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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터였나, 울림이가 젖 먹을 때 마다 찡찡대고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먹더니 급기야 막 울면서 젖을 재대로 먹지 못하기 까지 했다. 주말 까지만 해도 저녁 때 한 두번 그랬던 거라 졸려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월요일에는 하루 종일 젖 먹을 때마다 낑낑댔다. 젖이 모자라나? 자세가 불편한가?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마음만 조급하고 불안하다. 무엇 보다도 젖이 모자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그래서 나는 쓸 일 없을거라 생각하고 쳐박아 뒀던 유축기도 꺼내고 선배 엄마들 한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조산원에도 두어번 전화를 걸었다. 역시 모를 땐 물어야 한다고 이사람 저사람 묻고나니 조금씩 길이 보인다. 무엇 보다도 젖 양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과 울림이의 성장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아니 마음이 편하다. 이번일을 계기로 알게된 좋은 정보 몇가지.
1. 아이가 급 성장기 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이 경우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진다.
2. 젖양이 부족하지 않은지 의심 될 때 기저귀를 체크 할 것. 하루 7-8개 이상이면 적당 하다.
3. 유축기나 손으로 짜는 것은 아기가 먹는 것 보다 잘 안나온다.
4. 젖이 남아 있을 때 더 짜줘서 젖을 비워야 한다.
5. 아기가 젖을 먹으며 낑낑 댈 때 다음의 것 들을 살펴 볼거나 시도 해 볼것.
-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편중된 식사를 하고 있지 않은지
- 아기가 더워 하진 않는지
- 집 분위기가 달라지거나 낯선 사람이 있진 않은지
- 너무 배고플 때 먹여 허겁지겁 먹고 있진 않은지
- 자세를 바꾸어 볼 것
- 미리 젖을 좀 짜주어 젖의 흐름을 먼저 만들어 준 후 먹여 볼 것
다행이 정말 하루 이틀 지나니 다시 잘 먹는다. 기저귀가 하루 10개 정도는 나왔으니 젖이 부족했던 것 같지도 않고, 이런저런 시도나 주변 상황을 살펴 보았을 때도 별 다를 바가 없던 걸로 보아 급 성장기로 인한 땡깡(?)이 아니었나 싶다. 아직도 가끔 그러긴 하지만 지금은 그리 심하진 않다. 쨌든 큰 문제 없이 짧게 지나가 다행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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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저주(?) 비스무래 한 것이 한 번 왔다 갔더랬다. 울림이가 새벽에 깨서 젖을 먹고 나서도 자지 않고 찡찡 댄 것. 아마 젖 땡깡을 하루종일 부렸던 다음날 새벽 이었던 것 같다. 여러 모로 피곤한 상태에서 새벽에 아기가 잠도 안자고 찡찡 대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밤에는 잘 자던 울림이에게 처음있는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했고. 울림이랑 지내면서 처음으로 좀 짜증이 났다.(후에 남편은 내 짜증내는 모습을 보고는 조마조마 했다고...) 처음 새벽에 아기띠를 매고 울림이를 재웠다. 당시엔 잠도 오고 힘들었지만 새삼 그동안 울림이가 얼마나 착하고 순한 애였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는지 알게 됐다. 밤에 안 자는 아기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들 것인지도 조금 예상이 되기도 하고. 밤 낮이 바뀌었다던 나와 하루종일 울었다던 바람오빠를 키워주신 어머니들... 정말 대단 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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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이 도졌다. 아기를 낳고 일주일 정도 변을 못 보다 겨우 변을 본 후부터 치질로 근 한 달 이상을 고생했었다. 낫겠지 낫겠지 하면서 약도 마다하고 지내다 보니 한달 이상을 고생만 했다. 생전 처음 피똥도 싸보고ㅜ,ㅠ 그러다 결국 좌약 넣으면서 겨우 나았는데 다시 발병. 다시 변기에 앉는게 두렵다. 아 슬프다. 식단 조절을 좀 해야하나. 아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 식.단.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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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음으로 나 혼자 울림이 목욕을 시켰다. 둘이 했을 때 보다야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걱정 했던 것 보다는 무난히 한 것 같다. 처음으로 혼자 씻기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씻기면서도 내가 씻기고 있는 것 같지 않은 느낌? 뭔가 유체이탈 해서 씻기고 있는 느낌이었다...ㅋㅋㅋ 그리고 왠지 쓸쓸한 기분. 엄마는 지원이 때 매일 혼자 씼겼다던데. 여러모로 아기를 키우다 보니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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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울림이가 큰 탈 없이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어 다행이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젖달라 하지도 않고 혼자 놀면서 엄마 아빠 보고 막 웃는다. 아, 역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에서 제일 이쁜 내시끼!>,<♥
동글동글 예쁜 머리 만들려고 구멍이 폭 파인 양 베개도 비지요~
분홍색도 잘 어울리죵?
자, 울림아 하나 둘 셋 하면 다리 들어~ 하나 둘 셋!
아빠 요렇게?
옳지 옳지 잘한다~
아빠 말 잘 듣는 울림이!
요즘 아빠랑 잘 노는 울림이. 이젠 제법 자봉 티를 벗고 있는 황울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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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그동안 내가 지내왔던 생활 패턴과 조금씩 달라질 때 마다 쪼매 혼란스러운(?) 날들을 보낸 것 같다. 아기의 리듬에 내가 맞추어 가야 하는 건데 자꾸 나의 리듬을 고집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여유와 기다림.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 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생초보 엄마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ㅜ,ㅠ 에고, 울림이 얼굴 한 번 더 보고 기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