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온는 날 우리랑 산책을 하다가 사슴벌레 한마리를 만났다.

우리가 며칠만이라도 데리고 있고 싶다고 해서 잠시 키웠다.

내가 이름을 지어 키우는 동안 불러주자고 하니까 

우리는 혼자 아주 작은 소리로 '비 오는날.. 브이자(아이들이 붙여준 길 이름)에서 주웠다...'라고 중얼 거리다니

'이 사슴벌레 이름은 비브야!'라고 말한다.

'비'오는날 '브'이자 에서 주은 사슴벌레라고 해서 '비브'

 

우리가 그린 비브

 

 

2. 

생에 첫 은니 씌웠다.

할때는 무서워 하더니 하고 나서는 자기 입 속에 무려 '은'(우리에겐 금 다음으로 좋은 거)이

있다는 것에 굉장한 뿌듯함을 느낀다.

아랫집 할아버지에게도 깜짝 놀래켜 주며 자랑하고 싶다며 입을 열면 다 보이니까 편지를 써서갔다.

 

까만색으로 색칠 되어 있는게 은늬다

 

 

3.

우리는 어려서부터 인형을 좋아한다.

제작년인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해준 재규어 인형을 한창 데리고 다니다가 

요즘은 내가 몇년 전에 뜨개질 해준 땅콩이를 들고 다닌다.

원래는 곰인형인데 내가 몸만 만들어 두고 얼굴을 완성 시키지 못한 채 몇년이 흘렀고,

그 사이 이녀석의 정체성은 땅콩이 되었다.

요즘은 우리가 하도 휘두르고 다녀서 인형이 아닌 쌍절곤으로 다시 정체성이 바뀌는 중... (몸이 길어짐)

 

우리가 찍은 땅콩이 사진(다리 사이에 튀어 나온거 거시기 아님... 의도한거 아님...)

 

 

 

4.

막둥이는 정말 못말리게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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