구조라던지, 생활 패턴 등 주변 환경을 좀 바꿀 필요도 있는 듯.

우선 요즘 시도 하고 있는 생활 패턴은 울림이가 잠든 시간엔 최대한 집안일을 멈추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 (되도록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로 하면 좋다)

그리고 울림이가 깨 있는 동안에는 울림이가 보고 배우면 좋은 것들 위주로 하는 거다.

예를 들어 집안일이나 책읽기 같은 것.


그러면 울림이가 내 옆을 따라 다니면서 이것 저것 만져도 보고 하니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실제로 며칠 전에는이렇게 빨래 너는 것도 도와(?)주고



오늘은 이렇게 덜 마른 빨래도 널어주고



심지어 지난번엔 남편이랑 둘이 누워서 책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놀고 있던 울림이도 자기 동화책을 가져 와서는 혼자 넘겨 보는 것이 아닌가!

정말 놀랍고도 신비로웠다.

역시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배우며 자라는 것이 확실하구나. 내가 정말 잘 해겠다. 싶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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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만큼 내 마음처럼 잘 진행되지는 않는다.

울림이가 점점 커 가면서 꽤 많은 체력을 요하기 때문에 울림이가 잠들면 나도 같이 드러누워 쉴 때가 많고

울림이가 자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뭔가를 시작해도 마무리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하루를 그냥 휘리릭 보내 버리게 된 것 같아 왠지 모를 허무함이 들때도 있다.

하지만 옆에서 씩씩하게 자라나는 울림이를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 내 하루도 참 보람찼구나 생각하게 된다.


참 감사하다.


요즘은 무슨 일이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같은 일로 싸우고 아웅다웅 해도 비슷한 가치관과 비슷한 마음으로 함께 나아 갈 남편이 있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 주는 귀여운 아이가 있고,

늘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있고,

아직까지 우리를 보살펴 주시고 늘 같은 마음으로 지지해 주시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배고프지 않게 살 수 있는 것.

근본적으로는 이렇게 잘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함.

이 감사함을 알면 크게 화 낼 일도, 짜증낼 일도 없는데 매번 이 수 많은 감사함을 잊고

순간에 화내고 짜증내는게 되는 것 같다.


그것에대해 늘 잊고 지내다가도

이렇게 잘 자라는 울림이를 보면서, 혹은 울림이에게 짜증이 나는 순간 

그 감사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오늘도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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