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귀여워서, 다운 받는 김에 여기에 올려둠.
1
내가 이곳에 글을 쓰지 못한 약 6개월의 시간동안 나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는 나름의 큰 변화가 있었다.
시작은 지금 내 뱃속에 자리 잡은지 이제 막 6개월 차 되시는 셋째 꼬박이가 찾아오고부터였다.
(그러고 보니 정확히 그때쯤 부터 글을 쓰지 못했네)
셋째 꼬박이가 우리에게 온 것을 알게 된 직후 많은 고만과 감정들이 순식간에 오고 갔다.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지금?? 이라는 놀라움이 컸던 것 같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잘 되지 않았었다고 할까.
하지만 우리는 곧 앞으로 시작될 어려움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우리가 어영부영 버티고 있던 것들을 과김히 헤쳐(?) 나가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가장 첫번째로 선택 한 것은 남편의 퇴사였다.
홍성에 오면서 좋은 의미의 일을, 적당한 월급을 받으며 지내왔지만
남편의 일은 잦은 야근이 필수였고, 지난하게 진행하고 있던 논문작업을 병행하며 남편도 나도 많이 지쳐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육아는 내가 거의 전담 해 왔기 때문에
셋째 꼬박이가 생긴 걸 안 직후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남편과 함께 하는 육아였다.
이를 위해서는 남편의 퇴사와 더불어 셋째 꼬박이가 나오기 전 논문을 마무리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우리는 망설임 없이 퇴사를 진행했다.
그 다음 선택은 집.
울림이를 낳지마자 시작된 귀촌 생활이 올해로 5년이 꽉 차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는 이런저런 현실적인 핑계로 빌라와 아파트를 전전해 왔다.
이제 자유롭게 놀기를 좋아하는 울림이 이음이를 위해서라도(더불어 그런 아이들을 맘껏 풀어 놓고 육아에 반발짝이라도 떨어지기 위해서)
시골집으로의 이사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통했는지 당장은 아니지만 우리 상황에 아주 적절한(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ㅋ) 집이 나타났다.
작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어느 마을의 가장 끝에 자리 잡은 통나무집.
우리는 내년 가을 즈음 그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이 두 가지 선택 만으로 우리는 금세, 꼬박이가 우리에게 와 준 것이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유부단한 엄마아빠에게 이제는 미루지 말고 정말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가라는 하늘의 뜻이구나, 하고.
지금에야 이 일들을 담담히 적어가지만,
내가 블로그에 아무 것도 쓰지 못하던 그 6개월 동안 그만큼의 고난과 역경들이 많았다.
(애를 둘씩이나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전 처음 겪어 본 입덧의 지옥,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퇴사 과정,
선택의 기로에서 겪었던 이해와 갈등의 과정들.
2
오랜만에 (옛)꼬박이 형제들의 근황을 전하자면...
이제 곧 생일을 앞둔 여섯살 울림이는 아직 어린이집을 밥먹듯 빠지지만,
이제는 제법 동생도 챙기고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갈 줄 아는 어린이로 씩씩하게 크고 있다.
혼자 밥먹고 세수하고 몸에 비누칠도 하는, 심지어 동생 세수까지 시켜주는...! 든든한 큰 엉아.
같이 시소 타자는 울림이에게 힘들다고 하니 '엄마는 왜 즐기지 못하냐'고 하는ㅋㅋㅋ
그래도 최근엔 어린이집에 슬슬(다니기 시작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이제서야) 재미를 붙여가는지
최근에 배운 장구가 재미있었는지, 어쨌든 요 몇 주는 빠지지 않고 참 잘 갔다.
오히려 어떤 날은 그런 울림이가 왠지 모르게 서운하게 느껴져 어떤 날은 같이 집에 있자고 꼬시는 이상한 엄마를 둔...ㅋㅋㅋ
나의 베스트 프랜드 황울림.
넘나 사랑스러운 하트 콧쿠멍
혼자 하는걸 좋아하는 이음이가 요즘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임미가!"이다.
말도 부쩍 늘어 느리지만 꾸역꾸역 자기 할 말 다하는 이음이.
