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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과 양말이 조금씩 작아진다. 얼마 전 효진언니가 선물해 준 85사이즈 내복을 입혔는데 얼추 맞는다. 이 내복이 다른 내복에 비해 약간 타이즈 성향이 있어 그런 것도 있지만 양말이 작아진 걸 보면 확실히 울림이가 쑥쑥 자랐구나 싶다.


새로운 내복! 몸에 촥 감기는 것이 완전 내옷이지라~

뫄델 포즈도 한 번 취해 보고

에잇, 부끄러. 찍지 마세욨!


이제 목욕통도 꽉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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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는 간격이 늘어나고 있다! 2시간만에 한 번씩 먹던 울림이가 이제 2시간 반, 3시간 정도 간격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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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질척해 졌다. 며칠간 똥을 2일, 길게는 4일 정도까지 안 싸는걸 몇 번 하더니 똥이 꽤나 묽어졌다. 이제는 찰흙 정도의 묽기? 소화기관의 변화가 생겼던 걸까. 이제는 하루에 한 번 잘 싸고 있다:) 울림이가 태어나 일주일 정도 똥을 안눠 마음 졸였던 기억 때문일까. 울림이가 하루에 한 번 똥 잘 누는 게 참말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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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발을 잡았다. 엄마 손가락을 잡고 놀기도 하고. 한 손은 입에, 한 손은 발에. 멀티플레이어가 된 황울림ㅎㅎ





울림이 전용 의자에 붙어 있는 당기면 소리나는 모빌도 이젠 재법 잘 잡아 당긴다. 오늘은 한 번 잡아당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 잡고 있다가가 당겨도 보고 유심히 관찰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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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가 이불 밖으로 탈출(?)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직 오른쪽으로 밖에 뒤집지 못하기 때문에 울림이 이불에 제일 왼쪽 눕혀 두는데도 어찌나 빨리 이불 밖으로 나와 버리는지. 눕혀 놓고 설거지나 마루 청소를 하러 잠깐 나간 사이 와 보면 바닥으로 나와있다. 이건 뭐, 거의 광탈 수준.


1차 시도



2차 시도



3차 시도


결국 빨래대 아래 까지 기어들어 감(심지어 애벌레인형 까지 끌고)


이렇게 활동량이 많아져서 인지 땀을 더 많이 흘린다. 그동안은 이틀에 한번, 많이 가면 삼 사일 안 씻겨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거의 하루에 한 번 씻겨야 할 판...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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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울림이가 즐겨 하는 표정


메롱: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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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무지 오래 된 것 같은데 일주일 밖에 안 됐네), 간만에 모교 성공회대에 다녀 왔다. 갑자기 학교에 가게 된 것은 CB센터에서 남편을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국제 협동조합심포지움에 보내주었기 때문. 원래 일주일 전 쯤 간다고 신청 했으나, 신청이 다 차서 못 가게 된 줄 알았는데, 심포지움이 있기 하루 전날 갑자기 다시 갈 수 있게 된 것. 이틀 동안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는 다솜, 해솔이네서 자기로하고 부랴부랴 새벽까지 짐싸고 다음날 새벽에 졸린 눈을 부비며 출발@,@ 


늦게 도착해 오전타임 쉬는 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나도 한 번 들어 보겠다고 야심차게 황울림을 안고 입장. 하지만 그것도 잠시,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엄청난 집중도로 인하여 울림이의 작은 소리도 방해가 될 것 같은 분위기에 금방 나올 수 밖에 없었다ㅜ,ㅠ 



그래도 모교라 이곳 저곳 쉴 곳들이 있어서 다행. 여우터를 갈까, 탈방에 갈까 고민하다 울림이에게 엄마의 추억이 깃든 이곳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오며가며 탈것들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탈방 고고싱!



그래도 어딜 가나 금세 적응하고 잘 있어 주는 착한 우리 아가 황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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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 점심시간 이후 부터 하나 둘 모여든다. 첫 만남은 얼마 전 우리집에 놀러와 느긋함의 진수를 보여주고 간 수민이와 토끼풀! 우리집 왔을 땐 여고생들 같았는데, 갑자기 여대생으로 변신했네ㅎㅎㅎ 


(두 사람 사진은 이것 밖에 없넹ㅜ,ㅠ)


행사장에서 나눠준 친환경 도시락도 맛나게 먹고


얼마 안 있어 호지 맑꼬 등장:) 황울림 뒤집기 감상중.

이..이모, 나한테 왜그래요?

귀여워서 그러지.. 후후후...


호지 맑꼬가 놀다 가고 나도 다시 한 번 심호지움 입장 시도. 맨 뒷자석에서 일어났다 섰다 하며 듣다가 다시 나와 내사랑 길치지원과 상봉!



