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집도 엉망이고 내 몸도 모두 회복 되지는 못 했지만, 이제야 하나 둘 무언가 해 나갈 힘이 생기는 것 같다.
작은 꼬박이가 태어난지 이제 곧 한 달이 되어간다.
조산원에서 완주 집으로 돌아온지 3주 정도 됐나.
그동안 나는 꼬박이 챙기고 내 몸 챙기느라 여유가 없어 울림이 마음을 헤아려 줄 틈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울림이가 알게 모르게 힘들었던게 쌓였었는지 완주에 와서
기침 감기도 심해지고, 잘 가리던 오줌도 계속 바지에 누고, 별 것 아닌 일에 화내고 짜증내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기침이 심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오셨을 때 공동육아 사람들에게 소개 받은 한의원에 다녀 오기도 했다.
그때 '울림이같이 순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겉으로 잘 표현 하지 않는 대신 속으로(아픈 것)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는 한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펑펑 울었다.
(조금 과장 일지도 모르고 출산 후라 감정이 격해 져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이 어린 것이 혼자 속알이 했을 울림이를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힘들었을 울림이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
할아버지가 사다주신 체조하는 장난감 받고 신났음
자기전 책 읽기
책 사이로 삐져 나온 옥수수 발가락
삼삼오오에서 레몬차 먹고 남은 레몬 청 먹는 중ㅋㅋ
샤워 후 셀카 한방ㅋ
이 남자가 편하게 자는 법
요맘때 울림이 사진은 웃고 있는 사진도 왠지 짠하다ㅜ,ㅜ
요즘 울림이 떼쓰는게 극에 달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처음 엄마랑 며칠씩 떨어져 지낸 경험, 그동안 자신에게만 집중되던 관심이 동생에게 분산되는 경험, 완주-서울-강화 등을 오가며 정착하지 못 했던 경험 등이 울림이를 불안하게 만든 것 같다. 거기에 요 며칠 열감기로 고생하면서 조금씩 늘어가던 떼쓰기가 생활화(?) 되어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작되는 떼쓰기가 잠들기 직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엊그제가 최고조 였고(열감기도 최고조), 그나마 어제 오늘은 열이 내리면서 조금 좋아 지는 듯 했지만 사실상 큰 진전은 없어 보인다.
나 역시 새벽까지 계속 되는 수유, 출산 후 아직 전 같지 않은 몸 상태 때문에 울림이 떼를 받아 줄 여력이 없어 그동안 울림이의 상태를 외면 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지난번 한의원 사건(?)으로 다시 정신 차리고 집에 쌓아두고만 있었던 육아 서적을 뒤져가며 방법을 찾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 가장 도움 받고 있는 책은 '당신은 당신 아이의 첫번째 선생님 입니다'. 이 책에 여러 파트 중 요즘 가장 관심사인 훈육 파트를 열심히 읽고 있다. 읽고 있는 부분에 기억에 남는 몇 가지.
1. 아이와 가족들이 생활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2. 5세 이하의 아이들의 경우, 다음에도 내 말을 기억할거라 기대하지 말고 현재의 문제만 지적 할 것.
3. 울림이 나이 때는 '모방의 시기'이기 때문에 행동으로 보여 줄 것.
오늘 이 부분을 보고 몇 가지 시도 해 봤는데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울림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 엄마의 관심. 오늘 좀 더 신경써서 울림이 곁에 있어보니 울림이도 한결 좋아 보였다. 앞으로는 수유 할 때를 재외 하고는 최대한 울림이랑 같이 있으려 노력 해야 겠다. 그리고 얼른 내가 몸을 회복 해서 밖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울림이도 집에만 있다보니 관심 쏟을 곳이 없어 더 힘든게 아닐까 싶다. 얼서 밖으로 나가 공동육아 친구들도 만나고 숲놀이도 가면서 울림이의 관심을 더 분산시켜야 겠다.
에휴. 모쪼록 울림이가 동생이 생기면서 생각 했던 것 보다 훨씬 맘고생이 심했던 것 같아 맘이 아프다...ㅜㅜ
3
그래도 우리 울림이 언제까지 이럴까,
과연 옛날에 울림이로 돌아 오기는 하는 걸까?