자기 와꾸(ㅋㅋ)가 강한 이음이는 자기가 입고 싶은 옷, 신발 먹고 싶은 것 등을 스스로 선택하려하고
입에 뭐 묻는걸 싫어해 카레와 짜장을 싫어하며 팔이랑 다리에 옷이 걷어지는걸 못 참는 아이.
최근 엄마에게 "엄마는 쪈샤(천사)야"라는 말을 자주 하고 온 가족에게 "쨔랑해"라는 말을 전파하는 아기천사.
이해와 사과가 빨라 며칠이 지난 일도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하고ㅋㅋㅋ
매일 밤 자기 전 엄마 볼을 쓰담쓰담 하며 자는 우리집 애교 담당 쩨쨜 임미.
응아도 쉬야도 잘 가리고 얼마 남지 않은 어린이집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 (이제는)작은 엉아 황이음.
녀석들이 이렇게 자라면서 (드디어)두 녀석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가면서 형제다운 면모를 발휘 하고 있다.
이제는 싸우는걸 말리기 보다는 너무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말리는 상황에 처하는 상황까지 온 거시다...!(그것을 말려야 하는 아파트의 비애ㅠ)
형제가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부모에게도 참 좋은 것이구나,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구나 배우며 느끼는 요즘.
'둘 이어도 이렇게 즐거운데 셋이면 더 즐겁겠지, 몇 년만 더 힘내자...ㅠ 화이팅' 뭐 이런 위로를 하기도 하며...ㅋㅋ
동네 인터넷 카페에서 득탬한 5천원짜리 식기 세척기 설치 기사님 옆에 붙어있는 녀석들ㅋㅋ
셋째 꼬박이가 생긴 후 한창 유행하던 아기 놀이ㅎㅎㅎ
꿈뜰에서 허브데이가 있던날 얻어온 허브와 집으로 돌아 오는길, 동네 곳곳에서 찾아온 꽃들로 목욕 하던날:-)
둘만의 아지트에서 과자 먹는 중
사진도 찾다 보니 이제 각자 있는 사진보다 함께 있는 사진이 더 많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많은 추억을 쌓아 가야지. 모두 함께:-)
3
허우적 대던 날들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온 지는 꽤 되었는데,
그동안의 이야기를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도 요즘 아빠와의 시간이 전보다는 좀 늘어서 인지 아빠 껌딱지가 되어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걱정은 잠시 뒤로 해도 될 만큼 중요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순간의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집중하기에 애써야지 생각한다.
꼬박이들아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아<3
<아빠 바람 사진기록>
아주 바쁜 일이 한번 지나가고,
여유를 내어 사진첩을 정리했다.
시기를 놓쳐 올리지 못했던,
묵혀둔 사진들 발견.
다섯 달 전,
2017년 4~5월의 일상.
새록새록하다.
<아빠 바람 사진기록>
'손목 시계'를 만들었다.
유독 이음이가 내 손목시계에 관심이 많은데, 자꾸 달래서 안 줬더니 대성 통곡을 한다.
그래서 대충 쓱쓱 그려 채워 주었더니...
햐, 세상 다 갖은 표정이네.
(울림이는 스스로 그리겠단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세 번의 실패 후에 자기 마음에 드는 시계를 양 손에 획득!)
만 세 !
<아빠 바람 사진기록>
아빠, 엄마가 안경을 쓰긴 한다만, 너희는 안경이 어울리지 않다 생각했어.
그런데, 예쁘네?
하악!
^_^ 귀요미들 -
<아빠 바람 사진기록>
이음이는 유독 기타를 좋아한다.
내가 아버지 기타를 물려 받았듯, 아이들에게 내려주고 싶다.
.
아빠가 엄마를 꼬신 비결을 알고 싶다면?
아빠 어릴 때 비슷하게 놀았단다.
(울림이랑 닮았는데???!!!!)
<아빠 바람 사진기록>
지원 이모가 선물해 준 프랑스 모자
vs.
어린이집 친구 선우가 선물해 준 또봇 모자
든든한 우리 가족 !