탈 (울림이를 아주 조심스럽게 안아봐도 되냐고 물어봤던)새내기 준기군과도 한컷


울림이의 이유식을 위한 믹서기를 선물해준 희영이 이모와도 한 컷


그렇게 학교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하고, 해소리 다소미가 사는 자취방으로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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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다솜이와 해솔이, 그리고 이번에 입학하게 된 해솔이 동생 나래까지 셋이사는 무려 아파트에서 묵게 되었다. 네 평 남짓한 단칸방에 다솜이랑 둘이 꾸역꾸역 살던 우리가 아파트에서 심지어 자취를 하는 날도 있다며, 우리 진짜 출세(?) 했다며 하하호호. 나는 도착하자 마자 요즘 최대 관심사인 그릇 탐구. 오메, 여기 심지어 명품 그릇까지 있네. 거기에 키친 요정 나래느님이 있어 그런지 후라이팬도 여러개, 미니오븐에, 압력 밥솥까지. 여긴 어디 너넨 누구@,@


그렇게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집구경을 슬슬 마칠 때쯤 다솜이 귀가. 해솔이는 약속이 있어 늦고 자취4년차 김다솜과 키친요정 나래느님의 요리시간! 마침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해솔이네 아줌마가 다녀가셔서 맛난 음식을 한짐 주고 가셨다며 이것저것 꺼낸다. 그리하야 오늘의 메인 메뉴는 등갈비!


발사믹소스 제조중인 나래느님*,*

등갈비 등장*,*


지글지글 보글보글 뚝딱뚝딱 척척척 요리가 중, 후 반부를 달리고 있을 때 승태삼촌 등장. 울림이가 그래도 몇 번 봤던 얼굴이라고 즐겁게 반겨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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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야 완성된 오늘의 만찬! 으아, 지금봐도 군침 도는 푸짐한 밥상*,* 혼자도 아닌 온 식구가 갑자기 쳐들어와 집을 점령(?)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진수성찬까지 차려주다니. 아무것도 준비 해 오지 못한 내가 부끄럽고, 또 미안하고 그보다 더한 고마움이 있던 순간들. 



이렇게 푸짐한 저녁을 아주 열심히 먹는데, 울림이가 하루종일 밖에 있느라 피곤했는지 밥먹는 엄마 품에서 착하게 잠들어 버렸다. 으잉? 이게 왠일? 4개월 울림이 생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또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하지만 울림이의 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잠시. 귀엽고 사랑스럽게 혼자 잠든 울림이는 갑자기 뭔가 서럽고 비통한 아기로 변신해 지금까지 중 가장 긴 잠투정을 했다. 남편이 아기띠로 갑자기 이유 없이 엉엉 우는 울림이를 겨우 재웠다. 코딱지가 볼에 붙을 정도로 울다 잠들었다능ㅜ,ㅠ



그렇게 울림이를 겨우 재우고 적당히 늦은 시간까지 광대뼈가 아프도록 웃으며 이야기 하다 우리도 함께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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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남편은 일찌감치 협동조합 강연을 들으러 가고, 나와 울림이는 강의를 듣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오늘은 친구들 얼굴이나 한 번씩 더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느지막히 학교에 갔다. 


전날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엔 언제나 기분좋이은 황울림. 다솜이 이모랑 아침 체조, 쭉쭉!

어때요 나 멋지죠?

헤헷


이모, 이모 있잖아요

이모는 나 어떻게 생각해요?

어, 어라? 이모..?

이모 이.. 이러지 말아요, 난 아직 어리단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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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작은 학교 답게 밖에 앉아 있으니 이곳 저곳에서 아는 얼굴들이 지나간다. 오늘의 모임장소는 자연드림 앞 데크! 마침 햇볕도 따땃한게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 하기 좋은 날씨:)


새벽같이 올라 오신 CB 식구들과 성공회대 친구들이 모두 모여 울림이 구경중ㅎㅎ

울림이가 태어나 본 사람 중 가장 큰 사람. 빌궁 삼촌도 만나고

가짜 가족사진도 찍어보고

효현쌤이랑도 한컷

까꿍까꿍 놀이에 함빡웃음까지: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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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늦게 먹기도 했고, 지원이가 계속해서 늦어져 기다리다 점심을 늦게 먹게 됐다. 그래서 였는지 누구도 배고프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눈앞에 도시락이 펼쳐지자 엄청난 속도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지원이가 잠깐 물 뜨러 간 사이 밥이 절반 이상 없어져서 깜짝 놀랐다며... 모쪼록 간만에 학식에서 도시락 까먹으니 참 좋더라:)


사진 찍을 세도 없이 사라져 버린 도시락. 역시 도시락은 언제 어디서 뭘 먹든 꿀맛!



땡땡이 치다 딱 걸린 인혁이도 만나 하하 호호.

인혁아 우리 울림이 떨어 뜨리면 안돼ㅜ,ㅠ


급속도로 배불리 점심을 먹고 친구들은 수업들으러, 나랑 지원이랑 울림이는 다시 우리집 안방 같은 탈방으로. 탈방에서 정으니 언니도 만나고 어제 본 탈것들도 다시 만나고 띵까띵까 놀다가 이제 슬슬 집에 갈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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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서울외각에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 서울에 메카 홍대가서 기분좀 내다 갈까 하다 강연이 끝난 시간이 출퇴근 시간과 겹쳐 포기. 역곡의 홍대와 같은 분위기를 내는 꿈다방 밑에 새로 생긴 공부방옆 다락방에 갔다. 내가 졸업할 즈음 생긴 곳이라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친구들이 올린 아담아담 앙증앙증한 사진만 봤었는데, 이렇게 오게 되다니. 언젠가 또 올 지 몰라 스템프도 받아놨다ㅎㅎ 


1층엔 자리가 꽉차 2층 다락방에 안착. 


