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울림 : 엄마 피카소는 왜 유명해? 피카소 그림을 왜 좋아하는 거야?
엄마 : 글쎄... 어른이 되면 될수록 아이 같은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거든. 근데 피카소가 그걸 잘해서 그런거 아닐까? 그러고 보면 참 이상해. 어른들은 아이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고, 아이들은 어른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잖아. 왜 그럴까?
울림 : 어른들은 아이들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하고 아이들은 어른들 그림을 그리기 어려우니까?
엄마 : 자신들이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 같은 걸까?
울림 : 응
엄마 : 울림이는 어떤 그림이 좋아?
울림 : 나는~~ 내 그림!
자기애 참 강한 황울림ㅋㅋㅋ 나는 그런 네가 좋아. 오래오래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에게 몇 없는 부모로서의 바람이다.
2
이음이는 지난달 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이음이의 첫 피아노 선생님은 작년에 함께 공연을 진행 했던 동연이 형: )
작년 동연이의 피아노 공연을 보며 손가락을 꼬물거리던 이음이는 이후에도 계속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학원을 보내야 하나 과외를 찾아봐야 하나, 학원을 보낸다면 어떤 학원을 보내야 할지, 과외 선생님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수십 가지 고민만 하다 몇 달을 흘려보냈다. 안 되겠다 싶어(+남편의 부추김으로) 동연이에게 상담을 하다가 직접 배우게 된 것. 다행히 이음이도 즐거워하고 두 사람을 이어준(?) 엄마도 뿌듯해하며(정작 동연이는 어떤지 모르겠지만...여튼) 행복하게 진행 중.
어제도 동연이 형네서 피아노를 치고 나오던 이음이는 "엄마 손가락이 간질간질해. 피아노가 치고 싶어서~"라며 설레어했다.
3
최근 나의 단짝이자 껌딱지 '우리'. '우리'는 요즘 바쁜 엄마를 따라다니느라 덩달아 바쁘다.
그래도 옆에서 조용히 자기 할 일 하며 기다려주는(혹은 어쩔 수 없이 익숙해진) '우리'가 참 고맙다.
4
어제는 바깥 일정이 있어 멀리 다녀온 남편이 밤늦게 집에 들어오며 (웬일로)야식을 사 왔다.
고급진 새우 초밥이었는데, 저녁으로 먹다가 나와 울림이가 생각나서 싸왔다고.
집을 들어설 때부터 내가 좋아할 것을 상상하며(뭐든 챙겨 오면 좋아함) 이미 뿌듯해져 있는 남편의 표정이 귀여웠다.
우리도 벌써 올해로 결혼 10년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