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이 부쩍 는 울림이.
요즘 울림이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이~거 뭐에요~?
할 수 있는 말, 알아 들을 수 있는 말이 많아지니
부쩍 궁금한 것들이 많아 졌나보다.
물어 본거 다시 묻고 또 묻고, 묻고 또 묻고...
아직 까진 울림이가 이렇게 뭔가를 물어 보는게 신기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울림이 그 특유의 말투는 정말 중독적이다.
최근 놀란 것 중 하나는 그동안 자주, 혹은 기억에 남는 만남을 한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 하는 것.
몇 주 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고 간 호지 이모와 궁삼촌도 아직 기억하고,
즐겨 가는 청춘 식당에 사자삼촌과 원숭이 삼촌 이야기도 종종하고,
얼마전 차를 타고 오는 길에는 울림이의 유일한 친구들인
제하, 연두, 반듯이, 은서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요즘 서열 싸움(?) 중인 제하
세침때기 여인이 되어가고 있는 연두:)
2
요즘 부쩍 아빠를 많이 찾고 따르는 울림이.
엄마한테 야단 맞고 서러워지면 어김 없이 아빠를 찾는다.
그런데 지난 번 아빠 옆에서도 아빠를 찾았다는 슬픈 사실ㅋㅋㅋㅋ
3
그동안 만난 사람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꽤 많이 다니고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집에만 있으면 나도 울림이도 심심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데
이렇게 놀러가고 놀러오고 하며 사람들을 만나면 한결 좋다.
얼마 전엔 집에서 밥도 잘 못 먹고 힘들어 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최후에 수단으로 나를 남편이 일하는 곳에 데려갔다.
거기 있으면 밥도 주고 가끔 울림이 봐주는 사람도 있으니까.ㅠㅠ
가서 밥도 얻어먹고 사람들의 위로도 받으면서 한 타임 쉬고 나니
신기하게 며칠 지내는게 수월한 느낌이었다.
아, 힘들때 이렇게 위로받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구나 느꼈다.
고마워요 이웃 여러분...ㅠㅠ
워낙 활발하던 사람이 맥없이 다니는게 딱해 보였는지
이곳 저곳에서 먹을 것도 해주고 반찬도 싸주고 초대도 해줘서 조금 숨 돌리며 지내고 있다.
이래서 이웃이 중요하구나, 관계가 중요하구나 느끼는 요즘.
어디에 사나 산 좋고 물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 한 것은 역시 사람 좋은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요즘 이것 저것 준비하며 다시 기운을 얻으니 울림이도 좋아 보인다.
4
요즘은 뭔가 역동적인 행복보다 일상에서 얻을 수 편안한 행복을 누리는 느낌인데,
이것 참 좋다.
어제는 느지막히 들어온 남편과
아빠를 열심히 기다리던 아들이 만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셋이 한 공간에 이렇게 존재 하고 있는 것만으로 참 행복하다는 편안한 행복을 느꼈다.
이런 것도 행복인데, 우린 그동안 너무 역동적인 행복만 바라 온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매일이 행복 할 것 같지만 사실 저런 행복을 느끼는건 아주 일부분.
(울림이랑도 많이 싸우고 남편이랑도 종종 다투고... 전쟁같은 하루하루...ㅋ)
그래도 어제 문득, 매일매일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편안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