황울림, 유체이탈 시도중

구란데ㅎ


언제 어디서나 아크로바틱 활자세를 시도하는 황울림선수


엄마손, 아빠손 양쪽에 하나씩 잡고 앉기 시도!


도시락 하나씩 시켜 놓고 기다리는 중

엄마 거기 있죠?




드디어 도시락 등장!(뚜둥)


아빠 나도 머꼬시포요. 후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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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무리까지 즐겁게 끝마치고 드라마 할 시간 맞춰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 왔다. 1박 2일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네. 갑작스레 올라가게 되어 짧은 시간 머물러 있느라 못 보고 온 사람들도 많아 아쉽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부담없이 즐겁게 지내고 올 수 있었던 시간 이었다. 아직 학교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 좋았고. 흐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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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도 좋은데 바람도 쐴겸 우체국 갔다 돌아오는 길에 공사중인 공원 풀밭에 잠깐 앉아 있다 왔다. 이제 울림이를 꽁꽁 안싸매도 나올 수 있는 날씨가 되었네:) 울림이도 집에만 있다 나와 사람들 움직이는게 신기했는지 찡찡대지도 않고 두리번두리번 열심히 본다. 울림아 앞으로도 엄마랑 많이많이 놀러다니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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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터 울림이가 한 두시간씩 낮잠을 자준다. 오늘 아침에도 열심히 찡찡 대길래 아기띠에 안아 주니 끙끙끙 낑낑낑 대다가 잠들어 눕혔다. 아고, 누워서 자는 버릇을 드렸어야 하는데 너무 안아 재워 버릇 한 것은 아닌가 요즘 조금 후회가 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아주 오래 안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가 걱정되서 인가.


순간의 편리함을 쫓다 보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밤중 수유도, 잠자는 습관도 내가 순간의 편리함을 쫓기 보다는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아이와 내가 서로 좋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그래도 우리 울림이는 크게 힘들게 하거나 힘들어 하는 것 없으니 더 욕심내지 말아야지. 


울림아 손가락 맛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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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는 이제 스스로 온 몸을 다 움직인다. 그래서 인지 몸도 더 유연해 지는 것 같고. 요건 요즘 울림이가 즐겨 하는 아크로바틱 활 자세. 


어때요, 나 유연하죠?

손가락은 이렇게 먹어야 제맛이쥐yo!


황울림, 결투를 신청한다!

엄마 ko! 땡땡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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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자주 하는 일은 머리카락을 줍는 일이다. 울림이도 울림이지만 요 며칠 내 머리카락도 엄청나게 빠지고 있다. 처음 울림이를 낳고 나서는 안빠지다가 4개월 쯤 지나니 빠지네. 나는 그동안 안 빠지는 내 머리카락을 보며 '역시 젊은게 좋다. 아기는 젊을때 낳아야 하는구나' 등등 나의 젊음을 운운하며 의기양양 했는데 요즘 머리 감으면 머리카락이 한 봉다리는 빠지는 것 같다. 시어머니도 애 낳고 몇 개월 후부터 빠졌던 것 같다시면서 6개월 정도 까지는 그랬다 하신다. 털갈이 한다고 생각해야지 뭐. 아무튼 그래서 요즘 나는 눈에 불을 켜고 머리카락을 줍는다. 더구나 울림이가 이불 위에서 데굴데굴 굴러 다니면서 이불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들을 흡입하여 주시니 더욱 부지런하고 재빠르게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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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는 눈앞에 있는 것을 집는 것. 이제 무의식 중에 팔을 휘두르다 실수로(?) 잡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시선이 가는데로 팔을 뻗고 눈 앞에 있는 물건을 잡는다! 엎드려 인형도 잡아 당기고 엄마 머리카락, 아빠 멱살... 등등 열심히 잡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다ㅎㅎㅎ





