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이사를 했다.

언젠가(아마도 일년 전) 예고 했던 그 마을 끝 통나무 집!





겉모습이 가장 멋진 우리집ㅋ


벌써 한달이 되어간다.

처음 2주 정도는 이사짐과 싸우고








그다음은 벌레와

(모기->개미->벌->지네순으로 정신을 쏙 빼놓음. 개미때는 익숙해 바로 개미약을 설치하여 해결되고, 모기는 처음에 미친듯이 잡다가 나중에 산책하며 7방 한번에 물리고 적응됨. 벌은 매일 하루 네 다섯 여섯 마리가 집으로 들어와 119아저씨들의 도움을 빌려 해결, 지네의 악명은 익히 듣고 있었지만 실물을 처음 보고 기절 초풍 하는 줄ㅠㅠ 지네를 본 후 다른 벌레들은 아무 것도 아닌게 되었고, 그날 이후 다시 나타나진 않았지만 해결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벌벌 떨고 있음.)


이사 하루만에 친 거미줄 스케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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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멍멍이 단이 하트 똥꾸몽






지금은 훌쩍 다가온 가을 날씨에 추위와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아침 저녘으로는 벌써 많이 추워져 긴팔 긴바지를 입고 자도 아침엔 춥다고 서로를 끓어 안는다. 




2.



귀촌 6년차, 그렇게 고대하던 시골집 생활 인데 막상 진짜 이사를 하려고 하니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벌레, 추위, 쓰레기 처리, 아이들 등원 등등 안 그래도 애 셋 키우기 빠듯한 내 일상이 더 힘들어 지기만 하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들.

아파트에서 불편하고 아쉬운 것들이 있었던 만큼 반대로 편하게 누려오던 것들이 막상 사라진다 생각하니 조금 두려웠다.

무엇보다 우리가 나오고 이제야 안정을 찾고 있는 나의 일상이 다시 요동칠 것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그런데 막상 이사를 와서 걱정하고 두려워 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결 해 나가 보니 거기서 오는 성취감과 자립심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성취감과 자립심이 내가 기대했던 자연이나 주택에서의 자유로움이 주는 행복 보다 나를 더 편안하게 해 준다. 

아직은 좀 부족하지만 도시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지구를 살아가며 알아야 할 자연스러움에 대한 이치를 배워가는 중이다.















3.


이사와서 가장 신이난건 역시 우리 동그라미 삼형제: )

우리가 끝끝내 이곳으로의 이사를 성사 시킨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행복이었다.


이음이는 "이제 여기서는 뛰어다녀도 되고 소리 질러도 되지~"라는 말을 며칠 동안 입에 달고 다녔고,

울림이는 걱정하는 엄마아빠를 계속 옆에서 봐서 그런지 오기 전에는 자기도 덩달아 걱정 하더니

가장 빨리 적응하고(매일 아침 벌레 잡으러 감) 가장 신나 하는 것(와서 처음 일주일 정도 엄청나게 소리지르면서 다님) 같다.

우리도 마당으로 데리고 나가면 가만히 어딘가 보고있고, 특히 꼬꼬들 밥 줄때 업고 가서 구경 시켜주면 좋아라 한다.



























오늘은 느닷없이 남편이 아이들 재우면서 개똥벌레 노래를 불렀는데

더 느닷없이 반딧불이 한 마리가 우리가 누워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놀랍고 신기한 경험. 

(노래가 끝나고 어디론가 또 홀연히 떠났음. 이 말은 우리집 어딘가에 벌레들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구멍이 있다는 말이기도 함)


남편은 이사를 오기 전에도 와서도 여전히 걱정 투성이 이지만, 내가 생각 했던 것 보다(어쩌면 나보다 더) 이곳에서의 만족도나 행복지수가 더 높아 보인다.

요즘은 (드디어!)심사가 얼마 남지 않아 집을 가꿀 시간이 없는 것에 아쉬워 한다.

내가 장화만 신고 나오면 리틀포레스트가 따로 없다며 사진을 찍는다ㅋㅋㅋ








이곳에서의 가을이 참 아름답다.

: )








<아빠 바람 사진기록>

+엄마사진

:

안녕!

보란의 편지를 이어받고 들에게는 호기롭게 2-3이 내로 답장을 쓰겠습니다! 

라고 했었는데 벌써 열흘이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 적고 있네요. 미안해요. 흑흑


일단 보란이 궁금해 하였던 울림이 이음이 소식 부터 전해요:-)















울림이는 여전히 어린이 집에 잘 가지 않고, 이음이는 슬슬 1춘기에 접어 들어 잘 삐지고 이상한 것들을 우기기 시작했지만, 

울림이도 이음이도 그리고 저도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재법 싸우지 않고 함께 노는 녀석들을 보며 기특하기도 하면서 저도 아이들도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익숙해 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캠프가 끝나고 그동안 저는

살림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제 취향의 살림을 찾아 헤매고

논 20평, 목화밭 10평, 그냥 밭 2평 정도의 농사를 짓고

여러가지 손 작업들, 모자, 아이들 옷, 인형 등을 만드는 손작업 들을 했어요.


