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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를 즐겨 보는 엄마가 오늘 한 마디 한다. "여기서 지내는건 재미 없냐? 왜 블로그 안 올려?" 그 말에 뜨끔 해서 급 포스팅. 안 그래도 블로그 올리려고 기록삼아 사진만 잔뜩 찍고 미루다 이제야 옮기네. 


강화에 온 처음 며칠은 울림이가 잠투정도 심하고, 새벽에 자꾸 일어나 다시 잠도 못자고 해서 고생했다. 틈틈이 조금이라도 짬나는 시간에는 훈련병 남편에게 러브레터 쓰느라 못하고. 어제는 글과그림 글 내느라 못하고. 그러다보니 벌써 목요일이네. 그래도 그 사이 울림이는 다시 원래 패이스를 찾았고(9시 취침, 한 두번 일어나 젖먹고 다시 잠. 7시-8시 기상), 엄마와의 잔소리 배틀도 어느정도 타협점을 찾고 있다(ㅋㅋ)


서천에서 지낼 때 아버지가 전화로 "서천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즐겁게 놀았으니 강화 와서는 그냥 집에서 쉬어라." 라고 하셨는데(ㅎㅎ) 그래도 나랑 울림이 왔다고 심심치 않게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함께 했다. 오자마자 교회에 목사님이랑 인사하고 시은이모, 영미이모, 새별이네 아줌마 아저씨, 산마을 선생님들 등등. 그래도 몇 년 살던 곳이라 이곳저곳 보고싶은 사람,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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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울림이의 동갑내기 친구가 있는 은결('은빛물결'이라는 뜻을 가진)이네 집에 다녀왔다. 울림이는 아직 뱃속에 있고, 은결이가 울림이 만할 때 보고 둘이 실제로 보기는 처음. 울림이는 면대면으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난 것도 처음이다. 말이야 동갑내기라 하지만 이나이 때 아이들은 1개월이 1년과 같은 차이를 보이므로, 7개월이나 차이나는 울림이와 은결이는 전혀 다른 또래의 아이같다. 


도착하자 마자 영미 이모네 집 앞 작은 벗꽃길 앞에서 한 컷!


최근 아파서 한쪽눈에만 쌍꺼풀이 생긴 은결이ㅜ,ㅠㅋ

새로 얻은 장난감에만 관심 있는 울림이ㅋ


이것이 7개월의 차이!

까불면 엉아한테 혼난다~

예, 너 정말 내 친구 맞니?


은결이는 이리저리 기어다니고, 울림이는 엎드려 놀고. 이렇게 둘이 엎드려 (각자)놀다가 가끔 울림이는 은결이한테 머리도 뜯기기도 하고, 은결이가 울면 울림이도 울고. 아직 말도 못하는 요 작은 꼬마들이랑 있는데도 잠시도 조용한 틈이 없다. 그래도 아직 애들이 요만하니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거겠지...ㅎ


울림이는 다음 달 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려 하는데, 은결이는 벌써 어른과 똑같은 밥을 먹는다. 저렇게 작은 독상에 앉아 맨손으로 최선을 다해 밥을 집어 먹는 허은결 아가:) 얼마전 크게 체한 적 있어 밥만 먹는다고ㅜ,ㅠ 은결아 얼른 나아서 맛난거 많이 먹어~



잠깐 들러 얼굴만 보고 오려고 했는데 맛난 밥도 얻어먹고 은결이가 입다 작아진 여름 옷들과 포대기(완전 득탬!), 그리고 장난감들 몇 가지까지 얻어 왔다. 아직도 나보다 소녀 같은 영미이모는 이래뵈도 대학생, 고등학생 아이들을 키운 베테랑 엄마다. 어릴 때 부터 '영미이모~ 영미이모~' 하며 지냈는데 이렇게 서로 같은 또래 아이들의 엄마로 만나니 신기하고 재밌다. 이모랑 서로 아가들 키우는 이야기도 잘 맞아 배울 것도 많고 재밌었다. 간만에 좋은 에너지 듬뿍! 받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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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노동절이라 엄마가 일을 안 나갔다. 아침부터 엄마랑 서로 잔소리로 맞짱 한 번 뜨고 다시 울림이 보며 하하 호호 낄낄낄. 이제 엄마도 나도 서로에게 무던해 지는구나 싶다. 우리에게 울림이가 있기에 더욱 그렇겠지:) 한 성깔 하시는 엄마가 갑자기 버럭! 하다가도 울림이 보고는 급 빵끗. 울림이가 우리집의 복이구나 복복복!



엄마가 갑자기 자기도 예쁜 사진 하나 찍어 달라하여 찍은 사진. 배경은 좀 그렇지만 어디서 찍든 예쁜 울엄마. 히히. 다음엔 예쁜 꽃밭에서 찍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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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새벽에 일 나가고, 아버지는 야간일을 하셔서 낮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데 모처럼 엄마와 아버지, 거기에 나와 울림이까지 평일 오전에 함께 모였다. 그래서 날도 좋고 바람도 쐴겸 간만에 전등사에 다녀왔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산세도 좋고, 강화 사람은 공짜(나는 위장 진입)라서 더 좋고


외 할아버지 어깨에 착 기대어 침 잔뜩 묻히며 얌전히 잘 가는 울림이:)


몇 주 뒤가 부처님 오시는 날이라 연등이 많이 달려 있었다

연등을 보고 조아라 하는 울림이:)

우왕 신기방기


220년 됐다는 느티나무도 보고


꽃들이 활짝 핀 돌계단 앞에서도 한컷

진달래 꽃 앞에서도 한컷


:)


엄마랑 아버지도 오붓하게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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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밭일도 하고 있다. 오늘은 엄마랑 나물도 뜯으러 갔다오고. 학교에서 산 너머 집으로 걸어 오시는 아버지 마중도 갔다 왔다. 물론 모두 울림이와 함께. 완주가서 밭농사 지을 연습도 해 볼겸 이제 포대기도 생겼겠다 울림이 들쳐 업고 진짜 시골살이 연습 중ㅎㅎ 무리해서 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할만하다. 울림이도 엄마등에 업혀 산이랑 밭이랑 왔다갔다 하니 좋아 하는 듯:)


어제. 시금치랑 치커리, 그리고 옆집 할머니 한테 구한 상추 씨앗 뿌렸다.

아버지가 씨앗 골을 만들어 주면

내가 씨앗을 샤샤샥 뿌리고

흙으로 샤샤샥 덮어주려는 찰라에 울림이가 배고프다고 찡찡대서 집으로 들어갔다ㅜ,ㅠ


아주 오랜만에 엄마랑 뜯는 나물. 머위랑 취랑 두릅도 득탬 해 왔다. 간만에 산에서 직접 뜯은 취 냄새 맡으니까 좋다. 무너미 살던 시절(아마도 초등학교 때) 엄마랑 앞산 뒷산 옆산 다니며 고사리, 취, 드룹, 머위 등등 열심히 뜯으러 다니던 생각도 나고. 


으와, 여기 완전 머위 밭*,*


요랬던 머위 밭이

순식간에 샤샤샥!

머위머위 룰룰루

나물도 무치고 짱아찌도 담그고

김치도 담궈요 룰룰루


머위 한거 뜯고 취나물 찾으러 가던 중에


아버지 등장. 아버지가 "어딨어~ 어딨어~" 해서 엄마가 "여기~ 여기~" 했더니 아버지가 순식간에 우리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ㅋㅋㅋ


엄마랑 나랑 울림이는 취나물 뜯는 중. 아직 아기 취들 밖에 없네. 나중에 비 오고 난 후에 오면 많겠다.