아빠, 그러니까 나한테 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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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알이가 길어졌다. 옹알이 하는 것도 이전엔 꺅꺅 소리지르는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옹알옹알 뭐라고 말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쩔 땐 흥얼흥얼 노래를 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특히 아침에 어찌나 떠드는지, 요즘은 엄마도 아빠도 알람소리 대신 울림이 소리에 깬다. 쫑알쫑알 흥얼흥얼 어찌나 큰 소리로 떠드는지. 며칠 전에는 옆에 널려있는 빨래들과 심오한 대화를 나누더랬다. 아침엔 기분이 좋아 그런지 엄마 아빠가 모른척 자고 있어도 혼자서 삼십분? 한시간? 씩이나 혼자 떠들며 논다. 그러다 엄마 아빠가 일어나서 말시키고 웃어주면 따라 웃고. 이제 엄마 아빠 얼굴을 아는지 잘 보고 잘 웃고 그런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아직 심하지는 않지만)조금씩 낯을 가리는 울림이를 발견했다. 갑자기 못 보던 사람들이 많아지거나, 엄마 아빠 없이 낯선 사람들과 같이 있거나 하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그럴 때 일수록 엄마나 아빠가 곁에 없는 것을 더 무서워 하는 듯. 갑자기 나는 큰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이제 더 잘 보이고 더 잘 들리고 하니 주변에 있는 것들이 더 새롭고 놀랍고, 또 무섭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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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우려하던 일이 생겨 버렸다. 그것은 바로 울림이가 아빠 하고도 꽤 오랜 시간 잘 있게 된 것. 아빠랑 마주보며 웃고 떠들면서 놀기도 잘 하고, 울림이가 졸리거나 누워 있기 싫어 찡찡 댈 때도 아빠가 안아 주거나 그걸로도 안되면 안되면 흥얼흥얼 노래를 불러주면 잠잠해 진다. 심지어 웃는다! 이제 아빠 품에 잠들기도 하니 아빠가 도망 갈 곳이 없어 진거다. 하지만 울림이랑 친해진 아빠도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울림이 밥 먹이기. 그래서 요즘 우리 남편이 울림이랑 있으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울림이 배고픈가봐'이다. 젖 먹은거 방금 봐 놓고도 울림이가 배고픈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양심적인 우리남편^*^


아빠, 나 잠들어도 내려놓지 않기로 약속해요. 알았죠?


멱살잡힌 아빠의 소심한 복수

아빠 뭐임? 병주고 약주는 거임?


요건 오늘 저녁 남편이 울림이 기저귀 갈아주다 찡찡 대서 다급한 맘에 기저귀도 다 채우지 않고 안아줘 버린 아빠와 아들의 모습ㅋㅋㅋ 이럴 때 보면 아직 초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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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발

2013. 3. 20. 17:34 일기/꼬박일기


어제 처음으로 울림이 머리를 잘라줬다. 근 한달 간 울림이 머리가 엄청 빠졌는데(100일 이후 이렇게 머리가 빠지는 것을 배냇 머리가 빠진다고 한다), 희안하게 중간 쯤 머리는 빙 둘러 빠지고 구렛나루나 앞머리 뒷머리는 길게 자라 있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 정리좀 정리 해줘야지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어제 마침 목욕 날이고 해서 실행 하게 된 것. 딱히 미용 도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움직이는 아가 머리카락을 자르려니 혹시라도 상처 내게 될까봐 어찌나 떨리던지. 그래도 엄마 아빠가 힘을 합쳐 큰 사고 없이 잘 마쳤다:)


엄마 아빠, 예쁘게 잘라 줘야 해요. 알겠죠?


어때요, 잘 자르고 있는 것 같아요?

요롷게 잡고

싹둑!

아빠도 시술(?) 중


문제는 이렇게 무사히 구렛나루를 (나름 잘)잘라 주고 난 후 엄마의 한 마디. 

"앞머리도 잘라 볼까?" 

그렇게 발동한 엄마와 아빠의 호기심 어린 실험정신. 결국 우리는 울림이를 이렇게 만들고 말았다.....


엄마, 나 괜찮은 거 맞죠?

괜찮아 울림아, 머리는 금방 자랄거야^*^

정말이죠? 헤헷.


(목욕 후)


흠... 정말 내 머린 어떻게 된걸까.

그래도 여전히 손가락은 맛있군.



자르고 난 후 오빠랑 나도 엄청 폭소 했다. 지로이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지로가 되어 버렸다능ㅜ,ㅠㅋㅋㅋ

머리가 사람의 이미지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 구나... 힛 그래도 역시 넌 내사랑 귀요미!>,<



요 녀석이 지로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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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주말

2013. 3. 11. 17:25 일기/해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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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남편이랑 주말을 마무리 하면서 '이번 주말은 뭔가 꽉 차게 잘 보낸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잘 쉬고 잘 먹고 잘 놀고 하고 싶은 일들도 하면서:)


그럴 수 있었던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원이의 방문! 이번주에 가족들 얼굴을 다 보고 싶다며(아마 요즘 우리나라와 북한의 불안한 관계 때문이었던 듯) 전날 밤 우리 집에 오겠다는 반가운 기습 통보 후 금요일부터 일요일 까지 있다 갔다. 지워니가 있으면서 울림이 목욕, 나랑 놀기(?) 등을 함께 해 준 덕에 남편은 푹 쉬고 나랑 울림이도 즐거웠다ㅎㅎ


지원이가 오기로 한 금요일. 아침부터 늦잠을 잤다는 지원이의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최단거리, 빨리 만날 수 있는 최선을 방법 등을 찾아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결국 남편이 전주 출장 가는 길에 따라 나가 지원이를 데려 오기로 했다. 반가운 맘에 정태인선생님 강의를 포기하고 얼떨결에 세 식구가 갑작스런 전주 나들이. 부랴부랴 지원이를 데리고 남편 회의 장소인 금암초로 고고씽! 남편이 회의를 하는 동안 지원이랑 울림이랑 셋이 간만에 초등학교 구경도 좀 하고 오는길에 마트에 들러 먹을 거리랑 배란다 텃밭 준비물 등등을 사고 집으로 왔다. 