고민하고 걱정하고 눈물 흘리는 사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어여쁜 울림이가 되었다.
평소 울림이 답지 않게 너무나 시크해 져서 한 번 웃어 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마웠던 날들이 불과 3-4일 전 이었다니.
뭐든 지날 것 같지 않던 시간들도 그저 묵묵히 지켜 가다 보면 다 지나 가는구나.
다시 한 번 느꼈다.
얼마 전 냉이 삼촌에게 선물 받은 자동차 내복! 멀리서 택배로 자기 선물이 오니 너무 기뻐 하던 울림이:-)
(그 후로 택배 아저씨가 올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 문 열어 준다는ㅋㅋㅋ)
오랜만에 깐 울림!(울림아 제발 머리 좀 자르자ㅠ,ㅠ)
요즘은 다시 잘 웃고 쫑알쫑알 잘 떠들고 잘 먹고 잘 싸는 울림이:-)
울림이가 잘 웃으니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함께 하려 노력하게 되고
맛나게 잘 먹는 울림이를 보면서 매일 더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그래서 어제 오늘 저녘 시간 마다 울림이랑 같이 요리를 했다.
어제는 시금치 프리타타, 오늘은 메추리알 장조림을 함께 만들어 먹었다.
이제는 재법 시키는 것만 잘 해서 같이 할만 하다는!
특히 어제 프리타타 만들면서 계란 푸는 걸 잘 해내서 놀라기도 하고 너무 대견했다:-)
간만에 물감놀이!
끝!
ps.
요즘 울림이가 자주 하는 말
- "갯, 차나~(괜찮아)"
- 무언가 먹다가 내가 "이제 다음에 먹자~" 하면 "나중에 이모 삼촌 오면 먹자~"
- 무언가 먹을 때 "몇 개 먹을래?"라고 물어 보면 어김없이 "두 개!"라고 대답한다. (가끔 내가 "세 개 줄까?"라고 해도 "아니, 두 개!")
- 아.. 울림이 재미난 말이 많은데 기록하지 않으니 다 잊어 버린다ㅜ,ㅠ 앞으론 잘 적어 둬야지...
선생님 내진. 갑자기 덜컥 들어옴. 옆방 아기 울음 크게 들림. 그소리에 깼다 오신듯? 진짜 아기소리다! 울림인 잘만 자네.. 너무 잘 잠. 자기네 안방인듯.
3:55
선생님 나가심. 소리 증폭기로 심장 들음(ㅋㅋㅋ 이거 은근히 웃김. 완전 아날로그 분위기로 ‘쿠궁쿠궁' 소리). 설명을 안해주니 어떤지 알 수 없어 답답. 오래도록 말없이 보시다 "아직 느낌 없어요? 아래 쪽에? 더 있어야겠네" 하시며 나감.
4:07
많이 아파 일어나 앉음. 주기는 4분. 앉아보니 눕는 게 바로 좋겠다 함. 난 이제 못잘듯 ㅠ 졸음이 산통처럼 고통스럽게 느껴짐.. 잠자길 좋아하는 해뜨리 기분을 이해할 듯.
4:15
바람 오줌. 해원이 발바닥 주물러 달라함.
4:26
진통 신음 녹음, 허리 통증 심하다 함.
4:34
선생님 내진. 첫 애보다 좀 걸리네 함. 자궁문은 5센티 열렸는데 좀 굳었다고. 긴장 풀라하심. 동종요법 레메디 4알 주심 ㅋㅋㅋ 자꾸 힘이 들어간다는데 뭐라 해얄지 몰겠음.
4:54
묘하게 평화로움. 멀리서 성가 느낌 노래 들림(라디오). 졸린데 아파 못자겠다고. 아파하며 하품. 소리내는 거에 맞춰 손 주물러줌. 내 손가락 잘못 잡히면 부러질듯 아프네. 방 시계소리 매우 크다. 진통 중간 틈엔 인도에서 명상하는 기분. 둘째라 그런지 내 마음은 평온. 이따 기록 어떻게 할지 고민..