똑, 똑, 아이고 향긋한 취냄새


그러다 두릅 득탬!(내가 발견함!) 요 두릅은 우리집 뒷마당으로 이사 갈 계획:)


울림이도 엄마 등에 찰싹 붙어 밭으로, 산으로 다니면 기분이 좋아 보인다. 오늘도 나물 뜯고 내려 오는데 옹알옹알 쫑알쫑알 어찌나 즐겁게 말하던지. 나중에 울림이도 산으로 들로 같이 나물 뜯으러 가면 참 좋겠다. 이것이 바로 시골살이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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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넘게 서천에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어제 조치원에서 하룻밤 자고, 지금은 강화에 와있다. 그동안 서천에서 너모너모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왔는데, 흘려 보내기 아쉬워 간단한 사진 스케치라도 남겨야지 하는 맘에 급 포스팅ㅋ 그동안 찍어 둔 사진들을 보며 서천에서의 기억을 더듬더듬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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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버님이 푸욱 빠지신 일 중 하나, 장작패기! 장작으로 쓰일 나무가 도착한 이래 도끼질 중독증(?)에 빠지신 시어버지는 출근하시기 전에 새벽같이 일어나 쿵쿵쿵, 저녁에 퇴근 하신 직후에도 쿵쿵쿵. 심지어 학교에 게실때도, 잠자기 전에도 자꾸 도끼질이 아른 거리신다던, 무척이나 열정적으로 장작을 패시던 시아버지.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시며 무지무지 커다란 나무들을 열 번 안에 찍어내신다. 덕분에 시아버지 팔뚝에 울끈불끈 알통도 생기셨다능ㅎ 


네 이놈. 첫 번째는 너로 정했다!

흐라얏~!

이 정도는 껌이쥐


진짜는 요놈이닷!

산산조각 내주겠드앗!

이 도끼가 짱이여유

아버님 기합소리에 윗집 사람들이 구경왔다ㅎㅎ

하지만 아직도 이만큼 남았다는게 함정...


요렇게 잘 뽀개진 장작들은 다시 잘 모아 차곡차곡 쌓아 오래오래 말려야 해요:) 나도 (아주 조금 이지만)울림이 들쳐업고 함께 쌓았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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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울에서의 저녁 시간. TV가 없는 산너울에서의 저녁은 TV가 있는 집 보다 서로를 더 많이 보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무엇보다 산너울에서의 저녁 시간 중 가장 꿀 같은 시간은 바로 요 과자까먹는 시간! 어머님 아버님이랑 요래 엎드려서 도란도란. 과자는 역시 배깔고 누워 먹는게 재맛! 어머님이랑 드라마 보면서도 까먹고 아버님 수업시간에 보셨던 다큐 보면서도 까먹고, 어머니 인형극 대사연습 함께 하면서도 까먹고, 그냥 이런저런 수다 떨면서도 까먹고. 티비가 없는 산너울에 과자는 티비와도 같은 존재였달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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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손님들과의 만남도 좋았지. 한번은 정말 생각지도 못 했던 반가운 손님이 아주 갑작스레 찾아왔다. 그 손님은 바로 흥섭이! 아, 이제는 준호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튼 내가 블로그에 서천에 있다고 올라 온 것을 보고는 아직 울림이는 못 먹지만 내가 조아라 하는 딸기와 자신이 만든 그릇들을 들 냅다 달려와주었다. 선재수련 이후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결혼식날은 내가 정신이 없었으므로...) 어색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하기도 했지만 전혀 그럴 기미도 없이 폭풍 수다를 떨었다ㅋ 생각 해 보니 완주와도 그리 멀지 않아서 날 풀리면 흥섭이네 학교도 놀러가야지:) 흥섭이가 울림이 손이랑 발 찍어서 구워 준댔음>,<



윗집 꼬마 아가씨 미루와의 만남. 며칠 전 미루가 유치원에서 오다가 울림이를 잠깐 보고 올라가면서 "울림아 누나가 또 올게!" 하더니 우리가 서천에서 떠나려 막 준비를 하는 차에 미루가 놀러왔다. 미루 엄마가 직접 구운 맛난 감자 쿠키빵과 함께. 아가들은 아가들만의 언어가 있는지 별 말 하지 않고도 서로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울림아 너도 얼른 커서 미루누나랑 손잡고 뛰어놀아~:)


참외를 참 좋아하던 미루:)

요즘 부쩍 음식에 관심을 가지는 울림이. '누나 맛있으면 나도 한 입만'하는 눈빛의 울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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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데이트! 서천에 지내면서 시부모님과 아기자기한 데이트를 참 많이 했다. 그 중 단연 최고는 시부모님, 그리고 이제 나 역시도 사랑하게 된 그 곳, 심동마을! 아담하고 소소하며 여유로운 이 마을에 반했다능 날 따뜻해 지면 가족들 모두 모여 한가로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심동마을 외에도 이름모를 마을길, 보령호 뒷길등 일반인(?)이라면 알기 힘든 시골 구석구석 길을 시속 20km로 주행 해 주시는 시아버지:) 


"시골에서 살면 좋은 점 중 하나는 어딜가나 일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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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 서천에서 지내면서 시부모님과 놀러도 많이가고 맛난 것도 많이 먹고, 무엇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참말로 좋았다. 어쩌면 남편보다 내가 시부모님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더 많이 알지도 모른다는 자신감도 좀 붙었달까ㅋㅋㅋ 요번 기회에 조금은 어색했던 산너울도 이제는 많이 편안한 공간이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기는 기분:) 모쪼록 열흘 남짓 저와 울림이를 정성껏 돌봐 주셔서 감사합니다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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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안 그래도 오빠가 가족들 전화번호 적는 란에 자기 번호를 적어 놓은 바람에 며칠 동안 편지 한 통 보내지도 못 하고 좀 울적했는데(훈련소에서 보내주는 주소 문자만 기다리다가 결국 못 참고 논산 훈련소로 전화해서 겨우 알아냈다) 생각지도 못했던 전화가 걸려와 급 행복. 심지어 영상 통화로 했다! 9시 반쯤 전화가 왔으니, 아마도 취침시간 바로 전에 한 것인듯.


처음 걸려 온 전화는 못 받아 오빠가 사진과 함께 문자로 보내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떨리는 맘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다행히 받았고, 다시 영상통화로 전화할 수 있게 되었다. 오빠가 있는 부대 소대장님이 아기 있는 훈련병들만 모아서 특별히 전화통화를 하게 해 주었단다. 소대장님.. 상냥해...ㅜ,ㅠ 너무 기쁜나머지 전화를 하면서 소대장님한테 사랑한다고 까지 해버렸다ㅋㅋㅋ


처음 전화를 못 받은 덕분에 얻은 사진 히히


그렇게 울림이와 나, 그리고 시부모님 모두 모여 옹기종기 모여 작은 화면을 보면서 너무나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통화를 했다. 오늘따라 울림이도 아빠한테 전화 올 걸 알고 있었는지, 잘 시간이 지났는데도 늦게까지 좋아라하며 놀고 있었다. 덕분에 같이 아빠 얼굴 볼 수 있었네. 기특한 녀석. 


