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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남편이랑 주말을 마무리 하면서 '이번 주말은 뭔가 꽉 차게 잘 보낸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놀고 하고 싶은 일들도 하면서:)
그럴 수 있었던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원이의 방문! 이번주에 가족들 얼굴을 다 보고 싶다며(아마 요즘 우리나라와 북한의 불안한 관계 때문이었던 듯) 전날 밤 우리 집에 오겠다는 반가운 기습 통보 후 금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있다 갔다. 지워니가 있으면서 울림이 목욕, 나랑 놀기(?) 등을 함께 해 준 덕에 남편은 푹 쉬고 나랑 울림이도 즐거웠다ㅎㅎ
지원이가 오기로 한 금요일. 아침부터 늦잠을 잤다는 지원이의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최단거리, 빨리 만날 수 있는 최선을 방법 등을 찾아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결국 남편이 전주 출장 가는 길에 따라 나가 지원이를 데려 오기로 했다. 반가운 맘에 정태인선생님 강의를 포기하고 얼떨결에 세 식구가 갑작스런 전주 나들이. 부랴부랴 지원이를 데리고 남편 회의 장소인 금암초로 고고씽! 남편이 회의를 하는 동안 지원이랑 울림이랑 셋이 간만에 초등학교 구경도 좀 하고 오는길에 마트에 들러 먹을 거리랑 배란다 텃밭 준비물 등등을 사고 집으로 왔다.
아련 돋는 수돗가 앞. 우리 울림이는 언제쯤 학교에 가려나~
엄마, 엄마 여기가 어디예요? 마트? 우왕 신기하다 재밌다~ 히히히
오오오?
히히히-
에고, 힘들었다. 집으로 가자아아-
돌아와 지워니가 조아하는 크림 스파게티를 해 먹었다. 배부르게 먹고 지원이랑 동내 한 바퀴 뛰고 돌아와 울림리 목욕 시키고 그 사이 남편은 잠들고 그 다음 울림이를 재우고. 나는 지원이랑 맛난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늦게까지 아빠 어디가를 씬나게 보다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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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주말, 토요일 아침! 이날 따라 새벽 부터 일어나 잠들지 않는 울림이와 고군분투 하다 겨우 재우고 나니 아침 먹을 시간. 빵과 고구마로 아침을 차려 먹고 한바탕 청소도 하고 있다가 다솜이와 승태 오빠, 그리고 산촌유학 센터 조태경, 지아가 선생님 부부의 방문.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 다들 일찍 일어서고 이후 바람오빠 풀무 친구 세 명 방문. 같이 고기 구워 먹으면서 한잔 하고 또 얼마 안 있어 가셨다. 부랴부랴 뒷정리를 하고 지원이랑 간식거리를 사와서 또 아빠 어디가를 보다가(ㅋㅋ) 잠들었다. 그 날은 잘 몰랐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정도로 꽤나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군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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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주말의 끝, 일요일. 지원이를 12시 차에 가까스로 태워 보내고 주말 내내 산에 가고 싶어 하는 나의 요구와 베란다 텃밭에 필요한 흙, 그리고 멀지 않은 곳. 이 세가지를 적당히 충족 시킬 만한 곳을 찾다가 삼례 바로 옆에 있는 비비정 마을에 다녀왔다. 안 그래도 새로 지은 카페와 농가식당이 궁금 하기도 했고.
비비정에 도착해 보니 작년 여름 골격만 갖추고 있던 건물이 아주 멋진 건물이 되어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카페는 점심시간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다 농가식당에 들어가니 예상치 못한 소영식 소장님과의 만남. 비비정에 올 때마다 몇 번씩 봤던지라 반갑게 맞아 주셨다. 덕분에 맛난 간식(식혜, 강정, 녹두묵 누룽지!)도 얻어 먹고, 그동안의 비비정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반가 웠던 것은 이곳에 내가 참여 할 만한 재미 있을 일들이 있다는 것. 거기에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텃밭을 공짜로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 다는 것. 하지만 텃밭은 집과 거리가 꽤 멀어 고민이다. 어쨌든 반가운 소식들이 다시 기운이 불끈 불끈!
멋지게 변한 비비정 카페! 밤에 오면 야경이 끝내 줄 듯.
멋진 공연장 까지!
고 앞에서 한 컷!
카페에서 식당 내려가는 돌 계단. 마을 이장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멋진 계단. 울림이 안고 있으니 조심조심 걸어가는 엄마.
고렇게 내려가면 요래 멋진 식당이!
토요일 만큼 덥지도 않고, 지난 겨울 처럼 춥지도 않은 적당한 봄 날씨가 아주 아주 기분 좋은 날 이었다. 무엇보다 울림이에게 이쁜 꽃과 나무,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고운 흙을 보여 줄 수 있어 참말로 좋았다.
황울림이 처음 본 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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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베란다 텃밭에 쓸 흙을 잔뜩 실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자마자 점심을 먹고 세 식구 모두 낮잠 한바탕 자고 일어나 또 저녁 먹을 시간. 부랴부랴 저녁을 차려 먹고 베란다 텃밭을 만들었다. 이 곳 저곳에서 구해오고 주어 온 텃밭 상자에 비비정에서 가져온 좋은 흙을 채워 놓으니 베란다 텃밭이 드디어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여기에 남편이 멋진 조명 까지 달아주니 너모나 아늑 한 공간이 만들어 졌다. 여름엔 여기서 돗자리 펴놓고 자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여기에 선반도 달고 그 위에 텃밭 상자 더 구해서 더욱 푸짐하고 이쁘게 만들어야지:) 이얏호!
그리고 자기 전 이모들과의 영상통화로 하루 마무리.
여러모로 알찼던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