05:08
진통 소리에 울림 뒤척. 동시에 내 양팔로 해원과 울림을 토닥여줌. 몸이 좀 떨린다 함. 자세 바꿈. 입에 물 수 있는 수건 달라고 함. 물 한모금 마심.
5:15
선생님 들어오시고 불 켬. 본격적으로 시작!
5:25
팬티 벋고 옆으로 누움. 선생님 패드 깔고 준비.
5:34
꼬박 탄생. 울림이 잠에서 깨 나오는 장면 함께 함.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음. 처음엔 겁을 좀 먹은 듯 한데, 천천히 설명해주니 관심 갖음. 매우 진지하게 출산을 바라보며 엄마를 응원.
낳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리드해주지 않는 선생님 야속하게 느껴짐. 숨쉬기 힘주기 등을 안알랴줌ㅠ 그래도 아기는 자기 혼자 잘 나옴ㅎ 해원이가 경험이 있기에 ‘힘줘도되요?’ 물어보고 힘줌 ㅋㅋㅋ 베테랑인 듯.
태어나자마자 인상은 울림 판박이. 옆에서 울림이가 막 이야기하기 시작. 꼬박이보고 같이 캐치볼 하자고 함. 아빠는 피아노치고 자기랑 엄마랑 꼬박인 축구 하겠다 함. 태변을 먹었다고 하는데 심각하진 않다고 함
탯줄 박동 멈출 때까지 기다리다 잘라줌. 울림이랑 나랑 함께 가위잡고 자르는데… 아주 질김. 마음은 편안한데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살짝 떨림. 울림이도 조금 긴장한 눈치. 해원이 마무리하는 동안 내가 아기 안고 밖으로 나옴. 작년과 같음. 이번엔 울림이도 함께 나와서 세상에 처음 나온 꼬박이와 대면. 피곤한지 눈뜨지 않고 미동도 적음. 울림이 나랑 눈맞춤 했었던 게 기억남.. 둘째는 옆에서 끊임 없이 이야기하는 울림이를 향해 처음 눈을 뜨고 바라 봄. 형 목소리가 반가웠는지.. 이것저것 마무리하니 6시 좀 넘음.
젖 물리고 울림이랑 밖에서 놀아줌. 해원은 좀 자면서 젖 물림. 잘 먹는 것 같네. 해원이 아주 잘 했음. 첫째 날 땐 무지 긴장했는데 꼬박인 아주 여유롭게 남. 역시 밥은 언제 먹는지 물어봄. 배가 고플만 하지...
아기 낳았다고 부모님 연락. 어머니 감격스레 통화.. 축하해주심. 아버진 아직 술이 안깬듯ㅎ 많이 드셨다고 함… 장인어른댁도 문자로 연락 후 통화.
울림이 듬직히 잘 구경. 꼬박이 안아주고 싶다고 말함.
6:49
아직까지 씻기지 않고 젖 물림. 원래이랬나?
놀고싶어하는 울림이 겨우 진정시키고 앉혀 그림그리기 핸드폰 동영상 보여주고 쉬고 있음
8:30
아침식사. 이때까지 울림이 보느라 넘 졸림. 거의 못자고 아침이 오니 어지럽고 입질오네 ㅠ 다행히 조산원엔 우리 외 한 가정 밖에 없고 모두 예뻐해 줌. 최대한 다른 팀에 방해 안되게 울림이 컨트롤 중. 현재는 거실에 있는 한과 몇개 먹고 그림 그리며 만족 중. 장인어른댁 곧 오시기로.
울림이 과자 가지러 간 사이 해원이 오줌 누려고 일어났다가 어지러움 느낌. 구토 증세도. 하혈 양이 많고 계속 좀 더 나오는 중.
2
다행히 울림이도 꼬박이의 탄생 순간을 함께 했다.
신기 하게도 나의 엄청난 진통 소리에도 깨지 않고 잘만 자던 울림이가
꼬박이가 나오기 직전 잠에서 깨어 났다.