우리에게 주어진 통화 시간은 3분. 예상치 못한 전화에 들뜬 마음으로 전화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흔한 '아픈데는 없어? 보고싶어' 이런 말도 제대로 못 전한 것 같다. 히잉ㅜ,ㅜ 그래도 이제 오빠한테 편지 보낼 수 있는 주소도 알게 되었고 훈련소 나올 때까지 전화통화 한 번 못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참말로 좋다. 무엇보다 건강해 보여서 정말 다행:) 그런데 이렇게 얼굴 한 번 보고나니 보고 싶은 맘이 더 커졌다. 흑흑. 그래도 남편이랑 쏙 닮은 소대장님도 인상 좋아뵈고, 오빠 얼굴도 좋아뵈니 앞으로 3주만 더 힘내서 건강히 잘 지내다 오길♥ 그때까지 나도 울림이도 씩씩하게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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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사진 몇 장 더. 앞에 사진은 훈련소 들어가기 전 생선구이 집에서, 뒤에 사진은 훈련소로 뛰어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사진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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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혹시 황바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 분들은


1) 직접 편지를 쓰거나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사서함 76-9호 육군혼련소 25연대 5중대 2소대 121번 황바람(우320-839)'

2) 인터넷으로 편지를 쓰시면 된답니다:)

'논산훈련소 홈페이지->맨 오른쪽 상단에 편지쓰기->제 25교육연대 바로가기->글쓰기(글을 쓸 때 제목으로 '[훈련병과의 관계] 25연대 5중대 2소대 121번 황바람'을 써야 하고, 되도록 엔터를 치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용)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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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훈련소에 간 4주 동안 나와 울림이는 서천에서 강화, 강화에서 서울, 서울에서 완주로 떠돌아 다닐 예정. 그래서 지금은 좋은 공기 마시며 맛난 것도 많이 먹으면서 시부모님과 즐겁게 서천에 머물고 있다. 남편이 훈련소에 들어가고 첫날에는 서천에 머무는 동안 즐겁게 지낼 일정을 짜고, 부부가 되는 과정이랄까 함께 사는 이야기랄까 고런 의미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다음 날은 이곳 마을 이웃 분들을 만나 인사도 나누고, 시아버지랑 판교역까지 야간 데이트도 했다. 어제는 시어머니랑 하루종일 드라마 보면서(직장의 신 완전 재밌음!) 꾸준히 먹으면서 하루를 보내냈고. 히히


요것이 시부모님이 정성껏 짜주신 앞으로 서천에서의 일정:)


마을탐방, 윗집 할머니와의 만남:)


요건 내가 시부모님께 만들어 드린 두부 스테이크!(사실 어머니가 맛있는거 훨씬 많이 해 주셨는데 내가 해드린 것만 사진 찍어 놓고 올리는 나쁜 며느리ㅜ,ㅠ)

시어머니와의 방구석 데이트, 드라마보기:)


요건 시아버지가 우리 외삼촌 장례식 다녀 오시는 길에 사다주신 예쁜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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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 하루종일 비가와서 집에만 있던 마을 사람들도 하나 둘 나와 인사도 나누고, 마침 옆집에 놀러와 있던 울림이 친구도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날도 좋고,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나와 밭일도 하고 오며가며 인사도 하니 이제야 진짜 주말 아침 같았다.


옆집 친구 혜온이

윗집 아주머니에게 수선화 분양중이신 어머님

그냥 좀 뚱한 울림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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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전을 조금 분주하게 보내고 오후에는 어제 비가와서 못 가본 보령호를 가보고자 김밥을 싸서 집을 나섯다. 보령호에 가는 길에 벚꽃이 만개 했을 거라 기대하며 룰루랄라. 보령호 가기 전에 시부모님이 종종 가신다는 인적드문 명당, 심동마을에 벚꽃길을 보고 그 동네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었다:)



도시락 다 까먹고 다시 보령호로 출발. 보령호에 거의 도착할 때쯤 보령호 방향의 벚꽃길은 이미 정체중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을 조금 바꿔 보령호에 가지 않고 벚꽃길만 거닐기로 하여 반대방향으로 U-turn! 그렇게 가다 동백꽃이 피어 있는 것을 반견하여 동백나무 숲길에 갔다. 가는길에 뒤에서 뻗어버린 나와 울림이. 그런 나와 울림이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 주시다 일어난 울림이가 찡찡대서 젖 먹는 동안 또 기다려 주시고, 거기에 울림이가 똥까지 눠서 똥기저귀 갈 때까지 아낌없이 기다려 주시는 우리 시부모님...ㅜ,ㅠ


편백나무 숲 길에 도착 할 때까지 가는 내내 잠들어 있던 황울림. 자꾸 저렇게 꼬꾸라진다.

그래서 고민끝에 발견한 엄마의 대안법

며칠 안 씻겼더니 볼이 꾀죄죄


가는 길에 보이는 보령호에 대한 시아버님의 설명도 듣고

이 호수 밑이 원래는 마을 이었다고. 


그리고 다시 보령호를 향해 가는데, 옴마나. 차들이 길게 줄 서서 기어가고 있네@,@


그래서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햐- 이쁘다 이뻐.

네비 없이도 구석구석 좋은 길만 골라가시는 시아버지. 우왕


그리고... 도착 해서도 쿨쿨 단잠에 빠지신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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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고런 우여곡절 끝에 차에서 나와 단밤을 까 먹으며 동백나무 숲길을 걸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길에 바람이 차 그리 오래 있진 못 했지만 차에만 있다 이렇게 나와 걸으니 참 좋았다. 동백나무도 예쁘게 피어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예쁘게도 달려있는 동백꽃.

울림아, 이게 동백꽃이야. 이쁘지?


시부모님들도 기념사진 한 컷

우리도 한 컷

노을을 바라보고 계시는... 설정의 사진ㅎㅎ


소나무 숲길에서도 한컷


요건 아버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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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숲 길을 걸은 후에는 VVIP들만 모시고 가신다는 해안 길을 따라 말로만 들어봤던 '선바위가든'이라는 횟집에 갔다. 어느 해안가 작은 마을 가장 귀퉁이에 허름해 보이는 작은 식당 선바위가든. 요것이야 말로 숨겨진 맛집이로구나! 겉으로 보이는 포스와같이 내실도 아주 알찬 곳이었다. 여러가지 알찬 반찬들과 꼬들꼬들 자연산 회의 맛이란. 시아버님이 푹 빠지실 만한 곳이었다.


요건 회가 나오기 전

이거시 말로만 듣던 자연산 우럭 회! 뚜둥

꼬들꼬들 야들야들 진짜 맛난당!*,*


배부르고 맛나게 밥을 먹고 나중에 바람오빠 나오면 그때 또 다 함께 오자 하며 나왔다. 선바위가든이 좋은 두번째 이유는 바로 옆 아담한 해안가의 해질녘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노을이 안 비친데다 저녁 바람이 너무너무 차져서 잠깐 나왔다 도로 후다닥 들어가버렸다. 그래서 요것도 담에 바람오빠 왔을 다시 오기로ㅎㅎㅎ


모쪼록 오늘 나들이도 일정을 꽉꽉 채워 다니면서도 여유롭고 기분좋은, 아주 알찬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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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직은 남편 없는 하루하루를 큰 무리 없이 즐겁게 보내고 있는 중. 하지만 늘 생각나는 울 남편. 요즘 하루에도 대여섯번 이야기 나누는 것 중 하나는 '바람인 지금 뭐 하고 있을까?'이다. 그 물음에 우리끼리 상상해서 이야기 하기도 하고, 여기서 유일한 군필자이신 시아버님의 경험담을 들으며 웃기도 하면서 오빠를 생각한다. 그럴 때 마다 오빠가 더 보고싶지만 그래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냈겠구나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 이왕 간 김에 운동 열심히 한다 생각하고 더 건강해 져서 돌아왔으면 좋겠네. 오널도 화이팅, 울림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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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훈련소에 갔다. 남편은 작년부터 '전문연구요원'으로 거창한 이름의 병역특례중으로 현재 신분 군인이다. 현역들 처럼 2년 남짓 군대에 뻉이치며 있지 않는 대신 대학에서 3년동안 박사과정 생으로 공부를 하며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 전문 연구 요원들에게도 머리까지 빡빡 밀며 군인코스프레를 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훈련소 4주 훈련. 원래 작년부터 훈련소 날짜가 나왔지만 결혼, 출산, 귀촌 등의 많은 일들을 겪느라 미루고 미루다 오늘 부터 다음달 16일까지 다녀오게 되었다. 


