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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날들을 때론 힘들게 때론 즐겁게 보내고 있다.
두 아이들과 집에서 지내며 다양한 어려움(옥토넛 장난감을 살 것이낙 말 것인가, 채력과 정신력의 한계 등)을 겪으며 지난주 극에 달했다가
다시 한 풀 꺾여 평화를 공존하는 일상의 리듬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동안 주체적인 '나'로 살아가겠다는 나의 다짐, 다양한 역할 속에 '나'를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부정했던건 아닌가 반성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단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겨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지금은 엄마로서의 니에 조금 더 집중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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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일단 밖으로' 부터.
집에 있다보면 울림이는 놀거리에 한계가 있고, 나 역시 자꾸 눈에 밟히는 집안일 때문에 서로에게 집중 하지 못 할 뿐더러 계속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일단 밖으로 나가면 울림이의 활동 영역도 넓어지고 주변에 볼거리 놀거리가 더 많으니 크게 부딪힐 일이 없다.
가볍게 놀다 오고 싶을 때엔 집 앞 놀이터로.
"울림이 이제 동굴 미끄럼틀도 잘타! 옛날엔 무서워서 못 탔었는데 지금은 탈 수 있어"
그리고 주로 즐기는 코스는 주변 산책.
옆 건물 지후네 덕분에 알게된 좋은 산책 코스가 생겼다.
가는 길에 정자 밑에 쉬며 간식을 먹기도 하고 가는 길에 논 둑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기도 했다:-)
떨어진 감도 슬쩍 밟아보고
논 둑에서 도시락 까 먹다 개구리 발견!
비온 뒤 산책. 물 웅덩이에서 첨벙첨벙
아이들 끼리는 통하는게 있나보다:-)
3
요즘 집에서 즐겨 하는 놀이는 인디언 놀이.
산책하면서 주어 온 것들로 인디언 머리띠도 만들고 나뭇가지랑 전복 껍질로 인디언 악기도 만들고 의자로 인디언 텐트도 만들었다.
간식 시간이 되자 "엄마 푸딩 텐트 안으로 배달 해 줘요~" 라고ㅋㅋㅋ
이음이도 초대했다!
이렇게 나름의 평화를 찾아 가고 있는 중.
오늘은 옆동 친구가 생겨 그 집에도 놀러 갔다 오고. 울림이의 떼쓰기도 한풀 꺾인 느낌.
힘들 때 마다 하루에도 수 십번 '지금 내가 울림이를 데리고 있는게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이 머릿 속에 맴돌지만
우리가 함께 할 긴 시간 중 이렇게 하루종일 함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물론 우리가 함께 즐거 울 수 있는 유치원이 나타나면 바로 보내게 될지도 모르지만ㅋㅋ)
벌써 가을이 온다. 오늘 밖에 나가니 아침 볕도 바람도 가을이 되어가고 있었다.
울림이도 이음이도 어느새 벌써 이렇게 자랐는지.
이렇게 훌쩍 훌쩍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다시 하루하루 더 집중하며 살아야지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 에게도, 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