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편해문 홍동에서 편해문 선생님 강의가 있었다. 조금 늦었지만 넘나 좋은 강의 였기 때문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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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10 '아이들은 위험한 놀이터가 필요하다'


첫 날 강의는 선생님이 설계하여 3년의 과정을 걸쳐 곧 개장 할 계획에 있던 순천 기적의 놀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이터는 어떤 것인지, 앞으로 홍성에는 어떤 놀이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는지에 이야기를 해 주셨다. 




기적의 놀이터

- 5월 7일 순천에 기적의 놀이터를 오픈한다.(사진에 보이는 그림이 기적의 놀이터 설계 도면)

- 놀이기구가 없다. 놀고 싶은데로 노는 곳이다.

- 탄성이 없다. 

- 물길과 그것을 이용해 펌프질 하는 곳이 있다. '공간 속에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들었다.

- 땅굴 미끄럼틀이 있다. 중간에 떡 버티고 있는 기구를 없앴다. 신나게 뛸 수 있도록.


- 지금 한국 어린이들에게 놀이터란, 엄마 아빠에게 허락받아야 갈 수 있는 곳.

- '기울어진 운동장'이 놀이터에 반드시 필요하다.

- 핸디캡이 많은 장소가 놀이터에 최적화 된 곳이다.

- 놀이터를 만드는 것은 모순에서 시작한다. 놀이터를 만들 때 가장 힘이 센 사람은 공무원, 즉 어른이다. 반대로 놀이터를 만들 때 가장 힘이 약한 사람은 아이들이다. 하지만 힘이 센 어른은 놀이터가 만들어지면 한 번도 오지 않는다. 

- 아이들을 어떻게 숨 쉬고 살아가게 할까. 이것이 나의 제일 큰 고민이다.


- 아이들은 파는 것을 좋아한다. 그 다음은 높은 것. 어디로 올라가나야 하는지, 어디로 내려가야 하는지 아이들이 결정 할 수 있어야 한다.(하지만 지금 한국의 놀이터에는 이것이 정해져 있다)

- 모래가 중요하다.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 때 모래 차를 다섯 번 돌려 보냈다. 그 다음 중요 한 것은 모래의 깊이. 자기 몸이 들어 갈 만큼 깊어야 한다.(1m-10m)

- 뭔가 새롭게 옮겨 갈 수 있는 공간(두 가지의 놀이)이 함께 있으면 좋다.(예를 들어 놀이터(활동적인 곳)과 만화방(정 적인 곳)이 함께)


- 아이들 성장에 맞는 놀이터가 필요하다.

- 부모는 놀이터에서 좀 떨어져 있어야 한다.

- (왕따, 폭력 같은) 학교의 문제는 학교 건물, 즉 설계의 문제에서 온다. 몸을 붙여 뭔가 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시선이 구조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옆에 있는 친구, 특히 약한 친구에게 시선이 가는 것이다.


- 홍성에서는 적정놀이터를 했으면 좋겠다. 안 쓰는 땅을 잠시 빌리거나 불법 점거를 해라.

- 적정 놀이터는 가장 비 전문가가 만드는 것이 좋다. 전문가가 하면 기존의 놀이터가 되어 버린다. 그러니 이런거 처음 만들어 보는 '엄마'가 만들어 봐야 한다.

- 홍성에서 적정 놀이터를 한다면 적극 도와 드리겠다.(고 말씀 하셨음!!!! 말뚝밖기ㅋ)


- 공동체 의식이 강한 곳의 오류. 아이들을 자꾸 어른들의 힘으로 대동놀이 시키려 한다. 

- 아이들은 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하자'고 말하면 하기 싫어한다.(접근을 달리 해야 한다)

- 창의 적인 사람은 법을 어기는 사람이다. creative의 시작은 강고한 제도, 규칙, 법을 벗어나는, 넘어가 보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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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11 '놀이는 아이들 영혼에 뿌리를 만든다'


이 날 강의는 맘먹고 선생님들과 엄마들을 혼내려고 맘 먹으셨던 것 같다(ㅋㅋ). 코 앞에 갓골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홍동초 선생님들이 있었는데 강의를 시작하자 마자 하신 말씀이 '유아 교육 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교육은 허망하다'로 시작하여 '교육은 종을 부리려는 마음이다'까지 갔으니 말이다. 아마도 여기가 '홍동'이기 때문에 더 과격하게 말씀하신게 아닌가 싶다. 나도 한편 뜨끔 했지만 시원한 부분도 많았던 시간. 