한 달 전인가? 훈련소 날짜가 새로 나온 것을 받고 '아, 올 것이 왔구나' 생각만 들고 별 생각 없이 지내다 막상 점점 날짜가 다가오니 할 일이 많았다. 남편이 없는 동안 나는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닐 준비를 해야 하고, 몇 주간 집을 비워 둘 준비도 해야하고, 다녀 와야 할 곳과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고, (들어가기)바로 전날에는 훈련소 준비물들을 챙기느라 이마트를 두 시간동안 돌아다니고, 머리도 빡빡 밀어야 하고, 맛있는 것도 먹어 둬야 하고 등등. 가기 직전 까지 이것 저것 챙기다 정신없이 보냈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미리 좀 알아보고 챙겨 둘 걸 괜시리 미안해진다.


군산 이마트 처음으로 유모차 탑승하신 황울림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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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을 뿐더러 나는 남편이 없는 몇 주 동안 집 떠나 이곳 저곳에서 지낼 생각에 조금 설레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어제 이마트에서 이런저런 준비물을 사고, 머리까지 밀고나니 마음이 정말 이상했다. 왠지 떨리(?)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알 수 없는 어떤 마음들이 싱숭생숭하게 남아 있는 기분 이랄까. 


모쪼록 그리하야 까까머리가 된 울림아빠 인증샷.(울림이의 표정이 절묘하군ㅋㅋㅋ)


요건 과정샷.(블루클럽 찾다 못 찾아서 아무 미용실에 들어감)


빡빡이가 되니 정말 군인이 된 것만 같았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 와있던 공익근무요원 오빠도 생각나고. 미용실 아줌마가 남편보고 잘생겼다는 말을 어찌나 하시던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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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런저런 준비 과정을 겪고 오늘 오후 시부모님과 함께 남편을 훈련소로 보내고 돌아 왔다. 남들 2년 갔다 오는거 4주 갔다오는 거니 너무 맘졸이지 말자 생각했지만 막상 헤어지려니 쓸쓸하고 애틋하고 슬퍼지는 맘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마지막에 외소한 몸으로 커다란 운동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정말이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걸 꾹 참았다. 그래도 부대(?) 쪽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모습까지 지켜보고 있다가 지나가는 길에 바로 앞에서 얼굴 한 번 더 보니 맘이 좀 편해졌다. 마지막 지나는 길에 시아버님이 깜빡 하고 챙겨주지 못한 현금까지 재빠르게 챙겨줘서 맘이 더욱 놓이기도 했고ㅎㅎ


남들 2년 가는거 4주 보내면서 뭘 그러나 생각 할 지라도 다들 각자의 상황과 처지, 그리고 서로다른 마음들이 있으니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애틋해 하고 그리워 하며 기다려야지. 얼른 나와 어떤 일들이 있었나 신나게 수다떠는 남편의 모습을 빨리 보고싶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길. 울림아빠 화이팅!


빨리 와요, 아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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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무지 오래 된 것 같은데 일주일 밖에 안 됐네), 간만에 모교 성공회대에 다녀 왔다. 갑자기 학교에 가게 된 것은 CB센터에서 남편을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국제 협동조합심포지움에 보내주었기 때문. 원래 일주일 전 쯤 간다고 신청 했으나, 신청이 다 차서 못 가게 된 줄 알았는데, 심포지움이 있기 하루 전날 갑자기 다시 갈 수 있게 된 것. 이틀 동안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는 다솜, 해솔이네서 자기로하고 부랴부랴 새벽까지 짐싸고 다음날 새벽에 졸린 눈을 부비며 출발@,@ 


늦게 도착해 오전타임 쉬는 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나도 한 번 들어 보겠다고 야심차게 황울림을 안고 입장. 하지만 그것도 잠시,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엄청난 집중도로 인하여 울림이의 작은 소리도 방해가 될 것 같은 분위기에 금방 나올 수 밖에 없었다ㅜ,ㅠ 



그래도 모교라 이곳 저곳 쉴 곳들이 있어서 다행. 여우터를 갈까, 탈방에 갈까 고민하다 울림이에게 엄마의 추억이 깃든 이곳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오며가며 탈것들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탈방 고고싱!



그래도 어딜 가나 금세 적응하고 잘 있어 주는 착한 우리 아가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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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 점심시간 이후 부터 하나 둘 모여든다. 첫 만남은 얼마 전 우리집에 놀러와 느긋함의 진수를 보여주고 간 수민이와 토끼풀! 우리집 왔을 땐 여고생들 같았는데, 갑자기 여대생으로 변신했네ㅎㅎㅎ 


(두 사람 사진은 이것 밖에 없넹ㅜ,ㅠ)


행사장에서 나눠준 친환경 도시락도 맛나게 먹고


얼마 안 있어 호지 맑꼬 등장:) 황울림 뒤집기 감상중.

이..이모, 나한테 왜그래요?

귀여워서 그러지.. 후후후...


호지 맑꼬가 놀다 가고 나도 다시 한 번 심호지움 입장 시도. 맨 뒷자석에서 일어났다 섰다 하며 듣다가 다시 나와 내사랑 길치지원과 상봉!



탈 (울림이를 아주 조심스럽게 안아봐도 되냐고 물어봤던)새내기 준기군과도 한컷


울림이의 이유식을 위한 믹서기를 선물해준 희영이 이모와도 한 컷


그렇게 학교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하고, 해소리 다소미가 사는 자취방으로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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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다솜이와 해솔이, 그리고 이번에 입학하게 된 해솔이 동생 나래까지 셋이사는 무려 아파트에서 묵게 되었다. 네 평 남짓한 단칸방에 다솜이랑 둘이 꾸역꾸역 살던 우리가 아파트에서 심지어 자취를 하는 날도 있다며, 우리 진짜 출세(?) 했다며 하하호호. 나는 도착하자 마자 요즘 최대 관심사인 그릇 탐구. 오메, 여기 심지어 명품 그릇까지 있네. 거기에 키친 요정 나래느님이 있어 그런지 후라이팬도 여러개, 미니오븐에, 압력 밥솥까지. 여긴 어디 너넨 누구@,@


그렇게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집구경을 슬슬 마칠 때쯤 다솜이 귀가. 해솔이는 약속이 있어 늦고 자취4년차 김다솜과 키친요정 나래느님의 요리시간! 마침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해솔이네 아줌마가 다녀가셔서 맛난 음식을 한짐 주고 가셨다며 이것저것 꺼낸다. 그리하야 오늘의 메인 메뉴는 등갈비!