최근에는 손바느질로 태국 옷 만드는 걸 배웠는데 정말이지 너무나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지 뭐에욧!

아, 그리고 종종 들과 만나 꼼지락 꼼지락 만들기를 함께 하기도 했어요.

한 번은 우리가 만났었던 홍동 들 집에서, 한번은 이응노 생가 잔디 밭에서요. 

들이 아직 단식 중이라 얼른 끝나고 함께 맥주를 마시며 만들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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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0평 남짓 심어 두었던 보리를 다 따고 낫으로 베어 놓았어요. 

이제 제 영역의 논 가장자리의 고랑을 파 흙을 올리고 고르게 편 후 지난 달 모판에 심어둔 모를 옮겨 심어야 하는 것이 이번주 저에게 주어진 가장 큰 미션이에요.


논은 홍동에서 오랜기간 자연농 재배를 하고 계신 금창영선생님과 여러 이웃들이 약 천평의 논을 나눠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모내기와는 많이 달라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요. 

무엇보다 물을 잔뜩 채우고 모를 심는 일반 모내기와는 달리 밭 형식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하는 것이 가능해서 좋았어요.



목화모임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건데요 목화 농사를 함께 지어 겨울에 누빔옷을 만드는 걸 계획 하고 있어요. 

사실 올해 가장 기대 하던 일 중 하나인데, 포트 부터 잘 자라지 않아 이래저래 걱정이네요. 

심고 나서 가보지도 못 했을 뿐더러 요즘 비가 너무너무 안와서 다 말른 것은 아닌지… 

그리고 목화 밭 바로 위에 열심히 경작 해둔 작은 밭에 심은 녀석들도 걱정이고. 

울림이도 요즘 자꾸 논에만 가니까 목화 보러 언제 가냐고 하는데, 당장 내일 가보아야 겠어요.


논 농사도, 목화 농사도 아이들과 함께, 무엇 보다 서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좋아요. 

논으로 받으로 다니면서 울림이는 콩벌레 무당벌레 달팽이 같은 곤충 잡는걸 좋아하게 되었고, 

이음이는 그런 형아 뒤를 쫓아 다니거나 뻐꾸기 산비둘기 소리를 흉내내거나 엄마 일하는건 흉내내요. 

물론 혼자 일 할떄 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 두 세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요ㅎ

그래도 내가가 하고 싶은 일을 아이들에게 미안해 하며 죄책감 갖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라 마음이 편해요.




(이랬던 보리들을!)


(이렇게 다 따고 베어 버렸습니닷!!! 감덩ㅠㅠ)


(울림이 이음이는 바로 옆 또랑에 갇혀(?) 놀고 있음ㅎㅎ)




(엄마 힘내~! 응원 하는 꼬박이들)


(보리 매기에 심취해 있는데 갑자기 둘이 깔깔 대길래 봤더니 이런 사태가...ㅋㅋㅋ)



(여기는 목화밭)



(볍씨 파종 하던 날)



(목화밭 위 두평 남짓 밭 경작 하던 날)


(꼬마 일꾼들!)




(목화 정식)



(지난 주 논 농사 모임)







생각 했던 것 보다 올 한해가 정신없이 지나갈 것 같네요. 행복한 일이죠. 흐흐

다음 캠프에는 다들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과 기대가 되기도. 


모쪼록, 다들 그때까지 몸 건강히-!



2017년 6월 첫 날

홍성에서, 해원




ps. 다음은 저 아래 진안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을 편의점 같은 여자 슬언니의 소식이 궁금하네요. 크크크


pps. 덤으로 지난 캠프 사진도 올립니닷-!

(지금 아니면 이 사진을 풀 날일 없을 것 같아서...)
























:



1



2017. 3


목화모임 준비



3월이 되면서 시작 하게 된 여러 모임 중, 내가 가장 기대와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은 목화 모임이다. 목화를 심고 키워 얻은 솜으로 누빔 옷을 만들어 보는 것이 이 모임의 목표. 


작년 얼떨결에 다솜이를 따라 갔다 온 채종 워크샵에서 얼떨결에 만난 금창영 선생님과 한 가지 약속 비슷한 것을 했는데, 그게 바로 이 목화 모임이었다. 당시 풀무 전공부 학생 중 한명이 자기 개인 밭에 목화를 심어 옷의 자급을 꿈꾸는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 함께 수업을 듣고 있던 금창영 선생님이 그거 우리도 하면 좋겠다는 운을 띄우셨고 그 옆에 있던 내가 넘나 반가운 목소리로 번쩍 손을 들었다. "저 하고 싶어요!" 하고. '농사, 자급, 수작업'. 앞으로 내 삶에 꾸준히 이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모두 있으니 너무 반가운 소식이 아닌가.


