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이네 서울 살이는 오늘로 딱 열흘.
서울로 처음 올라 왔던 지난주 금요일 우리 차 안 풍경.
아무것도 없는 서울 집에 최대한의 짐을 옮기느라 나와 울림이는 이불 속에 파묻혀 다섯시간을 달려 서울에 도착했다.
그래도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탈 없이 무사히 잘 지내는 중.
제일 걱정 이었던 층간 소음은 우리가 온 첫날 밤 한시간 만에 전화가 왔던 이후로
다음날 바로 식혜 한박스 사갔던 것이 먹혔는지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
다행히 울림이도 '울림아 살살 걸어야지~'하는 말을 알아듣고 있는 듯 하고.
그다음 문제는 세탁기와 냉장고.
우선 날이 차서 냉장고 없이는 베란다를 이용해 살만 한데 세탁기가 고민이다.
주변이 코인세탁 하는 곳도 멀리 있고...ㅠ,ㅠ
2
울림이는 요즘 하루종일 쫑알쫑알 할말이 참 많다.
말이 늘면서 이쁜 말도 참 많이한다.
최근에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은
"울림이는~ 엄마 죠아!" "울림이는~ 엄마 빵구 죠아!"
이젠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단어를 익히고 대화를 시도 한다.
울림이 같은 경우 상대방의 말을 많이 따라하고,
누군가 가르쳐 준 말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곧장 알려주는 걸 좋아해서(누구 아들 아니랄까봐...ㅋ)
(예컨데 내가 "울림아, 이건 문어야"라고 말하면 곧바로 바로 옆에 있는 아빠에게(물어보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빠 이거 문어야 문어"라고 곧장 알려준다)
말이 더 빨리 느는 것 같다.
거기에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고 잘 하는 아빠가 옆에 있는 것도 크게 한 몫 하는 것 같고:-)
하지만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니 고집도 많이 부리고
이것저것 요구 하는게 많아져 조금 귀찮기도 하다는...ㅋ
3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마포역과 공덕역 사이.
완전한 서울 시내 한 복판에 살고 있어 여러모로 교통편이 아주 좋다.
그래서 오며가며 동생, 친척언니, 친구들이 우리집에 들르기도 좋고, 내가 나가 만나기도 좋다는게 가장 큰 장점.
아파트들 사이에 있어 그런지 생각보다 시끄럽지도 않고.
일주일 조금 넘는 시간동안 오며가며 그동안 못 만나던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가장 많이 오는 손님은 지원이와 옥원언니:-)
그동안 둘 중 한 사람이랑 밥 한끼는 꼭 같이 먹은 것 같다. 으히히
지난주 금요일, 이번주 금요일엔 외할무니 외할아부지도 오셨고:-)
우연히 혜인이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혜인이랑, 나리도 만났다.
수요일엔 근처에서 강정의 코 모임에 가게 되었다.
'몸냥'이라는 공간에서 구름과 철민을 만나 뜨개도 배우고 나무 뺏지도 만들었다:-)
목요일엔 현아랑 합정역 근처에서 맛난 저녘을!*~*
가난뱅이 주제에 피자랑 파스타랑 맛잇는 음식 잔뜩 사줬다. 고마워 흑흑
현아랑 찍은 사진은없고 출발 할 때 울림이랑 둘이 찍은 사진 밖에 없네ㅋㅋㅋ
그리고 어제는 울림이가 애타게 찾던 호디이모와 빌궁압촌을 드디어 만났다!
울림이 빨리 보고 싶다고 오후로 넘어가기 전 집으로 찾아 와준 호디이모와 궁압춘.
며칠전 울림이 생일이었다고 또 엄청난 선물을 사들고 왔다ㅜ,ㅠ
같이 점심먹고 오후엔 낮잠 타임 까지 기다려 주고 여의도 공원에도 놀러갔다 왔다.
두 사람 쓰기도 부족한 주말 데이트 시간을 우리에게 하루 종일 써준 고마운 이모삼촌ㅜ,ㅠ
울림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녘 먹을 시간 즈음 곧바로 남편과 인도 선재수련을 같이 다녀왔던 함우이 분들이
상다리 휘어지는 음식을 사들고 찾아왔다.
음식도, 정리도 모두 해결해주는 멋진 손님들!'-^
그리고 오늘은 다솜, 승태, 지원이도 왔다가고
부산에 다녀오신 엄마 아부지도 잠깐 들렀다 가셨다. 크크
처음 서울에 오기 전에는
익숙해진 공간을 떠나 다시 낯선 공간으로 가야 한다는 두려움과
서울에 아무리 친구들이 많이 있어도 다들 각자의 일이 있어 많이 보지 못 할 거라 외로우면 어쩌나
하는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여러 사람들이 와주고, 의외로 쉽게 적응하며 여러모로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이곳에 오래 살아야 한다고 하면 힘들어 지겠지만)
:-)
그런데 엄마만 좋아하는 친구들 만나고,
정작 울림이가 좋아 하는 친구들을 못 만나게 되어 왠지 미안한 맘이 든다.
오늘 자기 전에도
"울림아 내일 미끄럼틀 타고 도서관 갔다 올까?" 했더니
"죠아~! 도서관에 예준이하고 연두하고 제하하고 은서하고 같이 가고싶어요" 한다.
그동안 완주에서 공동육아 하는 친구들이랑 도서관이랑 산이랑 많이 다녔더니
도서관 이야기 나오기만 하면 거기 예준이 있냐고 물어보고 연두 만나고 싶다고 하고 그러네.
완주에 갈 기회가 보이면 틈틈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