발사믹소스 제조중인 나래느님*,*

등갈비 등장*,*


지글지글 보글보글 뚝딱뚝딱 척척척 요리가 중, 후 반부를 달리고 있을 때 승태삼촌 등장. 울림이가 그래도 몇 번 봤던 얼굴이라고 즐겁게 반겨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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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완성된 오늘의 만찬! 으아, 지금봐도 군침 도는 푸짐한 밥상*,* 혼자도 아닌 온 식구가 갑자기 쳐들어와 집을 점령(?)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진수성찬까지 차려주다니. 아무것도 준비 해 오지 못한 내가 부끄럽고, 또 미안하고 그보다 더한 고마움이 있던 순간들. 



이렇게 푸짐한 저녁을 아주 열심히 먹는데, 울림이가 하루종일 밖에 있느라 피곤했는지 밥먹는 엄마 품에서 착하게 잠들어 버렸다. 으잉? 이게 왠일? 4개월 울림이 생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또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하지만 울림이의 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잠시. 귀엽고 사랑스럽게 혼자 잠든 울림이는 갑자기 뭔가 서럽고 비통한 아기로 변신해 지금까지 중 가장 긴 잠투정을 했다. 남편이 아기띠로 갑자기 이유 없이 엉엉 우는 울림이를 겨우 재웠다. 코딱지가 볼에 붙을 정도로 울다 잠들었다능ㅜ,ㅠ



그렇게 울림이를 겨우 재우고 적당히 늦은 시간까지 광대뼈가 아프도록 웃으며 이야기 하다 우리도 함께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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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남편은 일찌감치 협동조합 강연을 들으러 가고, 나와 울림이는 강의를 듣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늘은 친구들 얼굴이나 한 번씩 더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느지막히 학교에 갔다. 


전날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엔 언제나 기분좋이은 황울림. 다솜이 이모랑 아침 체조, 쭉쭉!

어때요 나 멋지죠?

헤헷


이모, 이모 있잖아요

이모는 나 어떻게 생각해요?

어, 어라? 이모..?

이모 이.. 이러지 말아요, 난 아직 어리단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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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작은 학교 답게 밖에 앉아 있으니 이곳 저곳에서 아는 얼굴들이 지나간다. 오늘의 모임장소는 자연드림 앞 데크! 마침 햇볕도 따땃한게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 하기 좋은 날씨:)


새벽같이 올라 오신 CB 식구들과 성공회대 친구들이 모두 모여 울림이 구경중ㅎㅎ

울림이가 태어나 본 사람 중 가장 큰 사람. 빌궁 삼촌도 만나고

가짜 가족사진도 찍어보고

효현쌤이랑도 한컷

까꿍까꿍 놀이에 함빡웃음까지: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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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늦게 먹기도 했고, 지원이가 계속해서 늦어져 기다리다 점심을 늦게 먹게 됐다. 그래서 였는지 누구도 배고프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눈앞에 도시락이 펼쳐지자 엄청난 속도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지원이가 잠깐 물 뜨러 간 사이 밥이 절반 이상 없어져서 깜짝 놀랐다며... 모쪼록 간만에 학식에서 도시락 까먹으니 참 좋더라:)


사진 찍을 세도 없이 사라져 버린 도시락. 역시 도시락은 언제 어디서 뭘 먹든 꿀맛!



땡땡이 치다 딱 걸린 인혁이도 만나 하하 호호.

인혁아 우리 울림이 떨어 뜨리면 안돼ㅜ,ㅠ


급속도로 배불리 점심을 먹고 친구들은 수업들으러, 나랑 지원이랑 울림이는 다시 우리집 안방 같은 탈방으로. 탈방에서 정으니 언니도 만나고 어제 본 탈것들도 다시 만나고 띵까띵까 놀다가 이제 슬슬 집에 갈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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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서울외각에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 서울에 메카 홍대가서 기분좀 내다 갈까 하다 강연이 끝난 시간이 출퇴근 시간과 겹쳐 포기. 역곡의 홍대와 같은 분위기를 내는 꿈다방 밑에 새로 생긴 공부방옆 다락방에 갔다. 내가 졸업할 즈음 생긴 곳이라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친구들이 올린 아담아담 앙증앙증한 사진만 봤었는데, 이렇게 오게 되다니. 언젠가 또 올 지 몰라 스템프도 받아놨다ㅎㅎ 


1층엔 자리가 꽉차 2층 다락방에 안착. 


황울림, 유체이탈 시도중

구란데ㅎ


언제 어디서나 아크로바틱 활자세를 시도하는 황울림선수


엄마손, 아빠손 양쪽에 하나씩 잡고 앉기 시도!


도시락 하나씩 시켜 놓고 기다리는 중

엄마 거기 있죠?




드디어 도시락 등장!(뚜둥)


아빠 나도 머꼬시포요. 후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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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무리까지 즐겁게 끝마치고 드라마 할 시간 맞춰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 왔다. 1박 2일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네. 갑작스레 올라가게 되어 짧은 시간 머물러 있느라 못 보고 온 사람들도 많아 아쉽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부담없이 즐겁게 지내고 올 수 있었던 시간 이었다. 아직 학교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좋았고. 흐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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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주말

2013. 3. 11. 17:25 일기/해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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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남편이랑 주말을 마무리 하면서 '이번 주말은 뭔가 꽉 차게 잘 보낸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놀고 하고 싶은 일들도 하면서:)


그럴 수 있었던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원이의 방문! 이번주에 가족들 얼굴을 다 보고 싶다며(아마 요즘 우리나라와 북한의 불안한 관계 때문이었던 듯) 전날 밤 우리 집에 오겠다는 반가운 기습 통보 후 금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있다 갔다. 지워니가 있으면서 울림이 목욕, 나랑 놀기(?) 등을 함께 해 준 덕에 남편은 푹 쉬고 나랑 울림이도 즐거웠다ㅎㅎ


지원이가 오기로 한 금요일. 아침부터 늦잠을 잤다는 지원이의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최단거리, 빨리 만날 수 있는 최선을 방법 등을 찾아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결국 남편이 전주 출장 가는 길에 따라 나가 지원이를 데려 오기로 했다. 반가운 맘에 정태인선생님 강의를 포기하고 얼떨결에 세 식구가 갑작스런 전주 나들이. 부랴부랴 지원이를 데리고 남편 회의 장소인 금암초로 고고씽! 남편이 회의를 하는 동안 지원이랑 울림이랑 셋이 간만에 초등학교 구경도 좀 하고 오는길에 마트에 들러 먹을 거리랑 배란다 텃밭 준비물 등등을 사고 집으로 왔다. 


아련 돋는 수돗가 앞. 우리 울림이는 언제쯤 학교에 가려나~


엄마, 엄마 여기가 어디예요? 마트? 우왕 신기하다 재밌다~ 히히히

오오오?

히히히-

에고, 힘들었다. 집으로 가자아아-


돌아와 지워니가 조아하는 크림 스파게티를 해 먹었다. 배부르게 먹고 지원이랑 동내 한 바퀴 뛰고 돌아와 울림리 목욕 시키고 그 사이 남편은 잠들고 그 다음 울림이를 재우고. 나는 지원이랑 맛난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늦게까지 아빠 어디가를 씬나게 보다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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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주말, 토요일 아침! 이날 따라 새벽 부터 일어나 잠들지 않는 울림이와 고군분투 하다 겨우 재우고 나니 아침 먹을 시간. 빵과 고구마로 아침을 차려 먹고 한바탕 청소도 하고 있다가 다솜이와 승태 오빠, 그리고 산촌유학 센터 조태경, 지아가 선생님 부부의 방문.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 다들 일찍 일어서고 이후 바람오빠 풀무 친구 세 명 방문. 같이 고기 구워 먹으면서 한잔 하고 또 얼마 안 있어 가셨다. 부랴부랴 뒷정리를 하고 지원이랑 간식거리를 사와서 또 아빠 어디가를 보다가(ㅋㅋ) 잠들었다. 그 날은 잘 몰랐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정도로 꽤나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군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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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주말의 끝, 일요일. 지원이를 12시 차에 가까스로 태워 보내고 주말 내내 산에 가고 싶어 하는 나의 요구와 베란다 텃밭에 필요한 흙, 그리고 멀지 않은 곳. 이 세가지를 적당히 충족 시킬 만한 곳을 찾다가 삼례 바로 옆에 있는 비비정 마을에 다녀왔다. 안 그래도 새로 지은 카페와 농가식당이 궁금 하기도 했고.