그렇게 겨우 기다렸던 목화 모임의 첫 만남이 지난달 시작 되었다. 


일단 4월에 파종을 해야 하니 삼월 중순 즈음 함께 할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이런 포스터를 만들어 활력소, 빵집, 도서관 앞, 모두랑에 붙여 두었다. 






사실 크게 기대 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포스터를 붙이니 하고 싶은 사람들,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이 왔다. 작은 포스터 하나로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는 것이 신기 했던. 여기에 참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일들을 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모쪼록 그렇게 모인 다섯 명의 사람들. 어쩌다 보니 대부분 논농사 모임을 함께 하시는 분들이다ㅎㅎ




2



2017. 3. 27


첫 모임






밭은 동네의원 가는 벗꽃길 근처에 호순 쌤네 집 옆 약 60평되는 밭에서 한사람당 10평씩 분양받아 함께 꾸려 나가기로 햇다. 오늘 아침 금창영 선생님이 빵집에 씨앗을 갖다 놓아 주시면 각자 가져가 씨앗이 잘 발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솜털, 기름기 없애기) 씨앗을 심을수 있게 준비 해 주고 13일에 모여서 밭고르고 18일에 함께 심기로.



그리고 금창영쌤이 속성으로 알려주신 올해 목화 모임의 대략적인 일정 정리.


1. 목화 씨앗 준비 / 3월 말에서 4월 초 금창영쌤이 준비 해 주신 씨앗을 모두랑에 두면 각자 가져간다.

- 씨앗에 붙어 있는 솜 조각들을 제거해 매끌거리게 만들어야 좋다(오줌에 담궈 뒀다 꺼내서 비비면 잘 벗겨 진다고 함).

- 밭에 심기 1-2일 전, 물에 적신 수건에 싸서 촉촉하게 두어 씨앗을 발아 시킨다.


2. 밭 고르기(밭 구획 정하기) / 4월 13일(목) 


3. 파종 / 4월 18일(화)


4. 중간 중간 풀 뽑고 밭 관리.

- 유박 뿌리기 -> 금창영 쌤 재공

- 오줌 액비 뿌리기 -> 오줌액비 만드는 법; 오줌을 통해 넣어 두고 공기가 안 통하게 뚜껑을 꽉 닫은 후 15일 동안 보관 아주 훌륭한 액비가 됨


5. 순 자르기


6. 지줏대 세우기(꼭 세워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키가 많이 크거나 쓰러지거나 했을 경우)


7. 재배 / 8-9월

- 꽃이 필 무렵 부터(목화가 깨끗 할 때 후딱후딱 거둬야 함)

- 서리 내리기 전 까지 계속 재배


8. 씨 빼기


9. 솜트기 / 읍에 솜 트는 집에 맡겨야 함


10. 만들기!



흐아- 드디어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올해 목화 농사 잘 지어서 우리 꼬박이들 따닷한 누빔조끼랑 귀요미 인형들 많이 만들어 친구들 나누어 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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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요즘

2017. 2. 15. 16:15 일기/해원 일기



1


매일 우리집 꼬마들 이야기만 쓰다 아주 오랜만에 쓰는 나의 일기.



요즘의 나는 좀 분주한 편.

주말엔 느닷없는 영화 촬영을 다녀오고, 월-화 이틀 동안 혼자 집안 가구 대 이동을 했더니 기진맥진.


오늘은 생협생활제모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음이가 잠들어서(사실 노렸음ㅋ) 눈여겨 봐 두었던 새로 생긴 동네 카페에 다녀왔다.

카페 이름은 '가내수공업프로덕션'

저번에 남편이랑 애들 재우느라 차를 타고 동네를 뺑뺑 돌다 발견한 곳.

다른 것 보다 가게 이름에 '가내수공업'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더랬다.




일단 카페에 처음 들어와 들리는 노래가 윈디시티!

심지어 벽에 데코해 놓은 CD들과 가사 집이 이센스!

오오- 일단 싸장님 음악에 대한 센스가 완전 내스탈.


인테리어도 카페 정 중앙에 긴 테이블 두개, 그 외엔 창가를 따라 밴치 형식으로 의자가 쭉- 이어져 있었다.

뭔가 공연을 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은 분위기.


사장님도 수줍수줍 하는 느낌에 젊고 스타일리시 한데다 맥을 써서 왠지 반가웠음ㅋ

뭔가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은 느낌.

여기서 가게 이름처럼 수공업 모임이나 음악공연 같은걸 기획하면 좋겠다아아아- 하는생각이 들었다.

사장님과 친해져서 뭔가 재밌는 것들을 해 나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재밌는 생각도 들었고.

남편이랑 같이 자주 가면 좋겠다아아- 하는 생각도.