처음에 눈을 떴을 때 엄마는 힘들게 진통하고 있고
엄마의 다리 밑에서 무언가 나오려 하고 있으니 놀라긴 했는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가만히 보고만 있는다.
아빠가 꼬박이 나오고 있다고 잘 설명해 주니 그제서 일어나
"이거 뭐야?"하며 요리조리 살핀다.
옆에서 미리 연습 했던 "엄마 힘!"도 외쳐보고
꼬박이가 나오고 나서 아빠랑 탯줄도 같이 잘랐다.
울림이와 함께 해서 더 감동적이고 평화로웠던 순간:-)
무서워 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해준 황울림에게 감사!
조산원 선생님한테 한과 얻어 와 누워 있는 엄마한테 하나 주고는 하는 말
"누워서 먹으면 안되지~"
ㅋㅋㅋㅋㅋ 겨우 몸 일으켜 앉았더니 옆에 폭 안기듯 앉아
"사진 찍어 죠~" 하는 황울림 요 귀요미!X)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랑 강화에 돌아가서
'꼬박이가 나왔는데 긴 꼬리가 있어서 아빠랑 같이 잘라줬고, 엄마가 꼬박이 낳을 때 힘! 해줬어'
라고 했단다ㅎㅎㅎ
꼬박이 낳을 때 울림이를 데려갈까 말까 고민 했었는데,
데려가길 참 잘 했다고 생각했다.
3
조산원에서 3박 4일 정도 있다 엄마와 우리 네식구 바로 완주로 왔다.
이제는 진짜 완주로 컴백 했다!
아직 집 정리가 거의 안 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제 떠돌이 생활 청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참 좋다.
다행히 엄마가 같이 와 주셔서 재대로 회복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다만 엄마가 이곳 저곳 아파 오는 것 말고는... 엄마가 낯선 곳에서 제일 고생이다ㅠㅠ
형편상 엄마에게 큰 선물은 해드리기 힘드니
지금 내가 엄마의 이 고생을 갚을 길은 내가 빠르게 잘 회복 해서 더이상 엄마 부를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리라...
고마워요 엄마!ㅠㅠ
또 하나 다행인건 작은 꼬박이는 아직까지 잘 먹고 잘 싸고 심지어 잘 자는! 순딩이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이녀석 정말 잘 잔다ㅋ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이 변하는 신생아 작은 꼬박이:-)
(앞으로도 지금 처럼만...ㅠㅠ)
다행히 울림이도 아직까지는 꼬박이를 정말 이뻐한다.
꼬박이 우는 소리 나면 엄마나 아빠 뒤를 졸졸졸 쫓아와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토닥여 주고 때로는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고, 울림이도 있고, 할머니도 있는데 왜 울어~"하며 달래 주기도 한다ㅎㅎ
물론 울림이가 형이 되면서 겪고 있는 눈물 젖은 사연이 있지만ㅠㅠ
그건 다음으로 잠시 패스!
책도 읽어 주고
하루에도 몇 번씩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이쁘다 귀엽다고 말해주는 다정한 형님 황울림:-)
4
끝으로...
그동안 힘들었던(당분간 계속 힘들계획인) 것들ㅠㅠ
첫번째는 꼬박이 낳고 가장 힘들었던 훗배앓이
이건 정말 제 2의 진통과도 같았다...
자궁이 회복 되면서 나타나는 통증으로 아이를 낳으면 낳을 수록 심해진다고.
사람마다 느끼는 고통(?)이 다른데, 나는 정말 다시 진통이 오는 듯이 아팠다ㅠㅠ
다행히 한 3-4일 이후로는 심하지 않아 지금은 살만하다.
두번쨰는 너무 씻고 싶다...
둘째라 그런가 내몸에 체질이 변했나 아님 집온도가 높은가
땀이 왜이리도 나는지
지난 번엔 거의 3.7일 까지 안 씻고 버텼던거 같은데 이번엔 정말 견디기 힘들다. 흑흑
세번째는 남편이 넘 바쁘다ㅜㅜ
완주에 와서 갑자기 몰아친 두개의 보고서를 쓰느라 나가 있거나 밤새는 시간이 많았다.