비비정에 도착해 보니 작년 여름 골격만 갖추고 있던 건물이 아주 멋진 건물이 되어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카페는 점심시간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다 농가식당에 들어가니 예상치 못한 소영식 소장님과의 만남. 비비정에 올 때마다 몇 번씩 봤던지라 반갑게 맞아 주셨다. 덕분에 맛난 간식(식혜, 강정, 녹두묵 누룽지!)도 얻어 먹고, 그동안의 비비정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반가 웠던 것은 이곳에 내가 참여 할 만한 재미 있을 일들이 있다는 것. 거기에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텃밭을 공짜로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 다는 것. 하지만 텃밭은 집과 거리가 꽤 멀어 고민이다. 어쨌든 반가운 소식들이 다시 기운이 불끈 불끈!


멋지게 변한 비비정 카페! 밤에 오면 야경이 끝내 줄 듯.

멋진 공연장 까지!

고 앞에서 한 컷!

카페에서 식당 내려가는 돌 계단. 마을 이장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멋진 계단. 울림이 안고 있으니 조심조심 걸어가는 엄마.

고렇게 내려가면 요래 멋진 식당이!


토요일 만큼 덥지도 않고, 지난 겨울 처럼 춥지도 않은 적당한 봄 날씨가 아주 아주 기분 좋은 날 이었다. 무엇보다 울림이에게 이쁜 꽃과 나무,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고운 흙을 보여 줄 수 있어 참말로 좋았다.


황울림이 처음 본 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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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베란다 텃밭에 쓸 흙을 잔뜩 실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자마자 점심을 먹고 세 식구 모두 낮잠 한바탕 자고 일어나 또 저녁 먹을 시간. 부랴부랴 저녁을 차려 먹고 베란다 텃밭을 만들었다. 이 곳 저곳에서 구해오고 주어 온 텃밭 상자에 비비정에서 가져온 좋은 흙을 채워 놓으니 베란다 텃밭이 드디어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여기에 남편이 멋진 조명 까지 달아주니 너모나 아늑 한 공간이 만들어 졌다. 여름엔 여기서 돗자리 펴놓고 자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여기에 선반도 달고 그 위에 텃밭 상자 더 구해서 더욱 푸짐하고 이쁘게 만들어야지:) 이얏호!



그리고 자기 전 이모들과의 영상통화로 하루 마무리. 







여러모로 알찼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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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 100일 잔치 다음날 아침. 언제나 처럼 가장 먼저 일어나 아침을 시작하는 외할머니와 황울림. 외할머니는 아직 걷지 못하는 울림이의 다리가 되어 이사람 저사람에게 울림이를 옮겨 준다ㅎㅎ 덕분에 울림이의 상콤한 미소와 함께 온 가족 기상:)



그리고 식구들이 나들이 준비를 하는 동안 달콤한 낮잠에 빠진 울림이에게 요런 귀여운 장난을 치는 아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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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0일도 지났겠다 처음으로 울림이와 나를 포함한 온 가족 다같이 나들이를 했다. 나들이 코스는 전주에 전동성당을 시작으로 한옥마을, 남부시장 청년몰, 창포마을 대보름 행사까지. 신이나서 피곤한 줄 모르고 많이도 다녔다. 우리 효자 울림이는 고맙게도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엄마 아빠 오붓하게 데이트 하라고 전주 한옥마을을 다 둘러 보는 동안 곤히 잘도 자 주었다.(이모와 함께)


이모가 선물해준 새 옷 입고 차에서 곤히 잘도 자 준 기특한 우리 황울림:)

울림이가 이모와 함께 차에서 자는 사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엄마 아빠는 한옥마을을 거닐며 간만에 데이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추억 돋는 제기차기 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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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한바퀴 둘러 보고 점심도 먹을겸 남부시장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부모님들은 줄서서 먹는 조점례 피순대집으로, 우리는 청년몰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던 중 울림이 엉덩이에서 푸앙~! 시원하게 한탕 하신 황울림. 다행히 다른 손님들도 없고, 친절한 사장님들 덕분에 눈치보지 않고 편히 기저귀를 갈아 줄 수 있었다. 가방에서 천기저귀를 꺼내어 갈아주는데 사장님한테 '보통 외출 할 때는 일회용 쓰기도 하던데. 아가야 너는 좋은 엄마 만났구나~'하고 칭찬을 받기도 했다. 히히. 그리고 똥기저귀를 담을 봉지는 가져 왔는데 똥 닦은 휴지를 담아갈 봉지는 미처 생각 하지 못했다. 특히 음식점 같은 곳에 갈 때는 꼭 챙겨야 할 듯.


각자 맛난 음식을 먹고 아기자기 이쁘게 꾸며 놓은 청년몰을 구경 한 후 다시 완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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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옆 동네 창포마을에서 대보름 행사가 있다하여 구경갔다.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 추워 좀 고생했지만 임경수 선생님이 쏘신 소고기도 맛나게 먹고, 아무도 자리에 앉아 보지 않던 다드미 공연, 소고기 먹고 소리지르기 공연, 소리가 하나도 맞지 않는 풍물공연 등을 보면서 기대이상의 즐거움들을 얻고 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정겨운 시골 느낌에 기분이 좋아 졌다. 그동안 이곳에서도 불친절을 넘어 기분을 상하게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종종 만났기에 그 따뜻함이 나를 더 편안하게 해 준 것 같다.


아쉽게도 달집 태우기는 다음날 행사라 보지 못 했다ㅜ,ㅠ

할머니들의 정겨운 다듬이 소리:)

초 밀접 관람이 가능한 이곳. 아무도 의자에 앉아서 보지 않는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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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데 오래 있다 집으로 들어오니 노곤노곤. 마지막 술상을 펴고 둘러 앉아 술 마시고 이야기 나누다 졸려하는 울림이에게 할아버지가 노래를 불러 주셨다. 그랬더니 호오- 요놈봐라? 졸린눈을 비벼가며 울지 않고 할아버지의 노랫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고 또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온 가족이 그런 울림이를 보고 한바탕 신나게 웃었다ㅎㅎ




졸린눈 비비며 열심히 할아버지의 노래를 듣던 울림이가 잠들고, 그 다음 어머니들이 주무시고 언제나 처럼 아버지들은 부엌에서 2차를. 나와 남편이 만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부터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까지. 그때 그때 서로 다른 각자의 상황, 두 분이 처음 만나게 된 날 등등의 이야기를 하다 아버지 눈이 스르르 감기기 시작 할 때쯤 술상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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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언제나 처럼 아침 일찍 일어난 외할머니가 울림이의 발이 되어 울림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고. 전날 늦게 잠든 터라 나는 다시 잠이 막 들고 있었다. 잠결에 울림이가 막 으깩 으객 하고 소리를 지르는 걸 들은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울림이 소리가 몇 번이고 나더니 갑자기 온 식구가 '와-!!!'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뒤집었다 뒤집었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놀라 뛰쳐 나가니 정말 울림이가 뒤집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한 번 보고 싶어 울림이를 뒤집어 두니 다시 또 으객 으깩 꺅꺅 소리를 지르더니 홀라당~! 마지막 날 가족들에게 뒤집는 모습을 멋지게 선물한 기특한 우리 황울림XD 


요로코롬 낑낑 대다가


홀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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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의 2박 3일간의 만남이 또 이렇게 후다닥 지나가 버렸다. 2월에는 설, 졸업식, 울림이 100일 잔치까지 몰려 있어 참 많이 만났다. 그러다 당분간 이렇게 자주 볼 일이 없어서 그런가, 이번엔 가족들이 떠나간 빈 자리가 더 휑하고 쓸쓸했다. 울적해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삼례 터미널 옆에 있는 풍년제과에 데리고 가 줬다. 조각케익 두 조각과 초코파이 녹차 카스테라를 사와서 무한도전을 보면서 폭풍 흡입.