아련 돋는 수돗가 앞. 우리 울림이는 언제쯤 학교에 가려나~


엄마, 엄마 여기가 어디예요? 마트? 우왕 신기하다 재밌다~ 히히히

오오오?

히히히-

에고, 힘들었다. 집으로 가자아아-


돌아와 지워니가 조아하는 크림 스파게티를 해 먹었다. 배부르게 먹고 지원이랑 동내 한 바퀴 뛰고 돌아와 울림리 목욕 시키고 그 사이 남편은 잠들고 그 다음 울림이를 재우고. 나는 지원이랑 맛난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늦게까지 아빠 어디가를 씬나게 보다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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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주말, 토요일 아침! 이날 따라 새벽 부터 일어나 잠들지 않는 울림이와 고군분투 하다 겨우 재우고 나니 아침 먹을 시간. 빵과 고구마로 아침을 차려 먹고 한바탕 청소도 하고 있다가 다솜이와 승태 오빠, 그리고 산촌유학 센터 조태경, 지아가 선생님 부부의 방문.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 다들 일찍 일어서고 이후 바람오빠 풀무 친구 세 명 방문. 같이 고기 구워 먹으면서 한잔 하고 또 얼마 안 있어 가셨다. 부랴부랴 뒷정리를 하고 지원이랑 간식거리를 사와서 또 아빠 어디가를 보다가(ㅋㅋ) 잠들었다. 그 날은 잘 몰랐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을 정도로 꽤나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군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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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주말의 끝, 일요일. 지원이를 12시 차에 가까스로 태워 보내고 주말 내내 산에 가고 싶어 하는 나의 요구와 베란다 텃밭에 필요한 흙, 그리고 멀지 않은 곳. 이 세가지를 적당히 충족 시킬 만한 곳을 찾다가 삼례 바로 옆에 있는 비비정 마을에 다녀왔다. 안 그래도 새로 지은 카페와 농가식당이 궁금 하기도 했고.


비비정에 도착해 보니 작년 여름 골격만 갖추고 있던 건물이 아주 멋진 건물이 되어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카페는 점심시간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다 농가식당에 들어가니 예상치 못한 소영식 소장님과의 만남. 비비정에 올 때마다 몇 번씩 봤던지라 반갑게 맞아 주셨다. 덕분에 맛난 간식(식혜, 강정, 녹두묵 누룽지!)도 얻어 먹고, 그동안의 비비정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반가 웠던 것은 이곳에 내가 참여 할 만한 재미 있을 일들이 있다는 것. 거기에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텃밭을 공짜로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 다는 것. 하지만 텃밭은 집과 거리가 꽤 멀어 고민이다. 어쨌든 반가운 소식들이 다시 기운이 불끈 불끈!


멋지게 변한 비비정 카페! 밤에 오면 야경이 끝내 줄 듯.

멋진 공연장 까지!

고 앞에서 한 컷!

카페에서 식당 내려가는 돌 계단. 마을 이장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멋진 계단. 울림이 안고 있으니 조심조심 걸어가는 엄마.

고렇게 내려가면 요래 멋진 식당이!


토요일 만큼 덥지도 않고, 지난 겨울 처럼 춥지도 않은 적당한 봄 날씨가 아주 아주 기분 좋은 날 이었다. 무엇보다 울림이에게 이쁜 꽃과 나무,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고운 흙을 보여 줄 수 있어 참말로 좋았다.


황울림이 처음 본 들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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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베란다 텃밭에 쓸 흙을 잔뜩 실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가자마자 점심을 먹고 세 식구 모두 낮잠 한바탕 자고 일어나 또 저녁 먹을 시간. 부랴부랴 저녁을 차려 먹고 베란다 텃밭을 만들었다. 이 곳 저곳에서 구해오고 주어 온 텃밭 상자에 비비정에서 가져온 좋은 흙을 채워 놓으니 베란다 텃밭이 드디어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여기에 남편이 멋진 조명 까지 달아주니 너모나 아늑 한 공간이 만들어 졌다. 여름엔 여기서 돗자리 펴놓고 자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여기에 선반도 달고 그 위에 텃밭 상자 더 구해서 더욱 푸짐하고 이쁘게 만들어야지:) 이얏호!



그리고 자기 전 이모들과의 영상통화로 하루 마무리. 







여러모로 알찼던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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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 100일 잔치 다음날 아침. 언제나 처럼 가장 먼저 일어나 아침을 시작하는 외할머니와 황울림. 외할머니는 아직 걷지 못하는 울림이의 다리가 되어 이사람 저사람에게 울림이를 옮겨 준다ㅎㅎ 덕분에 울림이의 상콤한 미소와 함께 온 가족 기상:)



그리고 식구들이 나들이 준비를 하는 동안 달콤한 낮잠에 빠진 울림이에게 요런 귀여운 장난을 치는 아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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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0일도 지났겠다 처음으로 울림이와 나를 포함한 온 가족 다같이 나들이를 했다. 나들이 코스는 전주에 전동성당을 시작으로 한옥마을, 남부시장 청년몰, 창포마을 대보름 행사까지. 신이나서 피곤한 줄 모르고 많이도 다녔다. 우리 효자 울림이는 고맙게도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엄마 아빠 오붓하게 데이트 하라고 전주 한옥마을을 다 둘러 보는 동안 곤히 잘도 자 주었다.(이모와 함께)