<아빠 바람 사진기록>
.
저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래저래 안부를 물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실은, 쪼매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
곧, 연락 드릴께요~
.
(살짝 공개ㅋ)
한국 생태마을 공동체 네트워크 잔치에 다녀왔다.
(자세한 프로그램 링크 http://m.cafe.naver.com/seonville/2150)
마음 속 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생태마을"을 주제로 전국에서 모인다길래 무리해서 갔다.
정확친 않지만 이런 자리가 거짐 십여 년만인 것 같다.
(99년 풀무학교 입학을 시점으로 보면, 적잖은 시간이 흘렀구나.)
방문한 곳은 기대리 선애빌이다. 국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선애빌 혹은 선애마을은 여러 경로로 자주 들었던 곳이다.
직접 방문한 건 처음인데, 자세히 마을을 익히지 못해 아쉽다. 다시 찾아가야 하겠네.
- 이하 사진과 이야기는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적절히 배치했다. 한 마디씩 미리 쓰고 사진 넣는 식으로 썼다.
행사 자체보단 가족 기록에 초점을 두었다. 개인적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서 너무 좋았기 때문.
또한 개인적으로 평소 하는 일과 공부에 큰 자극이 되었다.
황대권 선생님,
먼저 인사해 주셔서 놀랐다. 사실 몇 번 뵙긴 했지만, 기억하실 줄은 몰랐는데. 평소처럼 원론에 충실한,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다.
(실세 순서 상 먼저 발제가 있었다.)
일본 스즈카 공동체 소개가 인상 깊었다. 한국에선 해원이가 가장 처음 다녀갔더랬고, 이후 유상용 선생님 통해서 교류가 활발해져 많은 이가 방문한다고 한다.
깜짝 놀랐던 건, 가장 최근 방문한 사람이 바로 영준 형이라고. 환대원 선배인데, 도대체 정체를 알 수가 없다.
(변호사인데 환경, 철학, 협동조합 등등.. 관심사가 넓다)
또한 재원, 성희, 흥미 누나를 비롯한 우동사 친구들이 현지에 나가 있는 터이라 매우 친숙한 공동체다.
졸업 후, 한번 가서 살아볼까 생각했다.
일본 스즈카 공동체(에즈 원)을 소개하시는 오노 상, 통역 유 선생님
분과 토론에는 전환마을을 주제로 한 곳에 참여했다. 사실 소란 씨 보고 갔다.
공교롭게도 참여한 이들이 야마기시 공동체와 같이 한국 생태마을의 초창기 맴버부터, 유럽에서 시작된 전환마을 운동자, 그리고 최근 정부지원사업에 기댄 마을공동체 사업 견학자까지 구성되어 있었기에... 만감이 교차했다.
선애빌 마을은 마치 산너울 같았다. 잘 정돈된 단지형. 주변에 민가가 가깝지 않아 여러모로 좋더라. 생각보다 깨끗 단정했다.
많진 않았지만 이런 부스도 몇 개 보이던데, 자세히 알아보지 못해 아쉬웠다.
숙소 건물이 조립식이라 특이했다. 흔히 생태마을엔 적어도 흙집 정도는 있지 않나? 오히려 경제적인, 또는 어떠한 이유로 조립식 건물이 자리했겠지... 이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다만 쉐플러 태양열 조리 시설과 장독이 반가웠다.
의외의 좋은 캠핑장 시설.
사진 중앙에 우리 텐트가 보인다. 녹색. 부모님이 물려주신 최고의 유산 중 하나!
아이들은 오는 길에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신세계. 어리둥절.
자, 놀아보자! 자전거 밀어주기.
내리막 길이다.
달린다.
덥다. 아이스크림 먹는다.
메로나,
와, 맛있겠다.
얼떨 결에 연이어 강연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니, 살짝 지루했는데... 슬슬 야외무대가 만들어진다.
오늘의 사회자, 황대권 선생님과 보파! 참, 이색적인 조합이다. 아, 가만 생각해보니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든다.