모쪼록, 즐겁고 행복했던 주말 보고 끗!'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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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졸업을 했다. 특히 임신, 결혼, 출산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마지막 학기를 겨우 마치고 마침내 이룬 졸업식. 연이은 장거리 외출로 신이난 엄마, 피곤한 아빠,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다니는 황울림. 세식구가 아침 11시 좀 넘어 겨우 집을 나섯다. 며칠 전 설에 서천에 갈 때도 짐 싸느라 거의 반나절을 고생하면서 다음부터는 반드시 그 전날 짐을 싸리라 다짐했던 것을 잊고는 당일 아침에 짐싸느라 늦을 뻔 했다. 다음엔 꼭 전날 짐 싸야지. 아니면 리스트를 좀 적어 두거나. 아무튼 아침으로 먹을 거 겨우 싸들고 늦지 않게 출발. 아기낳고 처음하는 상경이네:)


카시트 속에서 곤히 잠든 오리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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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해서 올라 갈 때 까지만 해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슬슬 학교가 보이기 시작하니 조금 떨리는 마음. 그래도 역시 결혼 전 아가씨 때(?) 학생으로 학교를 오는 것과 아줌마가 되어 졸업생으로 학교를 오는 것은 느낌이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뭔가 이젠 제 3자가 된 느낌. 거기에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인사 하랴 졸업식 옷 빌리랴 사진 찍으랴 울림이 보랴 정신이 없어 학교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감흥을 즐길 시간이 없었다ㅜ,ㅠ


학교에 도착해 오며가며 친구들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진 몇 장 찍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들로 감동 쓰나미. 너무나 귀여운 아기 신발(나 조차도 한 번 신어 보지 못한 뉴발란스로!), 내가 넘 좋아라 하는 롤 케잌, 방글라대시 아기 옷, 터키 가방, 수제 초콜릿, 액자, 슈, 가나 초콜릿, 심지어 학사복 대여까지... 오며가며 나를 잊지않고(?) 챙겨준 친구들이 너무나 고마웠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느라 그 고마운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해 미안하다. 대학 4년동안 울림이 다음으로 잘 건진(?) 내 소중한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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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먼길 와 준 소중한 우리 가족들과도 돌아가며 한 컷씩. 내후년 남편 졸업식에도 이렇게 다같이 모여 사진을 찍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울림이가 걱고 뛰고 말하겠다. 으- 생각만 해도 귀여워>,< (꽃은 지나가는 미란이에게 빌린 것을 강탈 빌려 와서 찍고 돌려주었음)


아, 누군가 내 삐침머리 좀 정리 해 줬으면 좋았을 것을...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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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행사 진행 중에는 밖에서 사진찍으며 놀다가 본 행사가 끝나고 각 과 모임을 가질 때 즈음 강의실로 이동. 중간에 시어머니는 기차 타러 가시고 친정 식구들과 남편, 그리고 울림이를 안고 들어갔다. 울림이 덕분에 많은 친구들의 관심과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졸업장을 받고 소감을 나누었다.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은 따뜻하고 포근한 졸업식. 하지만 이번 졸업식에는 안식련, 학술대회, 개인사정 등등으로 오지 못한 교수님들이 너무 많아 무척이나 아쉬웠다다행인건 업사마의 얼굴은 잠시나마(인사만 하고 가셨기 때문에ㅜ,ㅠ)를 볼 수 있었던 것. 진업쌤이 강의실에 들어 오시자 마자 앞자리에 있던 나와 울림이를 보시고는 '요놈이 그 놈이야? 어디 얼굴 좀 한 번 보자' 하시며 환한 얼굴로 오시는데, 마음이 뭉클 했다. 


보고싶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선생님들과 동기들을 많이 보고 오지 못한 것이, 그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말들이 많았음에도 몇 마디 하지도 못하고 온 것이 너무 아쉽다. 거기에 생각보다 식이 오래 진행 돼 일찍 나오느라 와 있는 친구들 하고도 사진을 몇 장 못 찍어 더 아쉽고ㅜ,ㅠ 나중에 울림이가 좀 더 크면 학교에 꼭 다시 놀러가야지. 



4년간 쉬지 않고 달려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졸업을 했다. 이제 정말 아줌마가 되었네. 더 놀고 더 막나가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지만(그러고 보면 고등학교 졸업 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난 어쩔 수 없는 모범생 체질인가 봄ㅜ,ㅠ) 앞으로 밀린 레포트 쓸 일은 없으니 홀가분하다.(특히 마지막 학기 레포트 폭탄 처리는 정말 힘들었다지...) 


내가 이 학교에 다니며 얻은 가장 큰 앎은 '이상은 꽤나 현실적이라는 것' 그리고 '함께 할수록 더욱 현실적이여 진다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어 준 것이 성공회대학교가 4년동안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앞으로도 그 소중한 인연의 끈과 내가 꿈꾸는 이상의 끈을 놓지 않으며 살아야지. 


조금 찌질했지만 그만큼 즐겁고 행복했던 나의 대학생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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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날! 울림이와의 공식적인 첫 외출인데다 가족들을 만나고 맛있는 명절 음식 실컷 먹을 생각을 하니 몇일 전부터 기다려 졌다. 결혼하고 첫 명절 이었던 추석은 임신 말기였던 나를 배려해 주신 시부모님 덕에 서울에서 보냈고, 시댁에서 지내는 명절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요일 아침 일어나자 마자 밥을 먹고 청소 싹 하고 짐을 싸는데 시간이 꽤나 많이 걸렸다. 특히 짐 싸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요 작은 아기 하나 생겼다고 남편이랑 나랑 둘이 여행 갈 때 싸는 짐에 두 세배 이상의 짐이 생기다니 놀라웠다. 가까운 곳에 가기에 이런저런 짐을 더 챙기기도 했지만 기저귀, 옷, 손수건, 물티슈, 빨래 통 등 이런 저런 짐을 챙기다 보니 챙겨야 할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부랴부랴 짐싸고 청소하고 한참만에 드디어 출발!



