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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무지 오래 된 것 같은데 일주일 밖에 안 됐네), 간만에 모교 성공회대에 다녀 왔다. 갑자기 학교에 가게 된 것은 CB센터에서 남편을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국제 협동조합심포지움에 보내주었기 때문. 원래 일주일 전 쯤 간다고 신청 했으나, 신청이 다 차서 못 가게 된 줄 알았는데, 심포지움이 있기 하루 전날 갑자기 다시 갈 수 있게 된 것. 이틀 동안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는 다솜, 해솔이네서 자기로하고 부랴부랴 새벽까지 짐싸고 다음날 새벽에 졸린 눈을 부비며 출발@,@
늦게 도착해 오전타임 쉬는 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나도 한 번 들어 보겠다고 야심차게 황울림을 안고 입장. 하지만 그것도 잠시,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엄청난 집중도로 인하여 울림이의 작은 소리도 방해가 될 것 같은 분위기에 금방 나올 수 밖에 없었다ㅜ,ㅠ
그래도 모교라 이곳 저곳 쉴 곳들이 있어서 다행. 여우터를 갈까, 탈방에 갈까 고민하다 울림이에게 엄마의 추억이 깃든 이곳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오며가며 탈것들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탈방 고고싱!
그래도 어딜 가나 금세 적응하고 잘 있어 주는 착한 우리 아가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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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 점심시간 이후 부터 하나 둘 모여든다. 첫 만남은 얼마 전 우리집에 놀러와 느긋함의 진수를 보여주고 간 수민이와 토끼풀! 우리집 왔을 땐 여고생들 같았는데, 갑자기 여대생으로 변신했네ㅎㅎㅎ
(두 사람 사진은 이것 밖에 없넹ㅜ,ㅠ)
행사장에서 나눠준 친환경 도시락도 맛나게 먹고
얼마 안 있어 호지 맑꼬 등장:) 황울림 뒤집기 감상중.
이..이모, 나한테 왜그래요?
귀여워서 그러지.. 후후후...
호지 맑꼬가 놀다 가고 나도 다시 한 번 심호지움 입장 시도. 맨 뒷자석에서 일어났다 섰다 하며 듣다가 다시 나와 내사랑 길치지원과 상봉!
탈 (울림이를 아주 조심스럽게 안아봐도 되냐고 물어봤던)새내기 준기군과도 한컷
울림이의 이유식을 위한 믹서기를 선물해준 희영이 이모와도 한 컷
그렇게 학교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하고, 해소리 다소미가 사는 자취방으로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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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다솜이와 해솔이, 그리고 이번에 입학하게 된 해솔이 동생 나래까지 셋이사는 무려 아파트에서 묵게 되었다. 네 평 남짓한 단칸방에 다솜이랑 둘이 꾸역꾸역 살던 우리가 아파트에서 심지어 자취를 하는 날도 있다며, 우리 진짜 출세(?) 했다며 하하호호. 나는 도착하자 마자 요즘 최대 관심사인 그릇 탐구. 오메, 여기 심지어 명품 그릇까지 있네. 거기에 키친 요정 나래느님이 있어 그런지 후라이팬도 여러개, 미니오븐에, 압력 밥솥까지. 여긴 어디 너넨 누구@,@
그렇게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집구경을 슬슬 마칠 때쯤 다솜이 귀가. 해솔이는 약속이 있어 늦고 자취4년차 김다솜과 키친요정 나래느님의 요리시간! 마침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해솔이네 아줌마가 다녀가셔서 맛난 음식을 한짐 주고 가셨다며 이것저것 꺼낸다. 그리하야 오늘의 메인 메뉴는 등갈비님!
발사믹소스 제조중인 나래느님*,*
등갈비님 등장*,*
지글지글 보글보글 뚝딱뚝딱 척척척 요리가 중, 후 반부를 달리고 있을 때 승태삼촌 등장. 울림이가 그래도 몇 번 봤던 얼굴이라고 즐겁게 반겨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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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완성된 오늘의 만찬! 으아, 지금봐도 군침 도는 푸짐한 밥상*,* 혼자도 아닌 온 식구가 갑자기 쳐들어와 집을 점령(?)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진수성찬까지 차려주다니. 아무것도 준비 해 오지 못한 내가 부끄럽고, 또 미안하고 그보다 더한 고마움이 있던 순간들.
