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 15일(225일) / 7.7kg
1
요즘 나는 나태나태 병에 걸린 것 같다. 특히 아침에 남편 도시락이랑 아침 싸서 보내주고 나면 그대로 방에 누워 울림이랑 뒹굴뒹굴 거리기만 하고 있다. 요즘은 왜이리 뭐 하는게 귀찮게만 느껴지는지. 날이 더워 그런가. 무엇보다 귀찮은 것은 밥 해먹기. 예전엔 혼자 있어도 잘 먹어야 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어 먹었는데, 요즘은 뭐 해 먹는 것이 너무너무 귀찮다ㅠㅠ 아무튼 요 며칠 이 나태함과 무료함에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블로그도 거의 못 했드아. 주변에 '요즘 꼬박일기가 뜸하다'는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들려와 다시 화이팅. 이제 길게 써야된다 생각하지 말고 사진 한 두장, 글 한 두줄 이라도 자주 올리는 습관을 가져야지.
2
요즘 울림이는 어찌나 빨빨거리며 방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지. 거기에 이제 그냥 돌아다니기만 하지 않고 방바닥에 놓여 있는 모든 것들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다. 때문에 울림이를 방에 혼자 두고 나가기가 더욱 쉽지 않아 졌다. 잠깐 집안일 하러 마루나 부엌에 있으면서도 2, 3분씩 울림이가 있는 방을 오가야 한다. 특히 요즘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 가기 때문에 더욱 잘 보아야 한다. 부엌 일을 하다가 울림이가 조용히 잘 있는다 싶어 방에 가보면 책상 밑 전기선들을 먹으려 하고 있다거나, 책상위에 놓여진 컴퓨터를 빨고 있거나, 핸드폰을 먹고 있을 때가 많기 때문. 이녀석, 벌써 청개구리가 되려고 하는지 꼭 먹지 말라고 하는 것들만 좋아한다.(특히 좋아 하는 것=전기선, 핸드폰)
빠르진 않아도 잘 기게 되면서 계속해서 마루로 탈출을 시도하는 황울림.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할 때면 엉금엉금 기어나와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점점 나에게로 다가 온다. 오는 길에 아빠가 세워 둔 아령도 한 번 물어보고, 엄마가 담궈둔 매실 병에도 올라타 보고 울림이 전용 의자도 밀어보고 하면서, 나름의 집구석 탐험을 즐기는 우리의 황울림. 똘망똘망한 눈으로 이것 저것 어찌나 관심이 많은지 아빠를 닮아서 인지 호기심 천국이 따로 없다.
3
최근 울림이에게 생긴 신기술. 그것은 바로 무엇이든 붙잡고 일어서기! 아침이면 울림이가 나에게로 엉금엉금 기어와 내 몸을 붙잡고 일어나 신나게 흔들어 깨운다. 엄마 아빠의 몸을 붙잡고 일어 서는걸 가장 좋아하고, 책상, 서랍, 매실 병, 의자 등등. 울림이 키나한 것들이 있는 곳에선 무엇이든 붙잡고 일어선다.
오늘은 아빠랑 아이언맨 놀이도 했다능
4
요즘 울림이의 가장 기특한 짓은 잘 자는 것. 엄마들에게 아이의 건강 다음으로 귀한 것 중 하나가 잘 자는 것이 아닐까. 요즘 울림이의 잠 패턴은 9시 전에 잠들어 7시쯤 기상.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1시간 정도 씩 낮잠을 잔다. 아유, 기특한 것. 근데 밤 잠을 잘 때 어찌나 몸부림을 치는지. 지금도 울림이가 엄마 아빠 이불까지 넘어와 엄마 아빠는 제대로 누워 있지 못하고 있다능ㅠㅠㅋ
낮잠 1
낮잠 2
밤잠(재우는 중)
5
어제는 고산 산촌유학센터에 있는 연두네를 만났다. 연두랑 울린이는 나이는 같지만 10개월 차이로, 울림이가 생길 때쯤 연두가 태어났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연두가 또래 아이들 보다 작아서 그런지 연두가 키만 조금 더 클 뿐 크게 차이 나지는 않아 보였다. 심지어 머리는 울림이가 더컸다...ㅋㅋㅋ 하지만 요 또래 아이들은 1개월이 1년과도 같기 때문에 다르긴 다르다. 연두는 이제 말도 알아 듣고, 나름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밥도 어른들 먹는 밥 같이 먹는다.
연두는 여자 아이라 그런지 울림이를 대하는 것도 아주 부드럽고 조심스러웠다. 지난번 은결이네 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 어쨌든 처음에는 잘 다가오지 못 하던 연두가 시간이 지날수록 울림이에게 관심을 보이고, 다가와서 만져 보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울림이도 연두한테 가보기도 하고 손을 뻗기도 했지만 울림이는 아직 뭣 모르고 하는 행동인듯ㅋㅋㅋ 어쩄든 이 사랑스러운 두 아이들을 보고 있는 주변 어른들은 말도 못 하는 이 두 아이는 서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했다.
울림이도 얼른 커서 연두한테 이쁘다 만져 주기도 하고 같이 뛰어 놀기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