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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훈련소에 간 4주 동안 나와 울림이는 서천에서 강화, 강화에서 서울, 서울에서 완주로 떠돌아 다닐 예정. 그래서 지금은 좋은 공기 마시며 맛난 것도 많이 먹으면서 시부모님과 즐겁게 서천에 머물고 있다. 남편이 훈련소에 들어가고 첫날에는 서천에 머무는 동안 즐겁게 지낼 일정을 짜고, 부부가 되는 과정이랄까 함께 사는 이야기랄까 고런 의미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다음 날은 이곳 마을 이웃 분들을 만나 인사도 나누고, 시아버지랑 판교역까지 야간 데이트도 했다. 어제는 시어머니랑 하루종일 드라마 보면서(직장의 신 완전 재밌음!) 꾸준히 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냈고. 히히


요것이 시부모님이 정성껏 짜주신 앞으로 서천에서의 일정:)


마을탐방, 윗집 할머니와의 만남:)


요건 내가 시부모님께 만들어 드린 두부 스테이크!(사실 어머니가 맛있는거 훨씬 많이 해 주셨는데 내가 해드린 것만 사진 찍어 놓고 올리는 나쁜 며느리ㅜ,ㅠ)

시어머니와의 방구석 데이트, 드라마보기:)


요건 시아버지가 우리 외삼촌 장례식 다녀 오시는 길에 사다주신 예쁜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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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 하루종일 비가와서 집에만 있던 마을 사람들도 하나 둘 나와 인사도 나누고, 마침 옆집에 놀러와 있던 울림이 친구도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날도 좋고,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나와 밭일도 하고 오며가며 인사도 하니 이제야 진짜 주말 아침 같았다.


옆집 친구 혜온이

윗집 아주머니에게 수선화 분양중이신 어머님

그냥 좀 뚱한 울림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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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전을 조금 분주하게 보내고 오후에는 어제 비가와서 못 가본 보령호를 가보고자 김밥을 싸서 집을 나섯다. 보령호에 가는 길에 벚꽃이 만개 했을 거라 기대하며 룰루랄라. 보령호 가기 전에 시부모님이 종종 가신다는 인적드문 명당, 심동마을에 벚꽃길을 보고 그 동네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었다:)



도시락 다 까먹고 다시 보령호로 출발. 보령호에 거의 도착할 때쯤 보령호 방향의 벚꽃길은 이미 정체중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을 조금 바꿔 보령호에 가지 않고 벚꽃길만 거닐기로 하여 반대방향으로 U-turn! 그렇게 가다 동백꽃이 피어 있는 것을 반견하여 동백나무 숲길에 갔다. 가는길에 뒤에서 뻗어버린 나와 울림이. 그런 나와 울림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주시다 일어난 울림이가 찡찡대서 젖 먹는 동안 또 기다려 주시고, 거기에 울림이가 똥까지 눠서 똥기저귀 갈 때까지 아낌없이 기다려 주시는 우리 시부모님...ㅜ,ㅠ


편백나무 숲 길에 도착 할 때까지 가는 내내 잠들어 있던 황울림. 자꾸 저렇게 꼬꾸라진다.

그래서 고민끝에 발견한 엄마의 대안법

며칠 안 씻겼더니 볼이 꾀죄죄


가는 길에 보이는 보령호에 대한 시아버님의 설명도 듣고

이 호수 밑이 원래는 마을 이었다고. 


그리고 다시 보령호를 향해 가는데, 옴마나. 차들이 길게 줄 서서 기어가고 있네@,@


그래서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햐- 이쁘다 이뻐.

네비 없이도 구석구석 좋은 길만 골라가시는 시아버지. 우왕


그리고... 도착 해서도 쿨쿨 단잠에 빠지신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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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고런 우여곡절 끝에 차에서 나와 단밤을 까 먹으며 동백나무 숲길을 걸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길에 바람이 차 그리 오래 있진 못 했지만 차에만 있다 이렇게 나와 걸으니 참 좋았다. 동백나무도 예쁘게 피어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예쁘게도 달려있는 동백꽃.

울림아, 이게 동백꽃이야. 이쁘지?


시부모님들도 기념사진 한 컷

우리도 한 컷

노을을 바라보고 계시는... 설정의 사진ㅎㅎ


소나무 숲길에서도 한컷


요건 아버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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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숲 길을 걸은 후에는 VVIP들만 모시고 가신다는 해안 길을 따라 말로만 들어봤던 '선바위가든'이라는 횟집에 갔다. 어느 해안가 작은 마을 가장 귀퉁이에 허름해 보이는 작은 식당 선바위가든. 요것이야 말로 숨겨진 맛집이로구나! 겉으로 보이는 포스와같이 내실도 아주 알찬 곳이었다. 여러가지 알찬 반찬들과 꼬들꼬들 자연산 회의 맛이란. 시아버님이 푹 빠지실 만한 곳이었다.


요건 회가 나오기 전

이거시 말로만 듣던 자연산 우럭 회! 뚜둥

꼬들꼬들 야들야들 진짜 맛난당!*,*


배부르고 맛나게 밥을 먹고 나중에 바람오빠 나오면 그때 또 다 함께 오자 하며 나왔다. 선바위가든이 좋은 두번째 이유는 바로 옆 아담한 해안가의 해질녘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노을이 안 비친데다 저녁 바람이 너무너무 차져서 잠깐 나왔다 도로 후다닥 들어가버렸다. 그래서 요것도 담에 바람오빠 왔을 다시 오기로ㅎㅎㅎ


모쪼록 오늘 나들이도 일정을 꽉꽉 채워 다니면서도 여유롭고 기분좋은, 아주 알찬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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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직은 남편 없는 하루하루를 큰 무리 없이 즐겁게 보내고 있는 중. 하지만 늘 생각나는 울 남편. 요즘 하루에도 대여섯번 이야기 나누는 것 중 하나는 '바람인 지금 뭐 하고 있을까?'이다. 그 물음에 우리끼리 상상해서 이야기 하기도 하고, 여기서 유일한 군필자이신 시아버님의 경험담을 들으며 웃기도 하면서 오빠를 생각한다. 그럴 때 마다 오빠가 더 보고싶지만 그래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냈겠구나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 이왕 간 김에 운동 열심히 한다 생각하고 더 건강해 져서 돌아왔으면 좋겠네. 오널도 화이팅, 울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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