이렇게 푸짐한 저녁을 아주 열심히 먹는데, 울림이가 하루종일 밖에 있느라 피곤했는지 밥먹는 엄마 품에서 착하게 잠들어 버렸다. 으잉? 이게 왠일? 4개월 울림이 생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또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하지만 울림이의 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잠시. 귀엽고 사랑스럽게 혼자 잠든 울림이는 갑자기 뭔가 서럽고 비통한 아기로 변신해 지금까지 중 가장 긴 잠투정을 했다. 남편이 아기띠로 갑자기 이유 없이 엉엉 우는 울림이를 겨우 재웠다. 코딱지가 볼에 붙을 정도로 울다 잠들었다능ㅜ,ㅠ
그렇게 울림이를 겨우 재우고 적당히 늦은 시간까지 광대뼈가 아프도록 웃으며 이야기 하다 우리도 함께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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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남편은 일찌감치 협동조합 강연을 들으러 가고, 나와 울림이는 강의를 듣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늘은 친구들 얼굴이나 한 번씩 더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느지막히 학교에 갔다.
전날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엔 언제나 기분좋이은 황울림. 다솜이 이모랑 아침 체조, 쭉쭉!
어때요 나 멋지죠?
헤헷
이모, 이모 있잖아요
이모는 나 어떻게 생각해요?
어, 어라? 이모..?
이모 이.. 이러지 말아요, 난 아직 어리단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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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작은 학교 답게 밖에 앉아 있으니 이곳 저곳에서 아는 얼굴들이 지나간다. 오늘의 모임장소는 자연드림 앞 데크! 마침 햇볕도 따땃한게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 하기 좋은 날씨:)
새벽같이 올라 오신 CB 식구들과 성공회대 친구들이 모두 모여 울림이 구경중ㅎㅎ
울림이가 태어나 본 사람 중 가장 큰 사람. 빌궁 삼촌도 만나고
가짜 가족사진도 찍어보고
효현쌤이랑도 한컷
까꿍까꿍 놀이에 함빡웃음까지: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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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늦게 먹기도 했고, 지원이가 계속해서 늦어져 기다리다 점심을 늦게 먹게 됐다. 그래서 였는지 누구도 배고프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눈앞에 도시락이 펼쳐지자 엄청난 속도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지원이가 잠깐 물 뜨러 간 사이 밥이 절반 이상 없어져서 깜짝 놀랐다며... 모쪼록 간만에 학식에서 도시락 까먹으니 참 좋더라:)
사진 찍을 세도 없이 사라져 버린 도시락. 역시 도시락은 언제 어디서 뭘 먹든 꿀맛!
땡땡이 치다 딱 걸린 인혁이도 만나 하하 호호.
인혁아 우리 울림이 떨어 뜨리면 안돼ㅜ,ㅠ
급속도로 배불리 점심을 먹고 친구들은 수업들으러, 나랑 지원이랑 울림이는 다시 우리집 안방 같은 탈방으로. 탈방에서 정으니 언니도 만나고 어제 본 탈것들도 다시 만나고 띵까띵까 놀다가 이제 슬슬 집에 갈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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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서울외각에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 서울에 메카 홍대가서 기분좀 내다 갈까 하다 강연이 끝난 시간이 출퇴근 시간과 겹쳐 포기. 역곡의 홍대와 같은 분위기를 내는 꿈다방 밑에 새로 생긴 공부방옆 다락방에 갔다. 내가 졸업할 즈음 생긴 곳이라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친구들이 올린 아담아담 앙증앙증한 사진만 봤었는데, 이렇게 오게 되다니. 언젠가 또 올 지 몰라 스템프도 받아놨다ㅎㅎ
1층엔 자리가 꽉차 2층 다락방에 안착.
황울림, 유체이탈 시도중
구란데ㅎ
언제 어디서나 아크로바틱 활자세를 시도하는 황울림선수
엄마손, 아빠손 양쪽에 하나씩 잡고 앉기 시도!
도시락 하나씩 시켜 놓고 기다리는 중
엄마 거기 있죠?
드디어 도시락 등장!(뚜둥)
아빠 나도 머꼬시포요. 후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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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무리까지 즐겁게 끝마치고 드라마 할 시간 맞춰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 왔다. 1박 2일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네. 갑작스레 올라가게 되어 짧은 시간 머물러 있느라 못 보고 온 사람들도 많아 아쉽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부담없이 즐겁게 지내고 올 수 있었던 시간 이었다. 아직 학교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좋았고. 흐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