우리 시부모님은 자연친화적인 삶을 지향하시고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 하시기 때문에 겨울에도 몹시 춥게 지내시 기로 소문이 자자 하다. 그런데 울림이 온다고 이틀 전 부터 난로에 불을 때고 처음으로 보일러까지 돌리셨단다. 남편은 이 집에 이사 온 이후로 겨울에 양말 벋고 지낸 게 처음이라며 연신 감탄하고, 중간에 놀러 온 환영삼촌도 이 집에 들어 오면서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 하신다. 아무쪼록 우리는 울림이 덕에 따뜻한 명절을 보냈다ㅎㅎ


오자마자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신기술 발표하는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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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숯불구이를 저녁으로 냠냠 맛나게 먹고 울림이가 잠든 저녁 타임. 이런저런 과일들과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고구마를 구워먹으면서 어머니가 써 놓으신 육아 일기와 남편의 어린이시절 흔적들도 함께 봤다. 어릴적 남편이 썼던 편지와 일기들, 상장, 그림 등등 차곡차곡 꼼꼼히 보관하신 어머니. 지난 번에는 남편의 신생아시절 옹알이 하는 것 부터 어린이가 되어 터를 부르는 것 까지 녹음 해 두신것을 듣기도 했더랬지.


거의 첫 장에 두 돌이 다 되어서야 드디어 통잠을 잤다는 글로 시작하는 어머니의 육아 일기는 주로 바람오빠, 해뜨리오빠와 이야기를 나눈 것을 기록 해 둔 것이 많았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언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있자니 우리 울림이도 얼른 커서 같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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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설 연휴의 시작. 아침 부터 자신의 장기를 선보이며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듬뿍 받는 우리의 황울림:)


할아버지랑도 잘 있고요

엄마랑 아침부터 쭈쭈쭈도 해요:)


그리고 본격적인 설 음식 준비 시작. 설 당일 우리집 식구들도 오기로 되어 음식도 두배로. 미리 주문해 두신 음식들을 꼼꼼히 펼치시는 시 어머니. 


그리고 정성을 다해 떡을 써시는 시아버지. 

아빠는 일광욕 하는 울림이 촬영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 옆 동네 사는 환영삼촌과 선경이모가 왔다. 두 분도 일정이 있어 오래 있다 가지는 못 했지만 얼굴보니 참 좋았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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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작은 삼촌과 도련님 도착. 너무나 맛있는 서천 우럭회를 먹으며 하하호호.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고 언제나 처럼 마을 취미실로 가 당구치고 탁구치고 으쌰으쌰


탁구치는 부부

첫째대 둘째 탁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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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까치 설날 아침. 정성스레 준비한 제사 음식을 꺼나 제삿상을 차리고 제사를 지낸 후 떡국을 후루룩 챱챱. 명절엔 역시 먹는 재미. 하지만 난 이번 설에 먹어도 너~무 먹었다능ㅜ,ㅠ



처음으로 해뜨리 삼촌 품에 안겨 본 울림이. 아직은 해뜨리 삼촌도 울림이도 어색한 사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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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마치고 삼촌이 집으로 돌아 가신 후 얼마 안되어 우리집 식구들이 도착했다. 마침 생일이 하루 차이나는 아버지와 시어머니의 생신이 설날과 딱 겹쳐 또 다시 양가 총집합! 오자마자 울림이 한 번씩들 안아보고 서로를 반긴다. 점심 상 겸 만남의 술 상을 간단히 간단히 가지고 다같이 모여 앉아 새배와 덕담을 주고 받았다. 우리들만 새배 하는 것이 아쉬워 양가 부모님들 끼리도 맞절을 하신다. 그리고 그걸로 또 아쉬워 포옹까지. 아, 이렇게 서로를 좋아하고 위하는 사돈이 어디있나. 이거슨 우리나라 결혼풍습계에 혁명과 같은 일. 이렇게 모든 식구들이 모여 함께 있는 것을 보면 내 평생 이보다 큰 자랑거리가 어디 있겠나 싶다.


울림이도 한 잔 할 텨?

맞절!

절만 하기 아쉬우니 다같이 포옹까지. (어? 엄마가 어디갔지?)

(울 엄마 요기잉네~?ㅋㅋㅋ)

'할아버지 울림이 한테 뽀뽀좀 해죠요' '면도를 안 했는데 괜찮나 모르겠네..'

아이고 우리 손주 우쮸쮸쮸~

할머니 배애 걸터 앉아 편하신 황울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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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본격적인 파뤼타임! 시 어머니는 양력 1월 11일, 아버지는 양력 11월 12일이 생신이시다. 아,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이 인연을 어찌할꼬. 그저 즐겁고 행복하게 즐기는 수 밖에;-) 설 맞이겸 아버지와 시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케잌, 그리고 기타와 잼배를 꺼냈다. 두 분다 오십대시니까 초는 다섯개만 꼿고 아버님의 감미롭고 흥겨운 축하 공연과 남편의 통쾌한 잼배소리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선물도 주고 받고. 하하호호다같이 모이면 늘 즐거운 우리의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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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외 할아버지 품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황울림. 아, 이렇게 사진으로 오래 보고 있으니 울 아버지 참말로 멋지다. (이런말 하면 분명히 엄마가 질투 하겠지만) 역시 나의 오랜 이상형 아버지. 이젠 2등으로 밀리셨지만 너무 슬퍼 하지 말아요. 아버지에겐 저보다 이쁜 엄마가 있으니:-)



그리고 아침부터 시어머니 돋보기 안경 빌려 바느질 하는 엄마. 엄마도 시어머니도 이제 돋보기 안경 쓰실 나이가 되셨다.


저리가~ 뭐 이런걸 찍노~


아침으로는 부페식 비빔밥. 아침엔 비빔밥을 먹어야 겠다시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그럼 각자 먹을 자기가 먹을 만큼 떠먹을 수 있도록 부페식으로 하는 것이 어떠냐고 재안하니 흔쾌히 승락 해 주셨다. 먹을만큼 덜어 가니 남길 우려가 없어 좋고,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취향 껏 먹을 수 있으니 좋고, 밥프고 국프고 반찬 나를 일 없으니 좋고. 일석 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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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렸던 3박 4일간의 짧고 굵은 명절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마지막날 집에 오기 직전에 갑자기, 아주 불현듯 찾아온 치통만 빼고는 아주 즐거웠던 설 이었다. 어머니의 육아일기를 함께 보며 옛 추억을 되새기고, 온 가족이 모여 덕담을 주고받고, 생일 파티를 하고, 틈틈히 어머니 살림을 틈틈이 훔쳐(?)보고, 화로에서 군고구마를 계속해서 구워먹고 먹고.. 먹고... 먹으면서.(이제 시댁 식구들을 비롯한 시댁 친척 분들에게 까지 나는 '잘 먹는 애' '먹는거 좋아하는 애'로 완전히 소문났다. 앞으로 인사도 '오, 잘먹는 해원이 잘 있었어?'로 받게 될 것만 같다. 웃프다^_ㅠ)


이렇게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인 후 늘 드는 생각은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라는 거다. 친가, 시댁 식구들이 모두 함께 명절을 보낼 수 있는 가족들이 우리나라에 몇 이나 될까. 이렇게 손꼽아 명절이 오기를 기다리는 며느리는 우리나라에 몇 이나 될까. 어렵고 힘든 일은 본인이 더 많이 하시려는 시어머니는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 분명 어마어마하게 큰 덕을 쌓았을 전생에 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내년 설에는 울림이가 걸어다니고 뛰어다닐 것이다.  말도 엄마 아빠 정도는 하려나? 울림이 덕분에 매년 색다른 명절을 보낼 수 있겠구나. 그리고 앞으로 울림이의 동생들, 도련님의 아이들, 언젠가 지원이의 아이들도(...?) 다 같이 모이면 더욱 즐겁고 풍성한 명절을 보낼 수 있겠지. 이렇게 매년이 명절이 기다려 지니 참말로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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