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 오늘 아침 눈을 떠 보니...



이런 티슈 산이 눈앞에 펼쳐저 있었다.


어제 울림이가 티슈 뚜껑을 혼자 열길래 기특해서

딱 다섯개만 뽑으라고 알려줬건만.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안다고, 똑똑한 우리 울림이는 오늘 아침 엄마가 알려 준 것의 곱절인

50여장의 티슈를 뽑아 두었다.

기특한 녀석...


오늘은 남편 도시락을 안 싸줘도 된다하여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다.

그래서인지 울림이가 혼자서 아주 열심히 놀았다는 증거를 곳곳에 남겨두었다.




티슈 산과 포도즙 범벅. 여기에 동화책 까지 찢어 놓은 것.

(저기 비어 있는 부분은 아마 울림이 뱃속으로... )




2


그리고 드디어 공개하는 황울림 밤톨이 머리!>,<





처음엔 웃겼는데 계속 보니까 너무 귀여워 미칠것 같다...ㅠㅠㅋㅋㅋㅋ










아니 이거슨?!


내가 좋아 하는 고래 눈알!


음- 바로 이맛이야.


아이 마이쪙~


음~


의사표현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는 울림이는

기분이 좋으면 소리를 빽뺵 지르고

기분이 나쁘면 힘을 빡 주면서 인상을 쓰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운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맘에 안 든다고 사과를 집어 던졌다.




3


오늘 울림이 겨울 옷을 꺼냈다.

이제 집에 두꺼운 긴팔을 입고 있지 않으면 춥다.

울림이도 내복만 입고 있으면 추울 것 같아 다원이 형이 준 두꺼운 옷들을 꺼냈다.





두꺼운 옷을 입어서 인지,

요 며칠 새 부쩍 더 큰건지. 이제 아기가 아닌 아이가 된 느낌이다.

앉아 있는 모습이 아주 의젓해 졌달까.


많이컸다 황울림:)




4







오늘 저녘 느지막히 어린이 도서관에 다녀왔다.

거기서 울림이는 정말이지 엄청난 형을 만나 신세계를 맛봤다능.


작은 체구에 네살배기 형이었는데,

처음 봤을 때 부터 쉴세 없이 뛰어 다니고 소리치고 다니다가

울림이를 내려 놓자마자 껴안고 뽀뽀하고 옷까지 친절하게 벗겨 주더니

나중엔 울림이를 안고 뒹굴다가 끌고 다니고... 나중엔 무슨 레스링 보는 줄...






"동생 옷 벗겨도 되요?" 하고 물어봐서

"그래, 더워 보여? 그럴..."(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가 벗기고 있음)








그러다 점점 레스링으로 변신



어, 엄마 나 이 형 무서워...



결국 울림이는 울상이 되고, 그 형네 엄마랑 내가 말려서 겨우 띠어냈다능.

나도 재밌어서 계속 구경만 하다가 표현이 점점 과격해져서리.


그래도 이런 표현이 악의가 있거나 실어서가 아니라

정말 너무 좋아서 하는 표현이라 얼마나 귀엽고 웃겼다.


아직 울림이는 형제가 없어서 덕분에 정말 재밌는 경험 하고 왔다.

도서관에 가면 아기들끼리 이렇게 서로 관심가져주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랑스럽다.

아직 아이들은 힘조절이나 표현을 어른들 처럼은 잘 하지 못해서

내 아이가 다른 아이한테 가면 더 주의하게 되어서

가까이 가지 말라거나 만지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 실수로 조금 때리게 되더라도 울림이한테 가까이 와서 더 관심 갖고 만져도 보고 하면 좋겠다.

아직 울림이가 다른 애한테 상처 나 본 적이 없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약 울림이가 누군가에게 상처 입고 돌아와도 호들갑 떨지 말고 의연하게 넘길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지.

그래야 할텐데...




5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한없이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것의 연습인 것 같다.

이 두가지만 잘해도 정말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것도 이 두 가지 인 것 같다.






요 며칠 남편이 야근 때문에 울림이를 많이 못 봤다.

그래서 인지 '오늘은 울림이랑 놀고싶어'하며 부랴부랴 일 마치고 일찍 돌아왔다.

와서는 둘이 깔깔 거리며 어찌나 신나게 놀던지.

나는 울림이랑 매일 같이 있으면서도 저렇게 신나게 못 놀아 주는 것 같은데.

괜히 울림이 한테 미안하고 남편한테는 고마웠다.


아무튼 일찍 온 남편이 오늘 회사에서 정말 좋은 글을 봤다며,

이 글 보고 울림이랑 놀고싶어 졌다며 나에게 전내 준 글에서도 이런 말이 써 있었다.


이가 뱃속에서 나올 때 스스로 몸을 돌리며 나온 것처럼 아이를 믿고 기다리면 스스로 자신의 걸음에 맞추어 성장한다는 것을. 다만 부모가 할 일은 친절하고 또 친절하게 지켜봐주며, 점점 성장해가는 아이를 조금씩 놓아주는 일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준비되지 않은 채 부모가 되겠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부모의 삶도 아이의 삶도 달라진다. 작은 호기심과 즐거운 상상으로 쉽고 자연스럽게 시작하다보면 어느새 그 상상이 현실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민들레 89호, 이임주, <아이낳기, 어른되기>)


그리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느꼈다.


아이들을 잘 키우려는 욕심보다

내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교육학 시간에 고병헌 선생님이 말씀 하셨던 것도 생각나고.


으- 그러므로 오늘의 교훈은

좋은 부모 되기에 욕심내기 보다 좋은 사람부터 되자 잘하자.




6


끝으로,

오늘의 순간포착. 


자다 깬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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