같이 잠들어 본지가 언제 인지...
나도 몸이 온전치 않으니 일상 생활이 쉽지 않고
남편도 점점 피곤이 쌓여 생활이 온전치 않으니 둘다 날이 서려 하고 있당...
이러다 둘 다 폭팔 할지도@#$&%*
나도 남편도 얼른 일상 생활로 복귀 하고 싶으다... 흑흑
네번째는 마구 먹고 싶다!
가장 먹고 싶은건 차가운거...
강화 집에 있으면서 진통이 오려 할 때 냉장고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먹고 오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한이다ㅋㅋㅋ
시원한 쥬스 달콤한 아이스크림... 아니 그냥 냉장고에 들어있던 시원한 물 한잔 이라도 먹고싶다ㅠㅠ
10월 정도부터 기침을 시작해서 2주 정도 조금 심했고 그 후 거의 나아가고 있었음 11월 28일 금 / 완주 - 저녘 부터 기침이 심해짐 11월 29일 토 / 계속 안 좋음. 밤에도 여러번 깼음 11월 30일 일 / 완주,서울 - 아침에도 기침을 심하게 하더니 코피가 나고 입에서도 한번 피가 났음. 밤에는 심한 기침과 코피(기침을 할 때 마다 코피가 났음)로 인해 잠을 거의 못잤음. 12월 1일 월 / 아침에 일어나니 코 주변에 작고 불긋한 점같은 것들이 있었음. -오전에 집앞에 더 튼튼 소아과에 다녀왔음. 청진기로 소리를 들어 보고 '약간 심각한 상태. 코피를 쏟을 정도로 기침을 하고 있으니 엄마는 언제든 응급실에 간다는 마음으로 있어야 한다. 얼굴 주변에 난 점도 심한 기침으로 혈관이 터져서 그런 것.(이건 2주 정도 감) 우선 어이틀치 약 처방 해 줄테니 다음날이라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찾아와라. 그때는 큰 병원에 가야 할 수도 있다’고 처방해줌. 약에는 항생제 1병과 시럽1병 3가지의 성분이 들어있는 가루약을 처방해 주었음. 콧물약과 가루약은 섞어서 하루3번 항생제는 하루2번. 12월 2일 화 / 밤에 기침으로 두세번 깼고 코피도 한 번 정도 났음. 열이 약간 있긴 한 것 같으나 심하진 않았음. 낮에는 기침의 강도나 횟수의 차이는 크게 없는 듯. 밥을 잘 안 먹음. -오전에 다른 의사 진료도 받아보려고 준 소아과에 다녀왔음. 목도 붓고 폐렴에 중이염 까지 모든 곳이 안 좋다고 하면서 이틀치 약을 지어줬다. 항생제 2개와 콧물시럽, 5-6개 정도의 알약이 들어있는 가루약을 줬다.(엄청난 양) 이렇게 많은 약을, 그리고 이약 먹였다 저약 먹였다 하는게 영 마음에 걸려 오후에 첫번째 병원인 더튼튼 병원으로 다시 갔다. 더 심해진게 맞는거 같다며 근처에 큰 병원인 여의도 성모병원 추천. 오늘 내일이 고비이기 때문에 빨리 가면 좋을 거라는 의사 말에 바로 병원에 갔다. 진료시간이 다 끝나서 응급실로. 진료받고 엑스레이 찍으니 폐렴은 확실. 피검사를 할까말까 고민인데 응급실 상황도 너무 정신없고 울림이 폐 소리는 그리 나쁜거 같진 않아 다음날 진료 받기를 권함.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정함. 12월 3일 수 / 밤 기침 두세번 코피는 나지 않고 천식같은 기침은 계속 됨. 평소 열은 나지 않음. 낮에 하는 기침은 크게 좋아진 것 같진 않음. 그래도 낮잠, 밤잠을 며칠 전 보다 잘 자게 된 것 같다. 그래도 점심때 죽을 많이 먹었은 편. -당장 울림이 약 먹는 것도 그렇고 어떤 의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고민되 믿을만한 의사를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하다 마포에 의료생협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음. 오전에 망원역에 바로 옆에 있는 의료 생협에 가서 진찰. 울림이 상태나 상황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준 소아과에서 준 약이 과한거 같긴 하다며 적당한 정도의 약 처방을 해 줄테니 그걸로 치료해 보자고 하셨음. 그런데 울림이 기침 소리를 들으시더니 백일해 같기도 하다면서 큰 병원에 가 보는게 맞는거 같다고 하심. 