생태마을 공동체 하시는 분들이 자유로운 건 알지만, 그래도 사회자인데 말은 좀 맞추고 올라오지ㅎ
어쨌든 삐걱거리면서도 잘 어울렸다.
참여한 공동체가 돌아가며 소개했다. 사진은 산안(야마기시) 실현지. 울림 이음이 참지 못하고 무대 앞 난입 중이다.
이번 행사의 주축이라는, 넥스트젠 코리아.
GEN이라는, 국제 생태마을 네트워크 (Global Eco-village Network)의 하부 조직으로, 청년 모임(NEXT-GEN)이 있고 한국 친구들이 모였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GEN을 거의 처음 알리고 운영했던 게 임경수 쌤과 이어 나일 것 같은데. 감회가 새롭다.)
이들이 없었으면 이번 행사가 어려웠다고 하던데... 이, 얼마나 고맙나! 넥스트젠 친구들. 언젠가 함께 이야기 나눌 자리를 마련해야 하겠다.
어두워진다. 분위기가 좋다.
논산에서 오셨다는 소리꾼을 비롯, 몇몇 분들께서 분위기를 잡는다.
아이들도 집중한다.
덩실덩실, 시작
주체... 할 수가 없다.
뛰쳐 나간다. 유일한 아이! 모두가 주목한다.
무대와 호흡한다. 의외로 이음이가 적극적이다.
울림이도 나선다. 가만 있을 수 없지.
아이들, 폭발하기 시작.
한편, 무대에 오른 분께선 만취? 상태였던 것 같고... 한참 북치며 소리를 지르시다가, 칼 춤을 추신다. (멋졌음)
이음이도 팔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발견하곤, 포-즈. 무슨 "맨"이라고 했는데, 알아 들을 수 없다.
와아- 신난다. (관객 호응을 느끼기 시작함)
사람들이 모두 나와 대동놀이 비슷하게 뛰놀기 시작했다. 울림이도 슬슬 발동을 건다.
둘 다 에너지 충만.
앗, 지용이다! 몸짓 왕. 멋진 움직임에 아이들도 함께.
걍, 막 뛴 다.
알 수 없는 청년 무리들이 자유를 발산한다.
멋. 지. 다.
개. 간. 지.
밤 늦게까지 그야말로 "생태"를 만끽했다.
사진은 그저 거들 뿐.
물론, 해원이도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마무리는 강강수월래 했다. 뒷켠에서 바라본 해원과 아이들이 손 맞잡은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모두 잠든 후, 여기저기 뒷풀이를 하길래. 우리도 슬쩍 따로 자리를 잡았다. 주형로 쌤께서 가져오신 홍주 막걸리랑 수육으로 배 채웠다.
얼마만에 별 밤에 데이트였던가!
정말정말 좋았다.
돌아오는 길, 세종시를 지나길래 스타벅스에 들렀다.
생태마을 잔치 후 거치는 스벅이라니ㅋㅋㅋ ㅠㅠ
(역시 커피는 비싸지만 맛나더라.)
역시(2) 스벅은 이렇게 즐겨야지.
운전하다가 너무 웃겨서, 잠시 정차 후 찍음.
(해원이 목이 이리 길다니. 거북인가?)
돌아와도 일어날 줄 모르더라고. 피곤했겠지.
오랜 만에 완전 씐나게 놀았다!!
(연출 아님)
애초 캠핑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다만, 얼떨결에 가족과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맙고, 뿌듯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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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이 기록한 행사 이야기
http://m.blog.naver.com/smnuri/221031917083
안녕!
보란의 편지를 이어받고 들에게는 호기롭게 2-3이 내로 답장을 쓰겠습니다!
라고 했었는데 벌써 열흘이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 적고 있네요. 미안해요. 흑흑
일단 보란이 궁금해 하였던 울림이 이음이 소식 부터 전해요:-)
울림이는 여전히 어린이 집에 잘 가지 않고, 이음이는 슬슬 1춘기에 접어 들어 잘 삐지고 이상한 것들을 우기기 시작했지만,
울림이도 이음이도 그리고 저도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재법 싸우지 않고 함께 노는 녀석들을 보며 기특하기도 하면서 저도 아이들도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익숙해 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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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 끝나고 그동안 저는
살림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제 취향의 살림을 찾아 헤매고
논 20평, 목화밭 10평, 그냥 밭 2평 정도의 농사를 짓고
여러가지 손 작업들, 모자, 아이들 옷, 인형 등을 만드는 손작업 들을 했어요.
