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 낍, 승민 방문(2.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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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의 끝 무렵, 체중계를 사다주기 위해 전주로 돌아돌아 오느라 하루의 반 나절 걸려 도착한 탈 것들. 거기에 저녁 식단과 재료까지 착착 싸와 오자마자 저녁 준비를 해 준다ㅠ,ㅠ 메뉴는 김밥! 호주에서 초밥집 일을 해본 수민이가 김발 없이도 후륵후륵 싸줬다. 그리하야 아주 두툼한 왕김밥 탄생! 넉넉한 모양 만큼이나 맛도 넉넉했던 김밥을 먹고, 당일(27일) 생일이었던 낍과 며칠 후 있는 내 생일 공동 축하 케잌을 불었다.
와우 이것이 바로 세상의 맛!
맛난 것들을 폭풍 흡입 하고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도 나누고. 이날 와 준 세 친구 모두 일년 이상 외국에 다녀왔더랬다. 수민이는 호주, 토끼풀은 캐나다, 승민이는 프랑스. 이제는 외국 여행을 넘어 한 번씩 살다 오는 세상이 왔구나 싶기도 하고. 또 그만큼 우리가 간접적으로나, 직접적으로나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넓어졌구나 싶었다. 어쨌든 이렇게 각각 세로운 세상을 접한 친구들과 모여 있으니 나 역시도 더 넓은 세상과 접하게 된 기분이었다. 나도 언젠가 고 나라들 갈 날이 생기겠지 기대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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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승민이는 일이 있어 먼저 가고 토끼풀과 수민이는 남아 오후에 울림이 목욕도 같이 시키고, 처음으로 집앞 공원도 같이 갔다. 그리고 원래 전주로 갈 일정이었던 두사람은 오늘 뭐하지, 어떻게 하지, 언제 나가지를 말로만 열심히 고민 하다 결국 하루 더 자고 가게 되었다ㅎㅎ 물론 나도 옆에서 조금씩 부추긴 것도 있지만, 이 두사람 정말 대책 없이 느긋하다ㅋㅋㅋ
그리하야 하루 더 있게 된 낍과 수미니는 또다시 나 대신 장을 바주고 저녁으로 완전 푸짐하고 맛난 크림파스타를 해주었다. 심지어 평소보다 좀 늦게 도착한 바람오빠 파스타까지 따로 만들어주었다. 그동안 내가 먹어 본 크림파스타 중 가장 많은 재료가 들어간 푸짐 파스타였다. 평소 크림 파스타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바람 오빠도 자기가 먹어 본 것 중 가장 맛 있다며 감탄 감탄. 그러고보니 김밥도 파스타도 참 푸짐했던 것 같다. 아마도 푸짐한 것을 선호하는 수민이의 영향이 아니었나 싶다ㅎㅎ 쨌든 이 두 여자가 부엌에 붙어 밥도 해주고 가스렌지도 반짝반짝 닦아 주고 하니 우리집에 부억 요정(????), 아니면 우렁각시 같은 것이 생긴 기분이었다. 흐흐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울림이를 재운 후 운동 겸 아이스크림도 먹고싶어 동네 한 바퀴 돌러 나갔다. 아이스크림 집 불이 켜 있는 것을 확인하고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가는 길에 사가려 했는데 왠걸, 동내 한 바퀴 도는 사이 아이스크림 집이 문을 닫아 버렸다...ㅜ,ㅠ 알바생이 피곤 했는지 원래 시간 보다 일찍 닫아버린 아이스크림 집... 그때부터 우린 패닉 상태.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을 것인가 어디서 먹을 것인 가를 한참 고민 하다 결국 귤을 사서 들어갔다. 아, 이 느긋하고 고민없는 여인들ㅋㅋㅋ
수민이와 토끼풀은 어찌보면 대책없고 우유부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밑바탕엔 꼭 이것을 해야만 한다 보다 뭘 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있어 참 편한 친구들이다. 남편은 이렇게 아무 것도 안하며 있다간 손님은 처음 이라고 할 정도로ㅋㅋㅋ 나중엔 시험기간에 오면 참 좋겠다는 엉뚱이 두여자. 언제든 환영이라오! 담엔 내가 맛난거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