암튼 오늘 아침에 울림이 어린이집 보내기 전에 열폭 하고 그 여파로 남편한테도 심통부리고

여러모로 마음이 불편했는데,

간만에 짧은 동네 나들이로 기분전환 성공!

(울림이 오면 잘 해줘야지ㅠㅠ)




2


지난주 일요일에 어쩌다 영화 촬영을 하게 되었다.


홍동에는 정말 많은 모임과 단체들이 있는 데 그중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만든 '순리 필름'이라는 곳이 있다.

사실 나도 '홍동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정도만 알고 있을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모여 어떤 영화를 찍는지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그래도 나 역시 영상제작을 재밌어 하고 관심이 있어 하기 때문에 늘 어떤 곳 인지 늘 궁금했다. 


그러다 지난주 토요일(내가 촬영을 하러 가게 되기 하루 전날)

조대성 선생님(이분도 남편과의 친분만 있었을 뿐 나는 그저 '지역에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계신 재미난 분' 정도만 알고 있었을 분)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


'순리 필름'에서 요즘 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데, 내일 '아기 엄마' 역으로 출연 해 줄 수 있겠냐고.

나는 꼬마들이 있어서 남편이 봐 줄 수 있어야 갈 수 있는 상황.

늘 부족한 시간에 쫓기며 지내는 남편이 웬일로 해보라고 적극 권유 한다. 아마 본인도 좀 궁금했던 모양.

암튼 그래서 재밌는 경험이 되겠거니 하고 찍게 된 것.

(나중에 남편이 분명 지난번에 송곳 연기 한거 못 보고 제안 했을 거라며ㅋㅋㅋ)






그렇게 촬영지(읍에 어느 병원)에 도착하니 아는 얼굴들도 있고ㅎㅎ

나중에 들어보니 촬영장소와 카메오로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마을에서 충당 되었다고,

거의 동네 영화가 탄생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관계의 관계의 관계가 이어져 만들지고 있는 영화.

뭔가 재미난 영화가 만들어질 것 같다. 

영화야 말로 자본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장르 였는데, 이렇게 온 마을의 관계가 모여 만들어 지는 영화라니.


나의 이름도 엔딩 크래딧에 올라간다 하고*_* 넘나 궁금!!!!


아,

내 역할은 아래 영상에 보이는 바와 같이

병원에서 장난치는 저 꼬마 아이(조대성 쌤 둘째)를 주인공 옆에서 잘 달래며 있다가 

간호사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면 네~ 하고 들어가는 애기 엄마 역할 이었다ㅋㅋㅋㅋ

엄청 간단 해 보이지만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았던 역할 이었다는.




처음에 듣기로는 대사도없고 옆 모습만 나오는 거라고 했었는데 

가서 찍다 보니 대사가 생기고 나오는 횟수도 늘어나서 좀 당황했지만ㅋㅋㅋㅋ

그래도 신기하고 재밌었던 경험:-)




3


어쩌다 보니 이번 주말엔 인천에 있을 계획이고

담주 부턴 속초에 가 있을 거다. 또 꼬맹이들 손잡고 돌아 다니면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걱정반, 기대반.


모쪼록 이렇게 활동량이 늘어나는 거 보면 벌써 봄이 오고 있나부다-






:

일상

2016. 9. 2. 00:58 일기/해원 일기



오늘은 어쩌다 훅, 내가 멋지다는 이야기를 두 번이나 들었다.


나는 나답게 잘 살고 있는가? 하루에도 몇 번씩 묻는 질문.

그 질문에 대부분 아쉬운 모습들만 떠오르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내가 조금은 괜찮아 보이기도 한 날들.




-


말 그대로 단 하루, 그 하루 밤 사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더위가 가시고 너무나 화창한 날들이 이어져서 인지 요즘은 왠지 모를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그 증거로 지금 약 삼일 정도(...) 꼬박이들에게 소리치지 않고 지내고 있으며, 심지어 울림이와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있다...!


이제는 공룡이 두마리가 되었다(...)

형이 하는건 뭐든 따라하는 작은 공룡

이음이도 이젠 재법 공룡 흉내를 낸다


요즘 셀카 삼매경에 빠진 꼬박이들. 핸드폰에 이런 사진만 수십장....


많이 큰 이음. 그래도 애기애기:)


버스에서 모나카를 즐겨 먹는 꼬박이 형제


아직은 싸움의 연속이지만, 이상하게 잘 때만큼은 사이 좋은-


큰 꼬박 황울림


작은 꼬박 황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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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밝맑도서관에서 울림이랑 곤충 표본 만들기를 했다.

끝까지 안 자고 버티던 이음이가 다행히 수업이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잠들었고

울림이는 사슴벌레 두 마리를 하겠다고 하고 나는 사슴벌레 하나 장수풍뎅이 하나 하자고 하며 티격댄거 빼고는 즐겁게 했다.

요즘 울림이가 벌레들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뭔가 뿌듯:)


울림이 하원하기 전에 일찍 데리러 가서 울림이랑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구경하고...