최근에는 손바느질로 태국 옷 만드는 걸 배웠는데 정말이지 너무나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지 뭐에욧!
아, 그리고 종종 들과 만나 꼼지락 꼼지락 만들기를 함께 하기도 했어요.
한 번은 우리가 만났었던 홍동 들 집에서, 한번은 이응노 생가 잔디 밭에서요.
들이 아직 단식 중이라 얼른 끝나고 함께 맥주를 마시며 만들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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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0평 남짓 심어 두었던 보리를 다 따고 낫으로 베어 놓았어요.
이제 제 영역의 논 가장자리의 고랑을 파 흙을 올리고 고르게 편 후 지난 달 모판에 심어둔 모를 옮겨 심어야 하는 것이 이번주 저에게 주어진 가장 큰 미션이에요.
논은 홍동에서 오랜기간 자연농 재배를 하고 계신 금창영선생님과 여러 이웃들이 약 천평의 논을 나눠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모내기와는 많이 달라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요.
무엇보다 물을 잔뜩 채우고 모를 심는 일반 모내기와는 달리 밭 형식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하는 것이 가능해서 좋았어요.
목화모임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건데요 목화 농사를 함께 지어 겨울에 누빔옷을 만드는 걸 계획 하고 있어요.
사실 올해 가장 기대 하던 일 중 하나인데, 포트 부터 잘 자라지 않아 이래저래 걱정이네요.
심고 나서 가보지도 못 했을 뿐더러 요즘 비가 너무너무 안와서 다 말른 것은 아닌지…
그리고 목화 밭 바로 위에 열심히 경작 해둔 작은 밭에 심은 녀석들도 걱정이고.
울림이도 요즘 자꾸 논에만 가니까 목화 보러 언제 가냐고 하는데, 당장 내일 가보아야 겠어요.
논 농사도, 목화 농사도 아이들과 함께, 무엇 보다 서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좋아요.
논으로 받으로 다니면서 울림이는 콩벌레 무당벌레 달팽이 같은 곤충 잡는걸 좋아하게 되었고,
이음이는 그런 형아 뒤를 쫓아 다니거나 뻐꾸기 산비둘기 소리를 흉내내거나 엄마 일하는건 흉내내요.
물론 혼자 일 할떄 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 두 세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요ㅎ
그래도 내가가 하고 싶은 일을 아이들에게 미안해 하며 죄책감 갖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라 마음이 편해요.
(이랬던 보리들을!)
(이렇게 다 따고 베어 버렸습니닷!!! 감덩ㅠㅠ)
(울림이 이음이는 바로 옆 또랑에 갇혀(?) 놀고 있음ㅎㅎ)
(엄마 힘내~! 응원 하는 꼬박이들)
(보리 매기에 심취해 있는데 갑자기 둘이 깔깔 대길래 봤더니 이런 사태가...ㅋㅋㅋ)
(여기는 목화밭)
(볍씨 파종 하던 날)
(목화밭 위 두평 남짓 밭 경작 하던 날)
(꼬마 일꾼들!)
(목화 정식)
(지난 주 논 농사 모임)
생각 했던 것 보다 올 한해가 정신없이 지나갈 것 같네요. 행복한 일이죠. 흐흐
다음 캠프에는 다들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과 기대가 되기도.
모쪼록, 다들 그때까지 몸 건강히-!
2017년 6월 첫 날
홍성에서, 해원
ps. 다음은 저 아래 진안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을 편의점 같은 여자 슬언니의 소식이 궁금하네요. 크크크
pps. 덤으로 지난 캠프 사진도 올립니닷-!
(지금 아니면 이 사진을 풀 날일 없을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