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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이들과 나의 짦지만 길, 길지만 짧을 여행이 시작됐다.
일정은 26일 부터 6일까지 열흘간.
계획은 외할머니집(강화), 고모할머니네(양양), 담인이네(속초)를 거쳐 다시 우리 집으로 오는 거다.
계기는 집에만 있게 되는 요즘 어디든 떠나고픈 마음이 꾸물거리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글과그림 모임이 강화에서 한다고 하고 거기에 강원도 사는 막내 고모네도 온다는(차에 자리도 있다는) 소식에
강화에서 강원도까지 갔다 오는 여행을 강행하게 된 것.
사실 나 혼자 울림이 이음이를 데리고 먼길을 가는 건 엄두내기 조차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엄두 한 번 낼 수 있고 엄두 한 번 내 봤으면 도전 한 번 해볼 용기가 생긴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과 떠나는 대부분의 여행은 관계의 여행이다. 관계가 없으면 갈 수 없는.
사실 이번 여행은 모두 가족들과의 관계 덕분이다.
홍성에서 서울로 기차를 타고 가면 아버지가 영등포까지 마중와 주시고
강화에선 고모부차. 강원도에서 홍성으로 내려 올 땐 남편.
아이들과 이곳 저곳을 다니려면 여러가지 꼼수를 부려야 하는 법ㅋㅋㅋ
사실 나 혼자 애들과 가는건 홍성에서 기차 타고 가는 것 외엔 없어 여행이라 하기 좀 그럴 수 있지만
아이들 데리고 나오면 어디를 가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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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러가지 꼼수 끝에 출발한 강화.
그런데 시작 부터 난관. 우리가 출발하는 날 아침 올해의 첫 눈, 충남에는 자그마치 폭설이 내렸다.
가뜩이나 떠나기 전 날 남편 생일파티 하고 짐싸느라 새벽에 자 늦게 일어난데다 눈+출근시간으로 인해 결국, 원래 타려고 했던 기차를 노쳤다ㅠㅠ
그래도 그 덕에 간단히 아침 요기도 하고 처음 새마을호도 타보고 여유롭게 스타트!
애 둘에 짐이 이정도는 되~야~(그래도 지난번 보다 가방 하나 줄었음. 짝짝짝)
밖에는 눈이 펑펑!
연착까지 20분 가까이 되고... 여행은 기다리는 맛이지.
꼬박이 형제 드디어 기차 탑승!(새마을 호 처음 타봤는데 그래도 뭔가 좀 고급진 느낌ㅋ)
여기도 순식간에 우리집 안방됨ㅋㅋㅋ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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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해서는 할아버지 학교에서 누나 엉아들 만나 신나게 놀고
저녘에는 일 끝난 할머니 모시고 외식을. 룰루
잠들기 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장기자랑까지!
이번엔 황울림 작사작곡의 '우낀 사람이 이써떠요♬' 발표중ㅋㅋㅋ
귀염둥이 손주 역할 제대로 해내고 있는 우리 장남. 장하다~~
블로그에 글은 아직 강화에서의 첫날 뿐인데,
우리의 일정은 벌써 양양에서의 첫날이 지나고 있다.
강화에서 산책, 김장, 글과그림 할아버지 할머니들 만난 이야기 등- 이야기는 많은데 하루가 너무 빠르다.
하루야, 천천히 가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