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2013. 2. 17. 23:44 일기/꼬박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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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블로그를 하려니 뭐 부터 써야 할 지 모르겠다. 열흘이나 넘게 못 했네. 그 사이 또 여럿 손님들이 우리집을 방분 하기도 했고, 설, 졸업 등등 울림이랑 공식적인 외출도 꽤나 했다. 무엇보다 우리 울림이의 부단한 성장을 빼먹을 수 없고. 이 많은 이야기들 중 무엇을 먼저 써야 하나 고민하다 이 블로그의 이름이 '꼬박일기'인 만큼 울림이의 이야기를 먼저 기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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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1.     엎드려 목들기

요즘 울림이의 신기술은 엎드려 목들기다. 지난주 쯤이었나. 누워 있던 울림이가 끙끙 힘을 써가며 발을 높이 높이드는 모습 포착. 



이만치 다리를 들어올리는 울림이를 가만 보고 있으니 요녀석 자알 하면 뒤집기를 할 수도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편하게 뒤집기를 해 보라고 엎어 놔 봤더니 글쎄, 목을 번쩍!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닌가! 



아, 그 모습이 어찌나 늠름하고 대견스럽던지. 뒤집기 한 번 시켜보려다 발견한 울림이의 목들기 기술을 발견한 엄마는 하루종일 감동스럽고 신났더랬다.


그리고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더 오래 더 높이 목을 들고 있는 울림이.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도 멋지게 목들기를 하고 있는 황울림. 아이고 기특해!


히히, 할머니 나 잘하죠?



성장2.     앉기

울림이가 처음 엎드려 목들기를 하던 날, 이정도로 몸에 힘이 들어가면 혼자 앉을 수도 있겠다 싶어 벽에 앉혀보니 왠걸, 진짜로 앉네!

  

아빠 손 잡고 앉기


아직 혼자 오래 앉아 있진 못 하지만 이렇게 기대어 앉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엄마 허벅지, 다리 사이 등등 다양한 자세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가끔 밥 먹을 때 찡찡 대면 그렇게 앉혀 놓고 밥을 먹기도 한다) 



성장3.    목욕 즐기기

근래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목욕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 일주일 전 까지만 해도 목욕을 할 때 세수하고 머리감을 때 까지만 해도 잘 있다가 몸만 담그면 울어 재껴버렸었다. 그런데 며칠 전 목욕은 즐거운 것이라는 아빠의 세뇌 교육의 효과인지 물에 들어 가도 울지 않는다! 처음 물에 몸을 담궜을 때 코를 벌렁벌렁 숨을 헐떡헐떡 하며 울락말락 하다가 금세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가만히 있는다.


콧구멍이 벌렁벌렁 울락말락 울락말락

결국 으앙-

엄마 꼭 붙들고 으앙-

다시 콧구멍 벌렁벌렁 울락말락 울락말락

어? 생각 보단 괜찮은데?

오호...

하음- 할만 하네. (하품 하는 여유)

엄마 나 오늘 잘 하죠?

엄마, 오늘 목욕 괜찮았음요. 다음에도 잘 부탁 해요. 데헷

기분도 좋은데, 알몸 샷


어제 목욕 할 때는 정말 한 번 울지도 않고 잘 했다. 이젠 정말 물 속에 있는 걸 즐기는 듯. 이제 몸에 힘이 좀 더 생기면 첨벙첨벙 놀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울림이가 얼른 자라서 목욕물 받아 놓고 같이 씻고 싶다:-)



성장4.    길어 진 옹알이-엄마랑 대화

옹알이 인지 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무쪼록 울림이가 웅얼웅얼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특히 붕어이 같이 흐엉- 흐엉- 하는 소리를 자주 한다. 그럴 때 내가 마주보고 같이 소리를 내 주면 진짜 대화 하듯 꽤 오랜 시간 소리를 주고받는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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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눈 앞에 있는 물체를 보면서 그 물체가 움직이는 대로 시선을 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졸릴 때 잠투정을 하기도 하고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할 때 잠투정을 하기도 하고(잠투정 현상 = 젖을 거부 한다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줘도 울 때. 울면서 눈이 감길 때. / 대처 = 아기띠를 매고 둥기둥기 엉덩이 팡팡을 좀 하다 보면 잠든다.), 침이 더더더 많이 나와 턱받이를 해 줘야 할 것 같고(심지어 푸- 푸- 하면서 침을 뿜기도 한다), 똥이 더 질척해지고 냄새가 나는 등의 변화들도 있었다.


되돌아 보니 열흘이라는 요 짧은 시간 동안 울림이는 정말 많이도 성장 했구나. 아가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더니. 그 말을 정말로 실감하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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