그 덕에 이음이도 누나 형아들 틈에 껴서 재미지게 놀았다.


곤충표본 만들기! 신기방기

전시 되어 있는 벌레 과자 먹는 울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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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블로그를 더 많이 쓰고 잘 유지 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좀 더 가볍게 다양한 것들을 올리고 싶은데...

이젠 뭔가 물리적인 변화가 필요 한 것 같다는 생각. 리뉴얼이 필요하다. 카메라도 바꿔야 할 듯 싶고...(보고 있나 남편?)


그런 의미로(?) 얼마전 처음으로 내가 만들어 판매한 아기 한복 자랑:)

(전혀 상관 없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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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뒤적이다 보니 여름에 찍어 둔 사진이 한 가득 인데 올리지를 못해 아쉽네...

조만간 여름 사진 대 방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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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우리가 양양으로 온 첫날 새벽에.

사실 이번에 양양행을 과감히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점점 쇠약해 지시는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서 인 것도 컸다.
올해로 아흔 셋이신 할아버지. 오랫동안 정정하실 것 같았던 할아버지 였는데.
아흔살이 넘으니 약해 지시는 구나 싶었다.

할아버지 뵙고 고모네서 좀 놀다 가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장례까지 치르고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세상사 마찬가지 겠지만, 죽음 역시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 오는 구나 느낀다.
이런 저런 일들로 정신이 없으니 양양에 온 지 아직 2-3일 밖에 안 됐는데 벌써 일주일은 다 보낸 것 같은 기분. 




처음 할아버지 소식을 듣고 다들 분주 할 때 울림이에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고민이었다.
뭐라고 해야 할 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아
“울림아 울림이 증조 할아버지 기억나? 잘 안 나지? 그런데… 증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대. 울림이 돌아가셨다는게 뭔지 알아?"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응 알아"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오잉?’하는 마음으로 다시 물었다.
“그래? 돌아가신다는게 뭔대?"
라고 물으니 하는 말.
“어두워 지는거"
깜짝 놀랐다. 아주 추상적인 대답 이긴 했지만 이 작은 아이가 죽음에 대해 느끼는 것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그래도 이번 장례는 지난번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보다 다들 한결 평화로운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 때는 모든게 아쉽고 슬프고 하루하루 보내기가 싫었는데, 할아버지는 잘 보내 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크고… 이제 책임을 다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라고 말하는 막내 고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장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병원에서의 장례식은 뭔가 불편함이 있다. 
거대한 화한, 난무하는 일회용품들과 어디나 똑같은 음식, 불편한 맞춤 옷 등등...
그래도 이번엔 엄마가 예전에 가입 했던 ‘한겨례두레공제조합’을 통해 치루는 거라 
보통 장례식 만큼의 뻥튀기 없이 정직하게 진행 되고 있어 다행이다.
(사실 엄마가 여기 처음 가입 했을 때는 “엄마 또 이상한거 가입했지!!”하고 뭐라 그랬는데… 미안 엄마ㅠㅠㅋ)

그리고 개인 적으로... 장례식이 꼭 슬프기만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에서 처럼(아마 외국의 장례 문화 인 것 같은데) 그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각자에게 그분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지를 함께 공유하며 애도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그 분을 애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만약 내가 나이가 들어 죽는 날이 오면 좀 더 자연스럽게, 기쁘게, 활기차게 장례를 치루어 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그래도 다들 시집 장가 가서 보기 힘들었던 친척 언니 오빠들도 오랜만에 만나 좋았다.
또 "애기들이 있어서 웃네"하시며 우리 꼬맹이들 뛰고 기고 노는 것도 이뻐 해 주시는 어른들이 고마웠다.
그리고 한편, 지금은 이렇게 형제들이 많아 북적북적 한데 
점점 형제들이 줄어드는 우리 세대에는 장례식이 무지 썰렁해 지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3

90세에 생을 마감한 할아버지와 9개월 아기가 공존하는 장례식에서 여러가지 생각과 마음이 들락날락 했던 며칠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음이 낳기 전 작년 여름에 울림이랑 여름에 뵜었던게 이렇게 마지막이 되었네...
여기서 ‘마지막’이라는 대목이 뭔가 무겁게 느껴진다. 삶의 마지막이라는 대목에 서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여름, 할아버지와 울림이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만남)







모쪼록 할아버지,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두 손 모아 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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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대회

2015. 5. 19. 01:34 일기/해원 일기

지난 목요일 

전주에서 열린 한우 요리 대회에 참여 했다! 내인 생 첫 요리 대회ㅋㅋㅋ


시작의 발단은 수요일 오후 숲놀이가 끝나고 한살림에서 장보고 집으로 들어가려던 차에 영미 언니의 전화 한통

"해원, 내일 전주에서 한우 요리 대회 하는데 인원이 부족하대. 연두 엄마랑 우리 셋이 나가 볼래?"