점심약은 준소아과에서 받은 약들 중 가루약과 콧물약만 먹이고 오후(1시50분)에 원래 일정이었던 여의도 성모병원에 다녀옴. 의사 선새님이 울림이 폐 소리를 들어 보더니 아주 안 좋다고. 약간의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이 있다고 했음. 이틀치 약 지어주셨고, 약 먹고 이틀 후 상황을 보자고 하심. 호흡기 치료 하고 그외 다른 검사는 없었음. 12월 4일 목 / 하루종일 울림이랑 둘이 있었음. 기침 횟수가 조금 줄어든 것 같고 천식 같은 것도 조금 약해진 듯? 낮잠 자면서 기침 안했음. 기운이 아주아주 좋아짐. 12월 5일 금 / 밤잠 잘 때 기침을 한 번도 안 했다! 기침 횟수가 줄어 든 것 같고 기침을 할 때 등을 두드려 주면 약간의 토(직전에 먹은 것)와 가래를 뱉는다. -오후 4시 여의도 성모 병원에 다녀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드디어!)
12월 10일 수 / 원래 여의도 성모 병원으로 가는 거였는데, 울림이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성모병원은 비싸기만 한 것 같아 마포 의료 생협에 다녀왔다. 울림이는 숨쉬는 소리는 거의 정상에 가깝다고 했다. 약은(나는 성모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이 생각보다 종류가 적어 안심했는데) 그동안 울림이가 먹은 약들이 나을 수 밖에 없는 액기스 약들(그러니까 독한 약들이었겠지?ㅠ)만 모아 둔 거라 갑자기 끊었을 경우 다시 기침이 심해 질 우려가 있으니 약을 줄여서 3일치만 더 먹자고 하셨다.
(공동육아 밴드에 올린 글)
울림이네 상황보고!
완주에서 돌아 온 이후 지금까지 울림이네는 아주 힘든 시간들을 보냈답니다ㅠㅠ 다들 워크샵때 보셨 던 것 처럼 울림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월요일부터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일단 생각보다 좋지 않은 상태라는 이야기에 멘붕, 항생제 처방에 2차 맨붕. 한국 의사들의 약처방에 대한 불신이 컸던 저는 이 약들은 과연 울림이에게 모두 필요한 약인지 지금 꼭 먹여야 하는 약들인지에 대한 고민 등 그동안 제가 믿고 지켜 오던 것들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혹시 몰라 가까운데 있는 다른 소아과 의사를 찾아가 보기도 했는데 의사들마다 하는 말과 처방약은 다 다르니 더욱더 맨붕. 응급실에도 가보고 근처에 더 큰 병원에도 가보고. 정말 병원만 몇 군데를 다녀온지 모르겠어요. 울림이는 계속 코피쏟으며 기침하고… 저는 병원에 갔다 올 때마다 울고…ㅠㅠ 정말 길고 긴 한 주였어요.
무튼 울림이는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이 같이 온 상태였고 항생제와 약을 먹으면서 금요일 처음 ‘많이 좋아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ㅠㅠ 실제로 목요일 정도 부터는 오히려 기운이 너무 넘쳐 감당하기 힘들 정도 였다는… 지금은 되려 울림이 아빠 엄마가 감기에 걸려 고생중ㅠㅠ 정말 이번 겨울 감기 한번 지독하게 앓고 가네요. 다들 빨리 나아 바깥 구경 좀 하고 싶어요. 흑흑
이번일을 계기로 우리에게 정말 믿을만한 주치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다행히 여기서 지하철로 4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의료 생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서 한 번 가보았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훨씬 편하더군요. 앞으로 이곳에 있는 동안 그곳을 애용 하려구요ㅎㅎ 혹시 완주 혹은 전주에도 좋은 의사 선생님 있으면 소개시켜 주세요.
