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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 햇볕이 쨍쨍, 날도 더운데 간만에 울림이랑 단둘이 야심찬 외출을 했다. 우리가 간 곳은 바로 우리동네 둔산리 벼룩 시장! 이동네 가장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공간중 하나가 '봉동읍 사람들'이라는 카페인데 여기서 여러가지 동내 문제부터 다양하고 활발한 중고 거래까지 이루어 지고 있는 곳이다. 나도 여기를 종종 기웃 거리다 울림이 식탁의자도 하나 사줬더랬다. 아무튼 그러다 근처에서 벼룩시장을 연다는 공지를 발견! 집안에 안 입는 옷들도 정리할겸 나도 판매자로 참가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야 남편이 집을 비운(답사로)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알람시계 못지 않은 울림이의 기상 시간(6시쯤)에 맞춰 일어나 부랴부랴 짐 챙기고 울림이 챙기고 하다보니 벌써 늦었네. 욕심이 과했는지 가져갈 물건을 들어보니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거기에 울림이까지 들쳐 업고 가야 해서 그 무게가 정말 상상 초월이었다. 그래도 젊은 기운 팍팍 내며 초인적인 힘으로 낑낑대며 갔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보니 늦어서 가는길에 간만에 김밥도 사먹으며 부랴부랴 벼룩시장 도착!  도착하니 이미 참가 신청을 한 아주머니들 열댓 분이 가판을 차리고 있었고, 우리도 얼른 자리를 펴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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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많이 왔다. 이곳에 오는 99%가 엄마와 아이들(유모차 끌고 오는 아빠 딱 한 명 봤음). 그래서인지 주로 아이들 옷이나 장난감, 책 같은 아이 용품들이 많이 팔리는 듯했다. 그래서 파는 물건들도 중고품 보다는 수공예 품들이나 어디선가 대량 구매 한 듯한 새 옷들이 가격은 좀 있더라도 많이들 사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무튼 그러므로 내가 가져간 물건들은 거의 안 팔렸다는 얘기... 그래서 어짜피 처음이고 하니 그냥 경험삼아 울림이랑 나들이 왔다 치고 울림이랑 둘이 요러고 놀았다ㅋㅋ



엄마, 장사 안 하고 뭐해요?



에유, 오늘 장사 글렀네





에잇, 엄마가 안하니까 나라도 좀 팔아야지


아줌마, 이거 나 몇 번 안 입은 거예요.


이거 정말 괜찮은 물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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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물건이 너무 안 팔려서 거의 가져간 만큼 도로 가져 오느라 돌아 오는 길에도 엄청 힘뺐다ㅠㅠ 벼룩시장이 끝나 갈 때쯤 소비자들이 물건 산 후 (판매자들에게)얻을 수 있는 숫자 종이들이 있는데, 이걸로 추첨을 해서 판매자들이 하나 둘 기부한 물건들을 얻어가는 시간이 있었다. 이때 아줌마들의 열기가 정말 대단했다. 추첨을 통해 받는 물품들이 꽤나 좋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나도 내 것도 한 두개 빼 놓고 도전 해 봐야지.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 참여하면 좋겠다. 근처 아줌마들 하고도 조금씩 알아 갈 수 있을 것 같고. 다음에는 나도 뭔가 만들어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뭐가 됐든 다음엔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가져가야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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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 마자 젖먹고 뻗어버린 우리 울림이. 고생했어 울림아ㅠ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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