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동안 울림이랑 만난 사람들도 많았고,
함께 다녀 온 곳도 많았고,
울림이가 할 수 있는 것들도 점점 많아지는데
그만큼 쉴 틈 없이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블로그 관리에 소홀했다ㅜ,ㅠ
오늘은 간단히라도 적어둬야지! 마음먹고 늦은 시간이지만 간만에 블로깅.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 있을 거지만 우선 오늘은 울림이 이야기만 적고 가야지.
2
울림이는 요즘 다시 도약의 시기가 찾아 온 듯 싶다.
낮잠을 조금밖에 안 자고,
밤에 잠들 때도 전보다 한참 울다 잠든다.
중간 중간 깰 때에도 전엔 젖 먹고 바로 잠들었는데 요즘은 바로 잠드는 것도 힘들어하고.
울림이 낮잠시간은 줄고 재우는 시간은 길어지니
내 시간이 더 줄어든 데다,
코딩알바도 해야되고, 이래저래 준비해야 할 것들도 있고,
틈틈이 집안일이랑 울림이 밥도 세끼 다 먹여야 하니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
이럴 때 일 수록 시간을 잘 써야지.
모쪼록 쑥쑥 크느라 힘들텐데 하루종일 칭얼대지 않고 잘 노는 것에 감사해야지.
3
울림이가 똑똑해지고 있다!
아직 엄마, 아빠, 멍멍이 정도밖에 말하지 못하는 아이가
갑자기 말귀를 척척 알아 들으니 정말이지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번 아침에
여전히 엄마 아빠 보다 일찍 일어나 심심해진 울림이가 나한테 와서 찡얼대길래 내가
"울림아, 가서 미끄럼틀 타고 놀아" 하니까
정말 갑자기 미끄럼틀을 향해 가서 깜짝 놀랐다.
며칠 전에 내가 방에서 울림이랑 같이 있다가 별 생각 없이
"울림아 밍밍이 어디갔지?"하니까 갑자기 마루로 나가더니 밍밍이를 찾아왔다.
지난주 시댁 식구들과 나들이 후 집에서 저녁을 먹고 귤을 먹는데,
울림이에게
"울림아, 그 귤 아빠 주세요" 하니 아빠를 주고
"엄마 주세요" 하니 엄마 주고
"할머니 주세요"하니 할머니 주고
"할아버지 주세요"하니 할아버지 주고
"삼촌 주세요"하니 삼촌을 주는게 아닌가!
정말 놀랍고도 놀라웠다.
물론 받는 사람이 달라는 제스쳐를 취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귤을 보면 무조건 자기 입으로 먼저 가져가던 울림이었는데
이제 '누군가에게 귤을 전해 달라'는 말을 알아 들은 것이 참 신기했다.
참, 오늘은 또 책을 보다 양말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내가
"울림아 이건 양말이야"라고 했더니
자기가 신고 있는 양말을 손으로 가르켰다.
4
최근 나의 가장 큰 고민 거리 중 하나는 울림이의 '던지는 행동' 이었다.
내가 울림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뺏으려 하거나(먹으면 안 되거나 위험 한 것)
뭔가 맘에 안들었을 때 보이는 행동이었다.
나는 이런 울림이의 행동이 혹시 안 좋은 습관으로 남게 될까봐
크게 소리도 쳐보고
나쁜손! 하고 때찌때찌도 해 봤는데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방법들이 정말 맞는 방법일까? 하는 의문이 자꾸 들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주변 사람들에게 경험을 묻기도 하고,
상담도 해 본 끝에
'이것도 울림이가 자기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니 반갑게 맞이하자,
그리고 울림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무조건 빼앗으려 하기보다 옆에서 지켜보다
하면 안 되는 것을 할 때(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 다던지, 위험한 것을 가지고 있는 다던지)
잘 이야기 해서, 혹은 다른 것에 신경을 쓰게 한 후 뺏어보자'
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소리치고, 변하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5
어제부터 그림 그리기 놀이를 시작했다.
내가 옆에 있으면 색연필을 먹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손에 뭍지 않는 색년필과 스케치북을 사서
같이 그림 그리면서 놀았다.
아직 색연필을 그리는 도구로 사용하기 보다 색연필 통에서 색연필들을 마구 꺼내는 걸 더 좋아하지만
그래도 나름 스케치북에 슥슥 삭삭 재밌게 그린다.
울림이가 색연필로 스케치북에 그릴 때 마다 내가 "우와~~!!!" 하면 자기도 뿌듯한지 씨익 웃는다:)
6
지난 주말 시댁 식구들이랑 전시회 갔다가
전시회 마당에 잔디가 깔려 있길래 울림이 첫 야외 걸음마를 시도 했다.
집에서는 (거의 뛰어 다닐 기세로) 잘만 걸었는데,
밖에서 걷는건 첨이라 어색하고 무서웠는지 도통 걸으려 하질 않았다.
울림이 혼자 세워두고 몇 발짝 앞서 가 있으면 주저 않고 울라그러고.
그래도 손 잡고 걸으니 대여섯 발자국 걸어갔다.
앞으론 종종 집앞 공원에라도 가서 울림이랑 걷기 연습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