들어보니 총 다섯 팀이 필요한데 이조차도 채워지지 않아 하루 전에 섭외가 들어 온 것.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솔깃 했던 것은 묻지마(영수증 첨부없음) 재료비 20만원! 두둥.

언니가 빨리 결정해야 하니 10분만 고민해 보고 연락 하라고 했는데 평소 엄청난 결정장애가 있는 내가 20만원에 홀려 홀라당 하겠다고 한 것.

게다가 요리 시간도 30분 밖에 없으니 미리 준비만 좀 해가면 가서 오래 있지 않아도 되니 괜찮을 것 같았다.


바로 다시 전화 걸어

"언니.. 저는 하고 싶은데... 애기들 때문에 괜찮을까여?ㅠㅠ"

결국 셋다 콜! 셋 중에 한 사람은 애보면 되지 않겠냐며ㅋㅋㅋㅋ


그렇게 부랴부랴 오후에 우리집에서 집합.

모이고 보니 어른 셋 나가는데 애가 넷^_ㅠ





메뉴를 뭘로 할까 이야기 나누다 지난번 다솜이랑 로제소스 함박스테이크 해 먹었던게 생각나서 하자고 제안했다.

차돌박이를 넣은 셀러드 파스타와 잠깐 고민 했지만 결국 함박스테이크로 결정.

영미언니랑 나랑 장보러 가고 정은언니가 잠깐 아가들 보고 돌아와서 아가들은 결국 뽀로로 틀어주고(미안해 아가들ㅠㅠ)

허둥지둥 뚝딱뚝딱 뭔가 우여곡절 끝에 패티랑 로제소스, 셀러드 소스를 만들어 놓고 해산.



드디어 결전의 날!

대회(?) 장으로 도착하기 직전부터 대회가 시작하고 난 이후까지 우리는 허둥 지둥의 연속 이었다.

물이 없다는 걸 헤어지고 그날 밤 알게 되어 어둥 지둥 당일날 출발 직전 까지 후라이팬을 못 챙겨 허둥 지둥, 버너를 챙겨야 한다는 말에 허둥 지둥 

도착 해서는 그곳에 준비 된 것은 조리를 할 수 있는 상 밖에 없었고

우리 역시 칼, 도마, 가위, 휴지 아무것도 준비 하지 못해 이리 빌리고 저리 빌리며 다녔다.


나랑 정은언니가 음식 만들 준비를 하는 동안 영미언니는 이음이 안고 이곳 저곳 뛰어 다니는 아가들을 잡으러 다녔다.

뛰어 다니는 아가들을 잡아 두기 위해 책상 밑에 먹을걸로 아이들을 유인 하여 감금 아지트를 만들어 주고(얼마 못 갔지만)

이런거 저런거 준비하고 셋팅 하니 얼떨결에 시작!

게다가 시작 직전에 제하가 똥눠서 영미언니 없이 둘이서 시작했다ㅠㅠㅋㅋ





이 대회가 성사 되기 전날 까지 다섯 팀이 모이지 않아 우리 처럼 급조 된 팀들이 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러다 우리가 1등 하는거 아냐?" 하고 김칫국 드링킹을 하며 갔는데

우리 예상과는 달리 다들 화려하게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특히 우리 바로 옆 팀은 전주 아이쿱에서 결성 된 팀이었는데

처음 셋팅부터 예쁜 들꼿들로 어마무시하게 멋진 데코로 엄청 화려 했다. 

다른 팀 들도 보니 소고기 양배추 롤을 산처런 쌓아두는 등 

먹어 보지 않아 맛은 모르지만 여튼 겉으로 봤을 땐 우리 팀 외에 다른 팀들은 데코가 아주 화려하거나 양이 아주 많거나...

어쨌든 다들 우리보다 좋아 보였다ㅋㅋㅋ


심지어 우리는 소스 데우고 고기 굽는 일 밖에 없어서 

옆에서 다들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우린 왤케 할게 없지?"하면서 요로케 사진찍고 놀았다는ㅋㅋㅋ





다시봐도 우리 음식은 단촐하기 그지 없었다

셀러드도 죠그미 지금 보니 밥도 엄청 작아ㅋㅋㅋㅋㅋ


여튼 우리는 옆에 화려한 음식들을 보며 마음을 내려 놓았고,

빨리 테스트 끝내고 애들을 먹여야 겠다. 얼른 끝나고 이 더운 공간에서 벗어나야 겠다. 이런 생각들 뿐이었다.






완성 품 앞에서 아가들도 옹기종기 귀엽게 기념 촬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떨리는 심사위원의 심사를 끝내고 

우리는 발표를 두근대며 가만히 기다릴 세도 없이 나는 이음이 쭈쭈 먹이러, 영미 언니는 제하 밥먹이느라 뒤에서 분주하기만 했다.

