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2017. 4. 24. 13:46 일기/꼬박일기



1


집에선 언제나 (누굴 닮아서)수다 떠는걸 좋아하고 대화 하는 것을 좋아하는 울림이. 

말이라는게 매일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쉴틈 없이 하는 것이라 느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요즘은 확실히 울림이랑 대화 하는게 점점 더 재밌어 진다.

그럴때 마다 울림이의 언어 세계, 울림이의 세상이 더 넓어 졌구나 느낀다.










(차 타고 가다 돌이 많은 곳에서 우당탕탕 한 뒤)

울림 ; 아빠! 차 바닥 안 깨졌어?

아빠 ; 응 이정도로는 안 깨져

울림 ; 아빠 차에 대해서 잘 알아?


-

울림 ; 엄마~! 걱정하면 더 무서워져~ 걱정 안 하면 안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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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 입이 두개였으면 좋겠다. 아니, 네개!

나 ; 왜?

울림 ; 아빠랑 말하고, 엄마랑 말하고, 이음이랑 말하고. 아, 그럼 세개면 되겠네. 그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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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 아빠, 아빠는 왜 회사 갔다 오면 얼굴이 달라져?

아빠 ; 그래? 아빠 얼굴이 달라져?

울림 ; 응. 집에 서 나갈 때랑 회사 갔다 왔을 때랑 얼굴이 달라

아빠 ; 어떻게 달라?

울림 ; 음... 그냥 얼굴이 차가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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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 진수 아줌마가 선물해 주신 티베트 어린이들이 히말라야를 넘어 다람살라로 가는 이야기 책을 읽고난 뒤)

나 ; 슬픈 이야기다 울림아... 그치

울림 ; 그 형이 죽는 것만 아니면... 재밌는 이야기 였는데...

나 ; 그러게... 그런데 울림아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딘가 에선 나쁜 어른들 때문에 저렇게 죽는 어린이 들이 많대. 우리 오늘 자기 전에 기도 해 주고 잘까? 

울림 ; 울림이가 자기 전에 많이많이 생각해서 꿈에서 그 나쁜 사람들을 총이랑 칼로 무찔러 줄거야.

나 ; 총이랑 칼은 안돼 울림아.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만들거든. 울림이가 총과 칼을 가지고 가면 또 다른 사람이 울림이를 무찌르려고 총과 칼을 가져오고 그렇게 계속계속 싸우면 끝이 날 수 없잖아. 총과 칼 없이 나쁜 어른들의 싸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울림 ; 음...... 아! 좋은 생각이 났다! 울림이가 로봇을 하나 만드는 거야. 근데 그 로봇은 보기만 해도 깔깔깔 웃음이 나오는 로봇인거야. 그래서 그 나쁜 어른들이 싸움을 하러 왔다가 그 로봇을 보고 깔깔깔 웃느라고 싸우지 못하는 거지!

나 ; 와~!! 울림아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다. 그럼 우리 내일 그 로봇 한번 만들어 보자. 그리고 자기 전에 기도도 해주고, 또... 우리가 전에 대통령은 물러가라 하러 갔었잖아. 그걸 시위라고 하는데 나중에 나쁜 어른들 싸우지 마세요! 하는 시위 할때도 같이 가자. 어때?

울림 ;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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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 엄마~ 소금쟁이 다리 하나 없는 애는 잡지 말자.

나 ; 그래그래, 근데 다리 하나 없는 애도 있어? 불쌍해라...

울림 ; 응, 불쌍해... 병원도 없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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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 책을 읽다가 주인공인 곰돌이가 책을 읽는 이에게 질문을 건내는 부분을 보고)

울림 ; 엄마, (곰돌이가)누구 한테 말하는 거지?

나 ; 울림이? 

울림 ; 이 책 울림이가 썼나?

나 ; 잉?ㅎㅎ

울림 ; 엄마, 이 책 울림이가 썼나봐. 울림이가 이야기를 생각하고 잠들었을 때 바람이나 해님이나 친구들이 와서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들고 갔나봐!





2


지금은 딱히 기록 해 둔 것도 없고 기록 할 만큼 기억이 남는 말들은 아니지만,

스스로 말하기를 열심히 터득해 가고 있는 이음이의 말들.

이음이 특유의 발음과 억양들이 너무 귀여워서 무슨 말을 해도 사랑스럽다.










오늘 울림이랑 이음이랑 나랑 셋이 소풍 갔다가 빵터진 이음이 말.


항아! 또띤해! 짜끼리야! 

(형아! 조심해! 찻길이야!)


이젠 나름 문장을 구사 하는게 신기하고, 신비롭고, 기특한. 세쨜 임미...더럽<3

(이음아 미안해 몇 마디 안 되더라도 많이 적어 둘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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