이모가 선물해준 새 옷 입고 차에서 곤히 잘도 자 준 기특한 우리 황울림:)

울림이가 이모와 함께 차에서 자는 사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엄마 아빠는 한옥마을을 거닐며 간만에 데이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추억 돋는 제기차기 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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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한바퀴 둘러 보고 점심도 먹을겸 남부시장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부모님들은 줄서서 먹는 조점례 피순대집으로, 우리는 청년몰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던 중 울림이 엉덩이에서 푸앙~! 시원하게 한탕 하신 황울림. 다행히 다른 손님들도 없고, 친절한 사장님들 덕분에 눈치보지 않고 편히 기저귀를 갈아 줄 수 있었다. 가방에서 천기저귀를 꺼내어 갈아주는데 사장님한테 '보통 외출 할 때는 일회용 쓰기도 하던데. 아가야 너는 좋은 엄마 만났구나~'하고 칭찬을 받기도 했다. 히히. 그리고 똥기저귀를 담을 봉지는 가져 왔는데 똥 닦은 휴지를 담아갈 봉지는 미처 생각 하지 못했다. 특히 음식점 같은 곳에 갈 때는 꼭 챙겨야 할 듯.


각자 맛난 음식을 먹고 아기자기 이쁘게 꾸며 놓은 청년몰을 구경 한 후 다시 완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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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옆 동네 창포마을에서 대보름 행사가 있다하여 구경갔다. 생각보다 날씨가 너무 추워 좀 고생했지만 임경수 선생님이 쏘신 소고기도 맛나게 먹고, 아무도 자리에 앉아 보지 않던 다드미 공연, 소고기 먹고 소리지르기 공연, 소리가 하나도 맞지 않는 풍물공연 등을 보면서 기대이상의 즐거움들을 얻고 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정겨운 시골 느낌에 기분이 좋아 졌다. 그동안 이곳에서도 불친절을 넘어 기분을 상하게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종종 만났기에 그 따뜻함이 나를 더 편안하게 해 준 것 같다.


아쉽게도 달집 태우기는 다음날 행사라 보지 못 했다ㅜ,ㅠ

할머니들의 정겨운 다듬이 소리:)

초 밀접 관람이 가능한 이곳. 아무도 의자에 앉아서 보지 않는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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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데 오래 있다 집으로 들어오니 노곤노곤. 마지막 술상을 펴고 둘러 앉아 술 마시고 이야기 나누다 졸려하는 울림이에게 할아버지가 노래를 불러 주셨다. 그랬더니 호오- 요놈봐라? 졸린눈을 비벼가며 울지 않고 할아버지의 노랫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고 또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온 가족이 그런 울림이를 보고 한바탕 신나게 웃었다ㅎㅎ




졸린눈 비비며 열심히 할아버지의 노래를 듣던 울림이가 잠들고, 그 다음 어머니들이 주무시고 언제나 처럼 아버지들은 부엌에서 2차를. 나와 남편이 만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부터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까지. 그때 그때 서로 다른 각자의 상황, 두 분이 처음 만나게 된 날 등등의 이야기를 하다 아버지 눈이 스르르 감기기 시작 할 때쯤 술상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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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언제나 처럼 아침 일찍 일어난 외할머니가 울림이의 발이 되어 울림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고. 전날 늦게 잠든 터라 나는 다시 잠이 막 들고 있었다. 잠결에 울림이가 막 으깩 으객 하고 소리를 지르는 걸 들은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울림이 소리가 몇 번이고 나더니 갑자기 온 식구가 '와-!!!'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뒤집었다 뒤집었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놀라 뛰쳐 나가니 정말 울림이가 뒤집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한 번 보고 싶어 울림이를 뒤집어 두니 다시 또 으객 으깩 꺅꺅 소리를 지르더니 홀라당~! 마지막 날 가족들에게 뒤집는 모습을 멋지게 선물한 기특한 우리 황울림XD 


요로코롬 낑낑 대다가


홀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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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의 2박 3일간의 만남이 또 이렇게 후다닥 지나가 버렸다. 2월에는 설, 졸업식, 울림이 100일 잔치까지 몰려 있어 참 많이 만났다. 그러다 당분간 이렇게 자주 볼 일이 없어서 그런가, 이번엔 가족들이 떠나간 빈 자리가 더 휑하고 쓸쓸했다. 울적해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삼례 터미널 옆에 있는 풍년제과에 데리고 가 줬다. 조각케익 두 조각과 초코파이 녹차 카스테라를 사와서 무한도전을 보면서 폭풍 흡입.



모쪼록, 즐겁고 행복했던 주말 보고 끗!'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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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2일 금요일. 울림이가 태어난 지 100일 되는 날이다. 우리 울림이 곁을 지켜주던 삼신할매가 떠나가는 날. 100일은 조촐히 가족들끼리만 모이기로 하고, 마침 금요일이라 온 가족 빠지지 않고 모두 함께 모일 수 있었다:) 그래도 평일 인지라 식구들이 모두 모이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우리도 준비를 일찍 하지 못 했음에도(나 혼자 모든 것을 준비 하기엔 무리가 있어) 하고싶은 것이 많아 늦게나마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잔치가 늦어졌다. 