나는 행사장과 멀찍이 떨어져 앉아 이음이 쭈쭈를 먹이는데 

발표하는데 그것을 사람들 뒤에서 발표에 관심 없어 보이는(ㅋㅋㅋ) 제하 밥먹이느라 분주한 영미 언니밖에 보이지 않아

'역시 우린 아니 구나' 하는 찰라 갑자기 언니들이 나 있는 곳으로 달려 왔다.


"우리 1등 했어!!!"


OMG!!

우리는 상을 받고 나서도 모두들 '이게 뭐지?' 하는 기분이었다ㅋㅋㅋ 

남편한테도 전화 해서 알렸더니 남편 왈 "ㅋㅋㅋㅋㅋㅋ 왴ㅋㅋㅋㅋㅋㅋ 대채 왜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모두가 놀란 반전의 팀이 일등을 해버린 것이다. 세상일 참 모르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무튼 우여곡절 끝에 일등을 해버렸고 덕분에 한우 치즈 등등 양손 가득 얻어서 집으로 돌아 왔다:-) 

정말이지... 지금도 생각하면 피식피식 웃음이 난다ㅎㅎ



돌아 오는 길 뻗어버린 아가들







:

요즘의 나

2015. 5. 13. 22:31 일기/해원 일기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지 딱 한 달이 되었다.


돌아보면

다양한 일들과,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기분이 난무 했던 지난 한 달 이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들이 내 주변을 맴돌고 있어 도리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한 달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진보하고 있는데 나만 멈춰 있는 기분.

더 도전적으로 살고 싶지만 자꾸만 안정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에 대한 갈증.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많은 역할 속에서 나'를 잃지 말자는 다짐이 무색해지는 기분.

내 또래 친구들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데 내 빛는 점점 사라져 가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 마음 속에는 억울함도 있었고, 부러운 마음도 있었고, 주목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는 요즘은 앞으로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작은 것 부터, 구체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되지 않는다면 내가 꿈꾸는 앞으로의 내 삶이 꿈과 이상으로만 남아 버리는 슬픈 현실이 되어 버릴 테니.

 





덧,


마음도 지치고 그 마음과 함께 몸도 지치던 최근 내 맘속에 콕 박힌 대사들.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아."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끊임없이 침식해 들어오는 인생의 무의미에 맞서는 일이다." - 김영하 


스스로를 더 보듬고 열심히 기록 해야지.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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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집 세 남자



가끔 저렇게 나란히 누워 자는 세 남자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좀 이상하다.

뭔가 꽉찬 느낌이 들면서도 막막(?)한 느낌이 들면서도 든든한 느낌이 들먼서도 쓸쓸 하달까...? 나 지금 뭐래니...ㅋㅋㅋ

암튼 둘 일 때 와는 또 다른 느낌!








2


나와 함께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된 황바람님!













엄마가 집에 간 일 주일동안

이음이 똥기저귀 빨고

한창 떼쓰는 울림이 땡깡 받아주고

내 수발 들어주느라 고생이 많았다요!


앞으로도 이음이 똥기저귀로 팔근육 만들기 돌입 하시길:-)



(아쉬우니 엄마랑 찍은 사진도 올야 겠닸!)



울림이가 찍어준 사진ㅎㅎ







앞으로도 으쌰으쌰 잘 해 봅시다요<3

힘을 내요 슈퍼 퐈월~




3


오늘 부로 둘째 이름은 황이음이 되었다:-)

황울림, 황이음 형제. 앞으로 이 두 형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 줄까.

그저 서로의 존재 만으로 든든한 사이가 되어주길.

















울림이는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이음이를 요리조리 들여다 보고 뽀뽀하고 안아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두녀석 다 참 사랑스럽다.

앞으로도 지금만 같으면 참 좋으련만...ㅋ




3


울림, 이음 두 형제 사진을 보고 있자니 리옹에 가있는 내 동생 노지가 넘 보고싶네...ㅜ,ㅠ

생각보다 지원이 기숙사에서 와이파이가 잘 되서 자주 연락이 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 마음이 너무 쓸쓸하다. 흑흑








내샤릉 조금만 기다려 언니가 돈 모아서 놀러갈게~!!






:

서울살이

2014. 11. 23. 23:45 일기/해원 일기


울림이네 서울 살이는 오늘로 딱 열흘.






서울로 처음 올라 왔던 지난주 금요일 우리 차 안 풍경.

아무것도 없는 서울 집에 최대한의 짐을 옮기느라 나와 울림이는 이불 속에 파묻혀 다섯시간을 달려 서울에 도착했다.


그래도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탈 없이 무사히 잘 지내는 중.

제일 걱정 이었던 층간 소음은 우리가 온 첫날 밤 한시간 만에 전화가 왔던 이후로

다음날 바로 식혜 한박스 사갔던 것이 먹혔는지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

다행히 울림이도 '울림아 살살 걸어야지~'하는 말을 알아듣고 있는 듯 하고. 


그다음 문제는 세탁기와 냉장고.

