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이나 양말을 살 때
'이거 딱 맞을 것 같다' 하는건 작고
'이거 너무 클 거 같은데' 하고 생각 한 건 딱 맞는,
엄마눈엔 아직 작아 보이지만 그보다 또 훌쩍 커버린 울림이.
지난번 온 가족 양말을 샀는데 울림이 걸로 주문한 양말이 너무 커서 당연히 안 맞을거라 생각 하고는
다음에 다시 사야지 하고 (아까워 하며)포장도 뜯지 않은 채 넣어 놨더랬다.
근데 어제 아침 울림이 등원 준비 하다가 신길 양말이 없어 어쩔수 없이 신겼는데
왠걸, 딱 맞는다.
당연히 엄청 클꺼라 생각 했는데... 정말 놀랐다.
"울림아! 너 발이 이렇게 컸어?!?!" 했더니 배시시 웃는 녀석.
우리 울림이 벌써 이렇게 또 커버렸구나.
훌쩍 커버린 울림이랑 나눈 대화 몇 가지.
울림 엄마! 뭐든지 끝이 있지~
나 응?
울림 뭐든지 끝이 있지~? 안녕~ 하는 끝 말이야 끝.
나 아~ 끝? 그렇지... 다 끝이 있지. 그런데 우주는 끝이 없어.
울림 그럼 우주 빼고는 다 끝이 있어?
나 음... 사랑! 사랑도 끝이 없어
울림 그럼 우주랑 사랑 빼고는 끝이 있겠지?
나 그런가? 근데 그건 갑자기 왜?
울림 그냥~ 궁금해서
울림 엄마 안 가고 싶어.
나 어디? 내일 어린이집 안 가고 싶어? 가지 말까?
울림 아니~ 지금. 날 말이야 날.
나 날? 아~ 오늘? 오늘이 안 갔으면 좋겠어?
울림 응. 오늘이 안 가고 계속계속 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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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이는 지난 주 뒤통수가 찢어져 2바늘이나 꼬맸다...
화장실 가는 내 뒤를 쫓아 오다 넘어졌는데 별일 아니겠지... 이음이를 안았는데 뒷통수에서 피가 철철나서 어찌나 놀랐던지.
요즘은 꼬매는 걸 호치케스 밖듯이 하는 거여서 철컥 철컥 두방을 꼬매는데 이음이를 안고 있는 나한테 까지 그 진동이 느껴져서
이음이랑 같이 울었다는...
처음에 이음이가 병원에서 낯가리느라 소독할 때 까지 너무 얌전해서 머리에 이상 있는건 아닌지 선생님도 우리도 걱정 했었는데
병원에 치료 받으로 다니면 다닐 수록 우는 이음이를 보고 한편 안심했다.
(마지막 치료 받으러 가는 날엔 병원 문 앞에서 부터 울었음ㅋㅋㅋ)
그래도 씩씩하게 잘 해준 기특한 이음이.
요즘 말문이 조금씩 틔이기 시작한 이음이가 가장 명확히 하는 세 단어
엄마, 아빠, 안뇽~
이 세 단어는 정말 너무 명확하게 말해서 아빠는 가끔 울림이로 착각 하기도.
그외 하는 말들.
함미야(할머니) / 할아버지(하삐야) / 쭈쯔(주스) / 뀨(귤) / 까까(과자) / 빠(빵) / 챠캬챠캬(사진) 등등.
말을 알아 듣고 좋은거 싫은걸 표현하니 나름의 간단한 의사 소통들이 가능해 졌다.
이음이의 "엉!" 하나로 많은 대화가 가능해 졌다.
막 울다가도 내가 뭐 물어보면 "엉" 하는게 엄청 귀여움ㅋㅋㅋ
(사람 다 됐다 황이음!)
그리고 요즘 이음이가 꽂혀 있는 것은
사진, 음악(+춤), 아빠ㅋㅋㅋ
사진 찍는걸 너무 좋아하고 사진기를 사랑하는 이음이.
그래서 요즘은 사진을 잘 못 찍어 주겠다... 사진기만 들면 자기 달라고 아우성.
심지어 며칠 전엔 나한테 작은 장구 가지고 와서 치라고 해 놓고 사진기 달라고 해서 장구치는 내 모습을 찍으려 했다ㅋㅋㅋ
음악, 악기는 워낙 좋아하긴 했지만, 요즘 음악만 틀면 몸을 흔들고 혼신의 춤을 춘다ㅋㅋㅋ
사진기 내 놔~
사진?
내 놔~!
사진기~!
(결국 뺏어서 찍음. 이음이 시선 속 엄마)
거기에 요즘 이음이는 완전 아빠 바라기.
바람직한 현상(?)이긴 한데 그래도 가끔은 서운하기 까지 한 이음이의 아빠 사랑.
요즘 아빠를 많이 못 봐서 더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특히 아침에 아빠가 출근 할 때가 되면 아빠 잠바 벗기고 안아달라고 안겨서는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아빠는 난감해 하면서도 겁내 좋아하고ㅋㅋㅋㅋ
암튼 둘이 그렇게 애틋 할수가 없다.
(난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늘 말해주는 울림이 있으니까 괜찮다 뭐. 흥칫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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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이의 에너지는 말 할 것도 없고 개구쟁이 울림이 형을 보고 자라는 이음이도 급속도로 개구쟁이 대열에 합류 하고 있다.
형한테 맨날 뺏기고 당하면서도
여전히 형을 쫓아 다니며 울림이 형의 카피켓 이음이ㅋㅋㅋ
심지어 얼마 전에는 어린이집 가는 울림이 데려다 주기 싫다며 때쓰고 울기 까지.
(울림이도 그런 이음이 모습을 보면 은근 좋아한다)
울림이도 이제 이음이가 나름의 표현을 하고
나름의 의사 소통을 하기 시작 해서 인지
전 보다는 좀 더 친절하게 대해 주는 것 같기도(느낌적 느낌일 수도 있지만ㅋㅋ).
무튼, 그래도 둘 이어서 다행이다. 더 좋다 느끼는 요즘:)
둘이 깔깔 거릴 때는 더 럽...<3
요즘 꼬박이들이 가장 좋아 하는 장난 감 중 하나 '엄마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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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개판 주의*
얼마전엔 다 같이 jtbc 본방 사수.
뉴스가 이렇게 재밌는 날이 올 줄이야.
"엄마 뭐야? 왜?" 물어보는 울림이에게
"응~ 아주아주 나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나쁜짓 한게 걸렸어~ 완전 신난다 오예~"
"와~! 신난다~! 오예! 오예! 대박!"
나라가 아주 미쳐가지고... 진짜 한숨 밖에 안 나온다.
처음에는 드디어 박근혜가 재대로 잡힌게 너무 신나고 통쾌했는데,
지금은 너무 어이가 없고 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 있는게 진짜 이해가 안 간다.
설마 설마 했던 일들이 진실이 되어가고, 내가 모르는 세상의 치부들이 이렇게 들어나니 한편으론 무섭기 까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적어도 상식과 대화가 통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는데.
박근혜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트럼프 같이 쓰레기 같은 놈이 대통령 후보에 올라오는 세상에
꿈이라도 꿀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우리 이쁜 꼬박이들 보며 다시 또 희망을 꿈 꿀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