먼저 도착한 시댁 식구들. 이런저런 작전 회의중!

열심히 100일기념 뒤집기를 시도하는 황울림!

100일상을 준비하는 동안 할아버지들의 이쁨을 듬뿍 받고 있는 우리 울림이:)


남편은 오자마자 해뜨리 오빠랑 지원이랑 뒷 배경으로 쓸 나무를 만들기 시작하고 어머니들과 나는 100일상을 준비했다. 어머니들이 준비 해 오신 나물 몇 가지들과 잡채, 떡, 한과에 보름맞이 부럼, 내가 만든 불고기와 과일 몇 가지. 그리고 낮에 사 둔 꽃 화분 몇 개와 아버님이 써주신 글씨를 함께 두니 너무너무 멋진 100일 상이 차려졌다. 작은 상에 오밀조밀 아담 하면서도 꽉찬, 내 맘에 쏙 드는 100일 상이었다:)


다 같이 나뭇잎 하나씩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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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100일 잔치에 들어가기 전에 남편과 내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 황울림 얼굴 그리기+롤링페이퍼 쓰기를 했다. 부모님들은 뭐 이런 것 까지 하느냐 하시면서도 열심히 편지와 그림을 그리신다. 내가 그림도 꼭 그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니 그래도 다들 그림 하나씩 그려 넣으셨다. 어떻게 그릴 지 모르겠다 하시면서 그린 부모님의 그림을 보고 다들 신나게 웃었다.


리허설 중이신 시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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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울림이 취침 시간이 다 되어 가는, 아슬아슬한 시간에 겨우 시작한(준비만 하다 101일이 될 뻔 했음) 울림이의 100일 잔치가 시작됐다. 울림이가 잠들거나 기분이 안 좋아 지기 전에 재빨리 씻기고 옷 갈아입히고 몇 시간만의 준비 끝에 드디어 사진을 찍었다!


울림이의 예쁜 표정을 찍기 위한 온 가족의 몸부림ㅎㅎㅎ

거의 처음 찍는 가족사진!:)

이건 정말 처음 찍는 온 가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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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다 찍은 후에 시 아버님의 기타 소리에 맞춰 아버님이 직접 개사 해 오신 노래를 울림이를 위해 다 함께 불렀다. 온 식구가 둘러 앉아 울림이를 위한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울림이 뿐만 아니라 울림이를 안고 있던 나까지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뭉클 했다. 아주아주 소중한 사람이 된 느낌. 


100일 동안 나의 울림이 되어준 우리 황울림.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너무너 고맙다. 앞으로 삼신할매 없이도 건강 튼튼하게 잘 자라주길. 사랑해 울림아!:)


(배터리가 없어 요것 밖에 못 찍었지만 아쉬운 맘에 요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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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황울림 아버지 황바람의 사진 퍼레이드! 그리고 엄마의 간단한 이야기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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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마치고 치과에 가기전 저녁을 먹으러 간 홍대 맛집 카페 히비. 아,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에 온 것이 얼마만인가. 얼마 전 다른 이의 블로그를 보고 알게 된 곳인대 카레가 그렇게나 맛있다고 하여 찾아 간곳. 새우가 들어간 에비카레, 정말 정말 맛있었다. 자꾸만 생각이 나는 맛. 


카페에 들어갔는데 정말로 카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진짜 진짜임!) 덕분에 나까지 무슨 스타가 된 느낌 이었달까. 후후후후후후.


하지만 기쁨도 잠시. 치과 시간 임박과 황울림의 막판 찡찡댐으로 그 맛있는 에비 카레를 정신없이 먹어치우고 나와야만 했다ㅜ,ㅠ (그래도 나는 꿋꿋이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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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끝나고 서울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도 아쉽고, 다음 다음 날엔 또 지원이 졸업식이 있어 강화에 갔다. 간만에 가니 울림이 갓 태어나고 산후조리 했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그땐 정말이지 내 평생 가장 예민 했던 때였지. 엄마한테 히스테리도 많이 부리고 지원이한테 어리광도 많이 피웠더랬지. 아무쪼록 추억돋는 강화집에서 재미지게 푹 쉬다 왔다:-)