우선 날이 차서 냉장고 없이는 베란다를 이용해 살만 한데 세탁기가 고민이다. 

주변이 코인세탁 하는 곳도 멀리 있고...ㅠ,ㅠ



2


울림이는 요즘 하루종일 쫑알쫑알 할말이 참 많다.


말이 늘면서 이쁜 말도 참 많이한다.

최근에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은 

"울림이는~ 엄마 죠아!" "울림이는~ 엄마 빵구 죠아!"

이젠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단어를 익히고 대화를 시도 한다.














울림이 같은 경우 상대방의 말을 많이 따라하고,

누군가 가르쳐 준 말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곧장 알려주는 걸 좋아해서(누구 아들 아니랄까봐...ㅋ)

(예컨데 내가 "울림아, 이건 문어야"라고 말하면 곧바로 바로 옆에 있는 아빠에게(물어보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빠 이거 문어야 문어"라고 곧장 알려준다)

말이 더 빨리 느는 것 같다.

거기에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고 잘 하는 아빠가 옆에 있는 것도 크게 한 몫 하는 것 같고:-)










하지만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니 고집도 많이 부리고

이것저것 요구 하는게 많아져 조금 귀찮기도 하다는...ㅋ




3


우리가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은 마포역과 공덕역 사이.

완전한 서울 시내 한 복판에 살고 있어 여러모로 교통편이 아주 좋다.

그래서 오며가며 동생, 친척언니, 친구들이 우리집에 들르기도 좋고, 내가 나가 만나기도 좋다는게 가장 큰 장점.

아파트들 사이에 있어 그런지 생각보다 시끄럽지도 않고. 


일주일 조금 넘는 시간동안 오며가며 그동안 못 만나던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가장 많이 오는 손님은 지원이와 옥원언니:-)

그동안 둘 중 한 사람이랑 밥 한끼는 꼭 같이 먹은 것 같다. 으히히








지난주 금요일, 이번주 금요일엔 외할무니 외할아부지도 오셨고:-)

우연히 혜인이가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혜인이랑, 나리도 만났다.








수요일엔 근처에서 강정의 코 모임에 가게 되었다.

'몸냥'이라는 공간에서 구름과 철민을 만나 뜨개도 배우고 나무 뺏지도 만들었다:-)









목요일엔 현아랑 합정역 근처에서 맛난 저녘을!*~*

가난뱅이 주제에 피자랑 파스타랑 맛잇는 음식 잔뜩 사줬다. 고마워 흑흑

현아랑 찍은 사진은없고 출발 할 때 울림이랑 둘이 찍은 사진 밖에 없네ㅋㅋㅋ




그리고 어제는 울림이가 애타게 찾던 호디이모와 빌궁압촌을 드디어 만났다!

울림이 빨리 보고 싶다고 오후로 넘어가기 전 집으로 찾아 와준 호디이모와 궁압춘.

며칠전 울림이 생일이었다고 또 엄청난 선물을 사들고 왔다ㅜ,ㅠ


같이 점심먹고 오후엔 낮잠 타임 까지 기다려 주고 여의도 공원에도 놀러갔다 왔다.

두 사람 쓰기도 부족한 주말 데이트 시간을 우리에게 하루 종일 써준 고마운 이모삼촌ㅜ,ㅠ 

울림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녘 먹을 시간 즈음 곧바로 남편과 인도 선재수련을 같이 다녀왔던 함우이 분들이

상다리 휘어지는 음식을 사들고 찾아왔다.

음식도, 정리도 모두 해결해주는 멋진 손님들!'-^





그리고 오늘은 다솜, 승태, 지원이도 왔다가고 

부산에 다녀오신 엄마 아부지도 잠깐 들렀다 가셨다. 크크


처음 서울에 오기 전에는 

익숙해진 공간을 떠나 다시 낯선 공간으로 가야 한다는 두려움과

서울에 아무리 친구들이 많이 있어도 다들 각자의 일이 있어 많이 보지 못 할 거라 외로우면 어쩌나

하는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여러 사람들이 와주고, 의외로 쉽게 적응하며 여러모로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이곳에 오래 살아야 한다고 하면 힘들어 지겠지만)

:-)


그런데 엄마만 좋아하는 친구들 만나고,

정작 울림이가 좋아 하는 친구들을 못 만나게 되어 왠지 미안한 맘이 든다. 


오늘 자기 전에도

"울림아 내일 미끄럼틀 타고 도서관 갔다 올까?" 했더니

"죠아~! 도서관에 예준이하고 연두하고 제하하고 은서하고 같이 가고싶어요" 한다.

그동안 완주에서 공동육아 하는 친구들이랑 도서관이랑 산이랑 많이 다녔더니

도서관 이야기 나오기만 하면 거기 예준이 있냐고 물어보고 연두 만나고 싶다고 하고 그러네.

완주에 갈 기회가 보이면 틈틈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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