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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반가운 메일 하나를 받았다. 그것은 한살림 온라인 활동단으로 선정이 되었다는 소식! 한살림 온라인 활동단은 한 달에 한 번 3개월 동안 한살림에서 지정해 준 한살림 물품들을 받은 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그 후기를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홈페이지, 블로그 등등을 통해) 알리는 것. 언젠가 한살림 홈페이지에서 장을 보다 요 온라인 활동단 모집공고를 보고 남편에게 이야기 했더니 해 보라고 적극 추천하여 신청했는데, 그 결과가 지난 주 나온 것이다. 


저번 주 온라인 활동단으로 선정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즐거운 마음에 얼른 포스팅을 하고 싶었으나, 마음만 앞서다 이번 주 부터는 본격 포스팅을 시작 해야 하기에 발등에 불이 붙어 이제야 시작하게 되었네ㅜ,ㅠ 아무튼 덕분에 공짜로 건강하고 맛있는 물품들을 받을 수 있고, 또 그동안 사보지 못한 재료들로 다양한 요리를 시도해 보기도 하고, 요리 한 것들을 이렇게 남겨 놓을 수도 있으니 기쁘다. 안 그래도 내가 장을 볼 때는 선호하는 음식, 가격 등으로 인해 매번 비슷한 음식들만 주문하게 되는데, 이 기회에 다양한 재료를 통해 그동안 맛보지 못한 음식들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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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살림을 이용하게 된 것은 출산 후 이곳 완주에 이사오고 부터다. 임신을 한 이후 부터 나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건강한 먹을거리'였다. 내가 처음 임신을 했을 때는 도시에 살고 있었는데다 학교까지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몸도 무겁고 학교까지 다니느라 피곤해 집에서 차려 먹긴 귀찮고, 밖에서 사먹자니 화학물질, 조미료 들이 아기한테 전해질 것만 같고. 또 마트에서 장을 봐 온다 하더라도 온통 수입, 농약 물품들...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이 나에겐 어렵고 힘든일이 되어 간다는게 슬프고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당시 살았던 곳(봉천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여성민우회가 있어 장을 봐 오곤 하며 위안을 삼곤 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완주로 이사와 아이가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모유수유를 했기 때문에 다시 또 그런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다. 주변에 친환경 먹거리를 파는 곳은 대부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전주에 있고, 그렇다고 우리집이 있는 곳 까지 배달을 해 주는 곳도 별로 없고. 그렇게 이곳 저곳 기웃대며 고민하다 매주 집까지 배달 해주는 한살림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마침 시 어머니도 오랫동안 한살림에서 주문하고 계셨기 때문에 이래저래 믿음도 가고. 한살림의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모티브도 참 좋고.


모쪼록 그렇게 닿은 한살림과의 인연이 또 이렇게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게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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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리하야 이번 달(3월)에 한살림에서 나에게 베풀어 준 물품들은 바로 요것! 우왕 알차다 알차*,*

  

  


  


사실, 수요일날 매장으로 받으러 가기로 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이 생겨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ㅜ,ㅠ 매장에 전화 해 금요일에 찾으러 가기로 했는데... 아으, 얼른 가서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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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황울림이 한마디.


엄마, 나도 저런거 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오겠죠?



세 달 동안 게을러 지지 않고 잘 마무리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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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요리 대장정에 나섰다. 지난번 남편 회사에서 행사 후 나눠준 두부와 콩나물 그리고 한살림에서 주문한 어묵의 유통기한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 주부로서 변명을 좀 하자면 지난주 내내 오빠는 늦게 오고 주말엔 손님들이 해준 음식을 먹느라 이 아이들을 해 먹어 줄 시간이 없었다. 그리하야 두부 두모와 콩나물 두봉지 그리고 어묵 한 봉지의 유통기한이 하루 걸러 하나씩 있었기 때문에 이것들을 하루빨리 해치워야 하는 아주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이틀 동안의 요리 대장정 코스는 이렇다. 


- 어제 점심 : 콩나물 김치찌개, 콩나물 무침, 콩나물 잡채


- 어제 저녁 : 어묵탕 어묵 조림 (+계란말이, 양송이 구이)




먹고 뻗으신 남편ㅋ



- 어제 밤 : 두부 과자


- 오늘 점심 : 두부 스테이크



- 오늘 저녁 : 두부 콩나물 돼지고기 두루치기(이건 열심히 만들고 난 수유 땜시매워서 몇 점 먹지도 못했음ㅠ,ㅠ)



(아침은 빵이나 고구마로 간단히 먹음. 굶은거 아님)


다행히 남편 말로는 두부과자 빼고는 모두 성공이란다. 적당히 네이버 레시피 보고 적당히 내 맘대로 했는데도 실패란걸 안하니... 훗 그런데 매끼 이렇게 매인 요리를 해 먹으려니 정말 힘들었다. 그냥 차려 먹기도 힘든데 아기까지 보려 힘도 두배로 들고 시간도 두배로 걸렸다. 이틀 동안 이 요리들을 하는 과정을 이랬던 것이다. 수유 하는동안 레시피를 열심히 찾고 아기가 젖 때자마자 오빠한테 맞기고 요리를 막 하다가 중간 쯤 애기가 울어 다시 가서 젖물리고 다시와서 요리하고 다 해서 이제 먹을라 치면 또 울어서 젖먹이고. 그나마 오빠가 같이 있으니 교대로 움직이면서 할 수있었지, 아마 나 혼자 있었으면 저 음식들 다 버리게 됐을 거다. 어찌됐든 그 과정이야 쉽지 않았지만 식자재도 알뜰히 쓰고 매끼 푸짐하게 먹어 무지무지 뿌듯하다. 덕분에 다양한 음식 레시피와 요리 경험도 쌓고. 그리고 이렇게 요리 하면서 지난번에 산 스댕이하고도 많이 친해졌다. 그래서 오늘 친해진 기념으로 소다목욕을 시켜줬더니 완죠니 깔끄미 됐음! 울 스댕이 깔끄미 된 기념으로 기념사진 한 컷!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울 스댕이 1호! 우리 스댕이 둥개~둥개~ 