2
한 번 크게 아프고 나서 울림이도 훌쩍 커버렸다.
키도 훌쩍 크고
말하는 것도 너무너무 늘어서(발음도 더 좋아지고) 울림이 말을 들을 때 마다 놀란다.
심지어 오늘은
울림이를 나리에게 맡기고 처음 나를 위한 외출을 했는데(그래봤자 다이어리 사러 광화문에서 두시간 반이었지만ㅋ)
나가면서 옷도 좀 차려 입고 입술도 좀 바르고 했더니 울림이가 나를 보고
"엄마 이쁘다. 인형 같다"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완전 감동ㅠ_ㅠ
또, 요즘 울림이가 자주 쓰는 말 중 기특하면서도 미안한 말이
'다음에'라는 말이다.
"엄마, 울림이 저거 다음에 할게"
"엄마, 이거 하나 먹고 나머지는 다음에 먹자~?"
"엄마, 울림이 감기 다 나으면 미끄럼틀 슝~ 타자~?"
등등.
내가 더이상 혹은 지금 그걸 할 수 없다는 재스쳐를 취하면 울림이는 귀신같이
'다음에'라는 말을 쓴다.
더 크게 조르지 않고 그 말을 쓰는 울림이가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울림이가 하고 싶은 것을 쉽게 포기 하게 하는, 혹은 지금 당장 그것을 해줄 수 없는 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나도 다음에라는 말을 그 순간을 회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꼭 지킬 수 있는 약속으로 생각하며 말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3
세 식구 열심히 앓고, 이제야 드디어 나갈 수 있나 했더니 이번주는 또 왜이렇게 추운지ㅠ_ㅠ
울림이도 나도 집에만 있으니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나야 그렇다 쳐도 집에서 혼자 노는 울림이가 안쓰러워 이것 저것 해보려고는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많다. 흑 울림아 날 풀리면 나가서 놀자~!
그동안 집에서 울림이가 즐겨 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
만화 보기
물감 놀이
블럭 놀이
아빠랑 공부(?)
사진 찍기
특히 블럭 놀이나 그림 그리기 거북이 등 태워 주기 등
아빠랑 즐겁게 놀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 그런지
울림이랑 아빠랑 부쩍 더 가까워 졌다.
그래서 매일 아침 아빠 출근 시간에는 눈물 없이 보기 힘든 아버지와 아들의 이별 현장을 보게 된다.
밤 12시쯤 나는 마루에 있고 울림이는 자고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울림이가 문을 열고 나왔다. 나는 울림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 달래는데 칭얼칭얼.
"아니야 아니야"
를 반복하길래 마루로 가고싶나 해서 데리고 갔더니
"방에 방에"
해서 방에 눕혔다. 계속 칭얼 대는 울림이 옆에 누워 다독다독 하며
"울림아 어떻게 해줄까? 어떻게 하고 싶어?"
했더니
"엄마 같이 자요"
한다. 왠지 뭉클 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래 울림아 엄마 울림이랑 같이 잘게. 미안해 혼자 둬서.."
하고 꼭 안아줬다. 그러곤 내가 울림이 한테
"울림아 그러면 엄마 쉬 하고 치카치카 하고 올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요?"
했더니
"네-"
한다. 그러고는 정말로 내가 쉬하고 이닦는 동안 조용히 기다린다. 잠자리로 돌아와 울림이 안고 뽀뽀 하면서
"울림아 기다려 줘서 고마워"
했더니 울림이도 안아 주면서 자기 이불 옆으로 오란다.
"엄마 (자기 옆자리를 가르키며)이기 이기"
해서 그 옆에 누웠더니 나를 꼭 껴안고는 다시 잠들었다.