사진찍으러 나가는 오빠를 쫄래쫄래 따라나가 모델사진 흉내내기. 임신했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저녁에는 오랜만에 할머니와 함께 하는 목욕타임. 신생아 시절 할머니랑 목욕 하던게 생각 났는지, 아니면 노련한 할머니의 손놀림이 편해 그랬는지 울지 않고 잘 해줬다. 지금처럼 울림이가 울지 않고 목욕을 하게 된 것도 요 즈음 부터 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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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지원이 졸업식. 또 다시 출발 직전 짐싸기에 정신팔려 지각을 하고 말았다. 여전히 네모네모 정수쌤의 진행하에 그 좁은 식당에 모든 식구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구나. 또 다시 옛 기억이 새록새록. 게다가 남편에 아들까지 안고 가니 마음이 또 새롭네. 울지 않을 것 같았던 지원이도 막상 졸업을 하니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는지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론, 귀요미. 모쪼록 지원이의 앞으로의 삶이 절망 보다는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삶이길 바래 본다. 멋쟁이 내샤릉 내동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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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졸업을 했다. 특히 임신, 결혼, 출산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마지막 학기를 겨우 마치고 마침내 이룬 졸업식. 연이은 장거리 외출로 신이난 엄마, 피곤한 아빠,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다니는 황울림. 세식구가 아침 11시 좀 넘어 겨우 집을 나섯다. 며칠 전 설에 서천에 갈 때도 짐 싸느라 거의 반나절을 고생하면서 다음부터는 반드시 그 전날 짐을 싸리라 다짐했던 것을 잊고는 당일 아침에 짐싸느라 늦을 뻔 했다. 다음엔 꼭 전날 짐 싸야지. 아니면 리스트를 좀 적어 두거나. 아무튼 아침으로 먹을 거 겨우 싸들고 늦지 않게 출발. 아기낳고 처음하는 상경이네:)


카시트 속에서 곤히 잠든 오리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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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해서 올라 갈 때 까지만 해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슬슬 학교가 보이기 시작하니 조금 떨리는 마음. 그래도 역시 결혼 전 아가씨 때(?) 학생으로 학교를 오는 것과 아줌마가 되어 졸업생으로 학교를 오는 것은 느낌이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뭔가 이젠 제 3자가 된 느낌. 거기에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인사 하랴 졸업식 옷 빌리랴 사진 찍으랴 울림이 보랴 정신이 없어 학교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감흥을 즐길 시간이 없었다ㅜ,ㅠ


학교에 도착해 오며가며 친구들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진 몇 장 찍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들로 감동 쓰나미. 너무나 귀여운 아기 신발(나 조차도 한 번 신어 보지 못한 뉴발란스로!), 내가 넘 좋아라 하는 롤 케잌, 방글라대시 아기 옷, 터키 가방, 수제 초콜릿, 액자, 슈, 가나 초콜릿, 심지어 학사복 대여까지... 오며가며 나를 잊지않고(?) 챙겨준 친구들이 너무나 고마웠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느라 그 고마운 마음을 다 전하지 못해 미안하다. 대학 4년동안 울림이 다음으로 잘 건진(?) 내 소중한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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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먼길 와 준 소중한 우리 가족들과도 돌아가며 한 컷씩. 내후년 남편 졸업식에도 이렇게 다같이 모여 사진을 찍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울림이가 걱고 뛰고 말하겠다. 으- 생각만 해도 귀여워>,< (꽃은 지나가는 미란이에게 빌린 것을 강탈 빌려 와서 찍고 돌려주었음)


아, 누군가 내 삐침머리 좀 정리 해 줬으면 좋았을 것을...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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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행사 진행 중에는 밖에서 사진찍으며 놀다가 본 행사가 끝나고 각 과 모임을 가질 때 즈음 강의실로 이동. 중간에 시어머니는 기차 타러 가시고 친정 식구들과 남편, 그리고 울림이를 안고 들어갔다. 울림이 덕분에 많은 친구들의 관심과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졸업장을 받고 소감을 나누었다.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은 따뜻하고 포근한 졸업식. 하지만 이번 졸업식에는 안식련, 학술대회, 개인사정 등등으로 오지 못한 교수님들이 너무 많아 무척이나 아쉬웠다다행인건 업사마의 얼굴은 잠시나마(인사만 하고 가셨기 때문에ㅜ,ㅠ)를 볼 수 있었던 것. 진업쌤이 강의실에 들어 오시자 마자 앞자리에 있던 나와 울림이를 보시고는 '요놈이 그 놈이야? 어디 얼굴 좀 한 번 보자' 하시며 환한 얼굴로 오시는데, 마음이 뭉클 했다. 


보고싶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선생님들과 동기들을 많이 보고 오지 못한 것이, 그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말들이 많았음에도 몇 마디 하지도 못하고 온 것이 너무 아쉽다. 거기에 생각보다 식이 오래 진행 돼 일찍 나오느라 와 있는 친구들 하고도 사진을 몇 장 못 찍어 더 아쉽고ㅜ,ㅠ 나중에 울림이가 좀 더 크면 학교에 꼭 다시 놀러가야지. 



4년간 쉬지 않고 달려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졸업을 했다. 이제 정말 아줌마가 되었네. 더 놀고 더 막나가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지만(그러고 보면 고등학교 졸업 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난 어쩔 수 없는 모범생 체질인가 봄ㅜ,ㅠ) 앞으로 밀린 레포트 쓸 일은 없으니 홀가분하다.(특히 마지막 학기 레포트 폭탄 처리는 정말 힘들었다지...) 


내가 이 학교에 다니며 얻은 가장 큰 앎은 '이상은 꽤나 현실적이라는 것' 그리고 '함께 할수록 더욱 현실적이여 진다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어 준 것이 성공회대학교가 4년동안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앞으로도 그 소중한 인연의 끈과 내가 꿈꾸는 이상의 끈을 놓지 않으며 살아야지. 


조금 찌질했지만 그만큼 즐겁고 행복했던 나의 대학생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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