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길었던 코로나 주간이 끝나고(3주라니... 어째서 유일하게 안 걸린 내가 제일 긴 시간 격리를 한 기분이 드는지?) 드디어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 오늘 이음이까지 학교에 가고, 오랜만에 우리랑 둘이 있으면서 미뤄둔 일들을 하나씩 해결했다.
나는 오전내내 청소를 하고, 우리는 오랜만에 혼자 남아 장난감 재료를 마음껏 쓰고 어김없이 아랫집 할아버지네 달려가 얼굴이 벌게 지도록 신나게 놀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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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후에는 울림이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왔다.
울림이는 여전히 학교에서 조용한 관찰자에 작고 귀여운 친구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 같다.
집 밖에선 저렇게 다른 모습으로 지낸다는 울림이의 얘기를 매번 똑같이 듣고 있는데도 들을 때마다 신기하다.
집에선 가장 시끄럽고 자기주장에 강한 녀석인데.
여전히 평민(+일반사람) 이라는 울림이의 꿈도 이상 무.
평민이 되기 위해서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데부분 하지 않아야 하는구나.
하지만 엄마는 울림이가 울림이네 반 남자아이들 중 머리가 가장 길다는 것에서 벌써 꿈에서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 드네... (그러니 제발 머리 좀 묶거나 잘라줘...)
어찌 됐든 입학할 때 2학년 때까지만 다닌다던 울림이가 벌써 4년째 무탈히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근데 최근엔 벌써 중학교는 가지 않겠다고 선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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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우리 집에서 개구쟁이 원탑 황울림 이지만, 나의 철없음도 여전하여서 그런진 몰라도 부쩍 큰 울림이가 이제는 약간의 조력자 느낌이 든다.
얼마전 축구 시합이 있기 전날 몇 주간의 결장(코로나로 인해)으로 불안해하는 엄마를 위해
아직 덜 회복 된 몸으로 엄마와 연습도 함께 해주고 당일에 조깅도 함께 해주어 얼마나 고맙던지...
2.
오늘은 갑작스레 울림 이음이가 이모네서 자게 되었다.
우리는 얼떨결에 외동아들이 되어 혼자 하고 싶은 말 다하고(평소에는 손들고 한 사람씩 얘기해야 함) 책도 자기가 보고 싶은 걸로만 세권이나 읽고 엄마 아빠 사이에서 신나게 잠들었다.(엄마 옆에서만 자고 싶다고 했는데 아빠가 억지로 끼어듦)
지원이가 홍동에 와서 산지도 2년이 되어간다.
종종 싸우고 서운했던 날들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같이 웃고 울며 힘이 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가까이 살아서 서로의 필요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물론 든든하지만
그보다는 기쁘고 힘든 순간순간에, 크고 작은 일상 속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