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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꼬박이의 이름은 '우리'로 정했다. 황우리.
아직 가족들 사이에서는 우리 보다 꼬박이가 더 익숙 하지만, 자주 불러주다보면 울림이 이음이 처럼 익숙해 지겠지.
나는 사실 이름에 큰 뜻을 두지 않고 이쁜 우리말 이름이면 된다, 정도 였기 때문에 어떤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막상 우리의 이름을 우리의 이름을 짓고 나니 '우리를 우리답게 살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아이'가 아닐가 하는, 혼자만의 의미를 두었다.
그런 나(얼렁뚱땅 부르기 좋은, 혹은 예쁜 이름을 선호하여 결정하는, 그러고 나서 의미를 부여하는ㅎ)와 달리
남편은 아이들 이름의 뜻이 서로 연결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명 한명 고민을 많이 했다.
남편이 생각한 울림, 이음, 우리의 뜻은 이렇다고 한다.
첫째 ’울림'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떠올렸다. 좋은 생각과 삶으로 많은 이들과 공감을 이루길.
둘째 ’이음'도 비슷한 의미이다. 말 그대로 연결이 주는 좋은 힘을 세상과 나누면서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
셋째 ’우리’는 형들 이름과 합을 맞추어 지었다. 소외 없이, 다름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하나가 되어 ‘우리’를 이루기 바란다.
세 형제 모두 ㅇ으로 시작하는데, 뭔가 동그라미가 주는 묘한 예쁨과 의미가 느껴지기도.
이름짓기는 생각만큼 어려웠지만 아주 즐겁고 뿌듯한 과정이었다. 매일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경건하게 꼬박이네 가족이 살아갈 미래를 다짐해 본다.
앞으로 잘 지내 보자 우리야!
우리가 태어난지 오늘로 13일째. 이제 거의 2주 남짓 되었는데, 벌써 훌쩍 큰 느낌이다.
그동안 우리는 태어나고 바로 다음날 밤, 어디가 안 좋았는지 몇 시간을 울었던 것과
며칠 전 코로 젖이 역류 하고 10분간 숨을 재대로 쉬지 못 하고 울었던 것(그 후로 숨 쉬는걸 자꾸 확인 하게 된다)
빼고는 잘먹고 잘자고 (많이)잘 싸고 순딩순딩 하게 잘 지내고 있다.
아직 아기라 밤에는 3-4시간씩 깨서 수유를 해야 하지만ㅠ 그래도 식구들이 자는 시간에 잠드는 것이 어디냐- 하고 감지덕지 하고 있다.
(어쩌면 자기가 잘 수 있는 시간이 이때 밖에 없다는 것을 벌써 깨달은 것 일지도...ㅋ)
그보다 나는 음식 먹는 것 부터 움직이는 것(집안일, 외출 등등...) 씻는 것 까지- 내 몸을 내 맘대로 하지 못 하니 좀 우울하다.
(아마 이제 몸이 좀 움직일만 하니 몸이 근질거려서 그런 것 같기도...)
더욱이 매일 건강한 밥과 반찬만 먹으며 8시만 되면 잠들어버리는 너무나 건강한 삶이 왠지 모를 허탈 하달까...
요즘 윤식당만 보면 맥주가 엄청 땡긴다ㅠ 맥주는 고사하고 시원한 사이다라도 한잔 먹고 싶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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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 이음이는 각자의 심경 변화를 나름 잘 헤쳐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처음 태어나자 마자는 각자 서툰 표현들이 이리뛰고 저리뛰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자리 잡는 기분.
그래도 우리에게 (아직까지는)동생을 배려하고 귀여워 할 줄 아는 따뜻한 형아들이 있어서 다행: )
(엄마 처음 씻은 기념 사진ㅋ)
(요즘 낮잠 자는 풍경)
그래도 이음이 태어났을 때 울림이가 힘들어 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울림이 이음이는 서로가 있어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하루에도 수십번 소리치고 울고 싸우는 녀석들이지만,
울림이는 이음이에게 이음이는 울림이에게 외롭지 않게 해주는 좋은 벗이다.
그래서 한편 울림이에게 이음이가, 이음이에게 울림이가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앞으로 우리도 그 사이에 끼어 뛰노는 날이 오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