(※ 오늘의 교훈1. 음식은 재때재때 해 먹을것, 교훈2. 후라이팬은 태우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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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로 이사 온지 벌써 2주가 조금 넘었다. 아직은 아기가 너무 어린 관계로 집에만 있다보니 내가 정말 전라도에 와서 살고 있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대학을 다니는 4년 남짓 동안 늘 시골살이를 꿈꾸왔고 특히 나중에 나의 아이가 생긴다면 꼭 시골에 키우겠노라 다짐해 왔었다. 그리고 지금 그 꿈이 순식간에 이루어져 나는 지금 나의 남편과 우리의 아이와 함께 전라도로 내려와 있다. 비록 내가 꿈꿔왔던 아담한 시골 집에 주변이 자연으로 둘러 쌓인 그런 생활 환경은 아니지만 조금만 길을 나서면 그런 드넓은 자연과 마주 할 수있고,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밭을 가꿀 수도 있는 곳에 와있다. 


그런데 오늘 문득 내가 귀촌을 하고자 한 이유와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 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 의문은 내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그리고 앞으로 시골 살이를 꿈꾸면서 잊지 말아야 할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귀촌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이곳에 온 만큼 촌스럽게 사는것에 대한 꾸준한 고민과 조금 느리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어떻게 더 자연스럽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아직 아기와의 생활이 덜 익숙하고 집 정리가 덜 끝나 당장 그것들을 실생활에 적용 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조금씩 계획은 세워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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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셋이서 보내는 주말이다. 아니, 생각해 보니 처음 이네. 토요일에는 술병이 나 골골대는 남편 덕에 하루를 날리고 오늘에야 주말다운 주말을 보냈다. 집 청소도 조금 하고 아가 목욕도 시키고 아침 점심 저녁 밥다운 밥을 챙겨 먹었다. 언제나 처럼 꼬박이의 아침 식사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우리가족. 오늘도 꼬박이 낑낑대는 소리에 깨어나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꼬박이가 우리 곁으로 나오기 전엔 8시 전 기상이란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는데, 이제 주말에도 8시 전 기상이다. 꼬박이 젖을 먹이고 모처럼 만에 같이 먹는 아침을 유로피언 브런치로 기분을 내 봤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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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한 스텐 후라이팬으로 처음 요리를 해 봤는데 처음 치고는 성공인듯ㅋ 젤 처음 스텐 요리로는 가장 어렵다는 계란 후라이를 했는데 계란도 후라이팬도 거의 안 태우고 성공했다. 어찌나 뿌듯 하던지. 오히려 그 다음 부친 햄을 좀 태웠지만ㅋ 점심 때 생선도 나름 성공이었다. 집에서 조리 할 때 엄마한테 배운 대로 생선에 밀가루를 발른 후 구우니 그 맛이 더 일품! 쩄든 스텐 후라이 팬을 처음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스사모(스텐 후라이팬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본 것 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충분히 예열을 하고 요리를 시작 하는게 중요 하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하는 게 중요하구나 다시 한 번 느낀다.

 근데 내가 생각 했던 사이즈 중에 제일 작은 20cm 후라이팬을 주문 했는데도 엄청 무겁다. 이것 보다 더 큰 사이즈가 필요 하긴 할 것 같은데 그건 대채 얼마나 무겁다는 거지... 근데 어떻게 닦아야 할지 모르겠다ㅠㅠ 다시 스사모 서핑을 해야 할듯.

이것 말고도 또 서핑 해야 할 것들 투성이다. 자잘한 주방 용품들 부터 전자 재품, 그외 생활에 자잘하게 필요 한 것들이 많아진다. 따지는 것도 많고  우유부단 하여 결정을 잘 못하는 나로서는 이렇게 살림 살이 장만 하는 일들이 쉽지 않은 일다. 저 후라이팬을 사는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 이 스텐 후라이팬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 부터 브랜드, 사이즈, 가격 등등. 일주일도 더 고민 한 것 같다. 이제 정말 우리 집 우리 가족들과 오래도록 함께 할 물건들을 고르려니 더 고민되고 또 욕심도 생겨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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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집안 물건들이 쌓여가니 내 마음도 하나씩 차 가는 느낌. '아, 이제 정말 내가 가정이란 것을 꾸리고 살게 되는 거구나' 싶다. 올해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결혼, 출산, 졸업, 귀촌, 이사 등등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일들이 순식간에 이루어 졌다. 그래서 인지 문득 '지금 내가 내 길을 잘 가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이러다 누구의 엄마로, 혹은 누구의 아내로만 지내다 내가 가고팠던 길을 잃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나와 같은 곳을 보며 내 삶을 존중해 주는 남편과 매일 다른 행복을 안겨 주는 꼬박이를 보며 앞으로의 행복한 삶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하루를 보낸다. 얼른 꼬박이도 크고 날도 풀려서 꼬박이 안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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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사진 몇 장.

어젠 술병이 나 아기도 재대로 못 안아주더니 미안했는지 아침부터 열심히 안아주는 까치머리 아빠와 그런 아빠의 노력이 가상했는지 간만에 아빠 품에 안겨 울지 않고 아이컨택하는 꼬박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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