- '유아 교육'이라는게 말이 안 된다.

- '교육'은 허망한 구석이 있다. 

- 교육은 시키는 것이고, 놀이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 교육학은 몸으로, 삶으로 보여 주지 못하는 것을 설명으로 알려주려 하는 것이다.

- 놀이는 아이의 자리에서 말을 안 듣는 것이다.

- '고집'이 있어야 자아가 완성된다.

-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 다쳐야 배운다.

- (작은 목소리로)'나 저거 하고 싶은데...' 이게 놀이다.

- 놀이를 가르치려 하면 안 된다. 아이들은 타고난 놀이 전문가이다. 아이들을 불신하지 마라.


놀이란?

1. 말을 안 듣는 것

2. '나 저거 하고 싶은데...' = 놀 때 마음에 불편함이 없는 것. 욕구와 동기를 일으키는 것. 

3. '나 저거 하기 싫은데...' = 놀지 않을 권리가 있다.


- 산에 갔을 때 마구 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입구에서 나뭇잎만 뒤집는 아이가 있다. 둘 다 노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구 뛰는 아이만 잘 논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나뭇잎을 뒤집고 노는 아이도 최선을 다해 진지하고 놀고 있는 것이다. 


- 강제적 공동체는 군국주의와 마찬가지다. 공동체라는 군국주의.(자꾸 대동놀이 시키지마라) 아이들에게 공동체를 강요하지 마라.

- 대안적이라고 하는 곳에서 자주 벌어지는 오류는 '과잉'이다. '과잉'은 교육의 최학의 오류다.

- 걱정 하지 마라. 아이들은 다 알고 있다.


- 짧은 시기(유아, 유년기)에 너무 많은 변화를 꿈꾸지 마라.

- 다 다른 결이 있고, 아주 더디게 변해간다. 그러니 인위적으로 바꾸려 하지 마라.

- 현대 사회에는 하고싶은 것을 해 보고, 하기 싫은 것을 해 볼 시간이 없어졌다.

- 아이들의 동기를 알아봐 주어야 한다.


부모의 두 가지 덕목

1. 아이를 '보고' 있는지.

- 책이 필요 없다.

- 이야기 하고 다니는 사람(나같은 사람)의 야이기를 들을 필요 없다. 여기에 모여 있는 것도 문제다.(그런 면에서는 홍동에 독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

- 부모가 아이를 보고 있으면 아이에대해 물을게 없다.

- 귀가 몸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절대적인 시간을 쏟아부어 아이를 볼수 있어야 한다.

- 어떠한 경우에도 보고 있어야 한다.

- 마음을 들여다 봐 줘야 한다. '아, 니가 지금 그게 하고 싶구나'

- 아이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2. 아이들이 '언제 속이 차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 오로지(예외가 매우 적다) 엄마와 아빠가 '안정'이 되어 있을 때 속이 찬다.

- 엄마 아빠가 방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아이들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을 때.

- '안전'은 아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안정' 속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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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재밌었다! 


나는 사실 '편해문'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몰랐고 그랬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들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간만에 듣는 강의가 오랜만에 수업 듣는 기분이라 신나기도 했고, 또 마침 그 강의가 편해문 선생님 강의였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희열(?)이 있었다. 더구나 나는 '놀이터'라는 키워드 자체에 관심과 흥미가 많았고, 마침 놀이와 놀이터를 좀 더 아이들의 시선에서,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 나가려는 편해문 선생님의 강의가 나에겐 정말 오아시스와 같은 희망이었다.


마침 이 강의를 들을 때 쯤이 울림이의 자아 분열이 너무 심했던 때라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는데 강의를 듣고 안심이 되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했다.(선생님은 그러면 안 된다고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선생님의 이번 강연에서는 그런 아이들 속에 엄마라는 존재는 옆으로 슬쩍 밀어 둔 것 같아 한 편으로는 좀 서운? 답답? 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님 말마따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말에 너무 휘둘릴 필요도 없고, 그 누구의 말이 정답은 아니니까 나는 또 나마의 방법을 찾아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덕분이 힘을 많이 얻었다! 내가 꼬박이들을 더 믿을 수 있게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놀이터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그 목표가 꼭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강의를 듣고 자극받아 책도 몇 권 샀는데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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